등록 : 2010.03.22 20:12
수정 : 2010.03.22 20:12
[건강2.0]
임플란트(인공 치아)의 개발은 치과 치료의 개념을 바꿔놓은 혁명적인 사건이다. 임플란트가 도입되기 전 상실된 치아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존 치아들과 잇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것은 상실되지 않은 멀쩡한 치아들을 손상시키는 것을 의미했다. 많은 치아가 상실된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기 그지없는 틀니를 평생 사용해야 함을 의미했다. 또한 이러한 치료들로는 치아의 기본적인 기능을 충분히 회복시키기 힘든 경우가 다반사였다. 임플란트는 이런 한계들을 극복하고 자연치와 유사한 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러한 장점 때문인지 임플란트가 개발된 이후 치과의사들의 관심은 점점 임플란트로 집중됐다. 그만큼 발전 속도도 경이적이어서 이전에 불가능했던 시술과 기능들이 하나하나 극복되었다.
임플란트 시술이 늘어나면서 치과계의 관심도 새로운 재료와 시술법 개발에서 임플란트의 유지·관리 문제로 옮아가고 있다. 임플란트는 티타늄이라는 금속을 잇몸뼈에 이식해 인공 치아 뿌리를 만드는 시술이다. 당연히 충치는 생길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잇몸병이다.
사실 성인들의 치아 상실의 주원인은 충치가 아니라 잇몸병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임플란트 주위 조직은 치아와 유사하기 때문에 이곳에 임플란트주위염이라는 잇몸병이 생길 수 있다. 더 나아가 임플란트주위염이 심각하게 진행되면 잇몸뼈까지 녹게 되어 임플란트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게다가 임플란트 특유의 나사 모양 홈과 거친 표면은 오히려 잇몸병에 취약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잇몸병이나 다른 원인으로 인해 뼈 속에 묻혀 있던 거친 표면이 노출될 경우 칫솔질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잇몸병이 악화되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치과의사들이 지겹게 하는 말이지만 임플란트 관리의 핵심은 역시 철저한 양치질과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다. 임플란트는 이가 빠지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 시술하는 경우가 많다. 상실된 치아와 인접 치아 사이에 있는 잇몸이 탈락돼 약간의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임플란트 식립 위치와 구조, 형태의 다양성 때문에 양치질이 잘 안되는 부위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양치질 방법 이외에 환자 자신에게 맞는 특성화된 양치질 요령을 임플란트 시술 치과에서 배워야 한다.
시술 후 1년 정도는 주변의 뼈와 잇몸이 임플란트의 기능에 서서히 적응해 치밀해져가는 중요한 시기다. 이 기간에는 정기적인 치과 검진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 오징어 같은 질기고 단단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 매식체 상부의 보철물은 마모, 파절 등으로 교체해야 할 경우도 생기므로 이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환자들이 임플란트의 수명을 물을 때, 치과의사들은 습관적으로 반영구적이라는 대답을 하곤 한다. 맞는 말일 수도 있고 틀린 말일 수도 있다. 임플란트를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려면 치과의사의 정확한 시술과 함께 환자들의 노력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양호/인치과 원장·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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