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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22 20:17 수정 : 2010.03.22 20:17

[건강2.0]

면역은 원래 역질(전염병)로부터 면제받는다는 뜻으로, 감염성 미생물에 대한 방어기능을 가리키는 말이다. 고등동물일수록 ‘자기’와 ‘자기 아닌 것’을 구별하는 면역기능이 정교하게 발달해 왔다. 피부 방어막과 땀, 피지성분, 눈물이나 침 속의 라이소자임 성분 등은 1차 방어선으로 자연면역이라 한다. 여러 종류의 백혈구와 항체가 관여하는 2차 방어선이 적응면역인데, 림프절, 지라 등에서 주로 일어난다. 목 안의 편도와 아데노이드도 호흡기의 수문장 구실을 하는 림프조직이기 때문에 염증이 자주 생긴다고 쉽게 절제해서는 안 된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음식과 만나는 위장에도 점막 면역계가 잘 발달하여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곰팡이, 기생충, 꽃가루, 이식된 장기 등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모든 물질을 항원이라 한다. 항원에 대한 항체가 면역 글로불린(Ig)인데 면역글로불린 중 하나인 IgG는 크기가 작아서 태반을 통과해 엄마로부터 태아로 넘어간다. 생후 4~6개월 시기는 엄마에게서 받은 항체가 줄어들고, 아기 스스로 항체를 생산하기 시작하는 때이므로 항체가 최저에 도달하여 병균에 감염되기 쉽다.

아이 1만명 중 1명은 선천적으로 면역기능에 이상이 있다. 림프구를 만들어내는 가슴샘(흉선)이 발달하지 않는 등의 질병을 선천성 면역결핍증이라 한다. 어떤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졌는가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과 정도는 다르지만 감염뿐 아니라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도 발생하기 쉽다. 암 발생도 건강한 사람의 100배 이상 된다. 바이러스에 자주 감염되기 때문에 세포 디엔에이(DNA)에 손상이 많이 오는데다 발생한 암세포를 처리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정기(正氣)가 인체 내에 있으면 사기(邪氣)가 감히 침범하지 못한다.” 한의학에서 질병의 발생을 설명하는 중요한 원리 중의 하나이다. 정기와 사기의 싸움은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면역반응과 다르지 않다. 또 위기(衛氣)라는 말도 있는데 인체를 호위하는 기운이란 뜻이다. 체내를 주로 순환하는 영기(營氣)에 비해 위기는 체내외를 순환하면서 사기가 피모(皮毛)를 통해 침입하는 것을 막아준다.

영양도 충분하고 체격도 좋아졌지만, 각종 염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더 많아진 듯하다. 근본 원인은 면역력 저하 때문인데, 그때마다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면역력 저하의 주범이므로 정기를 튼튼히 해서 면역력을 기르려면 마음 관리도 잘해야겠다.

윤영주(부산대 한방병원 교수/의사·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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