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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현 동네부엌 대표와 조리를 담당하고 있는 ‘대장금’ ‘둘째 언니’(왼쪽부터)가 가게에서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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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생협·직거래로 재료 구입해 만든 ‘안전 먹거리’
성미산마을 ‘동네부엌’…회원 가입하면 배달도
일하랴 아이 돌보랴 집안일하랴. ‘워킹맘’의 삶은 고단하다. 워킹맘의 마음을 더 괴롭게 하는 것은 ‘불량 먹거리’다. 화학조미료를 잔뜩 넣은 음식, 인스턴트 식품, 유전자변형식품, 생산지가 어딘지 모르는 음식들이 판을 치니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주부들의 갈증은 높아져만 간다. 그렇다고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좋은 먹거리를 사서 직접 요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사람들이 믿고 반찬을 사 먹을 만한 곳이 없을까? 유기농 반찬가게가 해답이 될 수 있다.
공동육아, 공동체 마을로 유명한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그곳엔 작고 아담한 말 그대로 ‘동네부엌’(http://www.organickitchen.co.kr/)이 있다. 10평 정도 되는 이 곳엔 총 20여종의 반찬과 아이들을 위한 간식거리, 작은 식탁이 준비돼 있다. 제철 채소로 만든 나물류, 멸치볶음 등 각종 밑반찬, 떡꼬치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핫도그, 피쉬버거같은 간식이 주메뉴다.
지난 25일 오후 동네부엌에 들어서니, 방과후 집에 돌아가던 아이들이 조리 책임자인 ‘대장금’ (별칭) 이모에게 떡꼬치를 건네받고 있었다. 대장금 이모는 아이들 이름도, 식성도 다 알고 있었다. 부모들은 미리 이곳에 돈을 적립해뒀고, 아이들은 밥과 반찬은 물론 간식을 먹고 싶을 때 와서 먹는다고 한다.
부모들이 동네부엌을 믿는 이유는, 이곳의 모든 식재료가 유기농이기 때문이다. 동네부엌은 주로 마포두레생협 등에서 식재료를 구입한다. 간장, 된장, 고추장도 유기농 생산자와 직거래를 통해 구입한다. 화학조미료나 향신료를 쓰지 않고, 조선간장만 사용한다. 대신 다시마, 새우 등을 갈거나 우려낸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다. 튀기거나 볶는 반찬보다는 조림과 무침 반찬이 많다. 볶거나 튀길 땐 식용유가 아닌 현미유를 사용한다. 계란은 유정란만 쓰고, 소금은 천일염을 볶아서 사용한다. 이 정도면 워킹맘에겐 본인을 대신해 가족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해주는 든든한 도우미가 되어줄 수 있는 것.
워킹맘들은 퇴근할 때 이곳에 들러 필요한 만큼 반찬을 사가거나, 월 회원으로 가입해 반찬을 배달 받는다. 월 회원은 반찬 2가지를 1주일에 세번씩 받는데 비용은 9만원 정도다. 국까지 포함시키면 가격은 13만5천원으로 올라간다. 일반 반찬가게보다는 약 1.5배 비싸고 백화점보다는 싼 편이다.현재는 마포구, 서대문구, 은평구, 양천구, 영등포구 등 일부 지역에 배달을 하고 있다. 전체 월 회원은 50명 정도다. 배달이 불가능한 강남·일산·안국동 등 곳곳에서 일부러 유기농 반찬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엔 가수 양희은씨도 멀리 일산에서 일부러 찾아왔다. 양씨는 “지방 출장이 많아 어머님 반찬을 챙겨드리지 못하는데 조미료 들어가지 않은 반찬가게를 찾다 알게 돼 들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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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반찬가게 “건강을 버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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