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3.31 20:23 수정 : 2010.03.31 20:24

뮬크까페…언더스탠? 박미향 제공

[매거진 esc] 탐앤탐스와 함께하는 커피 사연 공모전





장면 1 | 러시아어라고는 “스빠씨바”(고마워요)와 “빠좔~루스타”(please~)밖에 모르는 상태에서 방문한 겨울의 모스크바. 추운 거리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중 커피를 파는 키오스크가 눈에 띈다. 우리의 고깃집 출입구 앞에 언제나 있는 작은 커피자판기가 키오스크 안으로 보인다. 나는 생각했다. 아무리 영어 안 통한다지만 설마 ‘밀크’, ‘커피’라는 단어가 안 통하는 곳이 있겠어?

“밀크 커피, 빠좔~루스타.” 키오스크 아주머니는 동작을 멈춘 채 나를 바라본다. 무엇을 달라는지 접수 안 됐다는 표정. ‘커피’라고 연방 반복하여 말하자 거기까지는 접수되었다. 그러나 커피자판기의 메뉴 버튼을 죽 가리키며 무슨 커피를 원하는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밀크!” ‘밀크’ 또한 몇 가지 버전(?)으로 발음을 하니 아주머니 접수 완료. 커피 한 잔을 뽑아 나에게 건네준다. 내 손에는 ‘설탕커피’가 들려 있었다…. 모스크바에서도 우리처럼 쉽게 커피전문점을 발견할 수 있어, 에스프레소, 카푸치노를 사 마시는 데 불편함이 없지만, 이런 길거리 키오스크에서 달달한 다방 커피를 주문할 때에는 이렇게 말해야 한단다. “코페 쓰 말라콤, 빠좔~루스타.”(Coffee with milk, please.)

장면 2 | 고등학교 제2외국어로 당당히 프랑스어를 공부한 나 아닌가. 난생처음 프랑스를 방문하여 카페에 들어간 내 머릿속 프랑스어 단어가 몇 개나 되는지 확인해본다. 에스프레소는 그냥 에스프레소로 통할 것이고, 플리즈는 ‘실 부 플레’. 좋았어! 주문 문장 완성. 점원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옆 좌석 아저씨가 커피를 주문한다.

“욍 카페 실 부 플레~.”(A coffee, please.) 그러더니 바로 에스프레소 한 잔이 나오는 것 아닌가. 나는 바로 전 머릿속에서 내가 완성한 문장을 급수정한다. “욍 카페 실 부 플레~.” 역시 커피를 좋아하는 나라답게 커피 주문 한번 깔끔하구먼.

장면 3 | 에메랄드빛 지중해에서 팔자에 없던 여름휴가를 보낸 어느 뜨거운 여름날. 백사장 한편에 자리 잡은 카페로 향한다. 이럴 때 시원~한 냉커피가 딱 맞다. 이곳 스페인은 커피 시키는 데 머리를 쥐어짜지 않아도 된다. 상거래용 영어는 통하기 때문. 여유롭게 한마디 했다. “아이스 카페라떼 플리~즈.” 헉! 그런데 그런 메뉴가 없단다. 카페라떼는 뜨겁게 마시는 커피란다. 생각해 보니 대형 커피체인점 빼고는 유럽 다른 나라의 일반 카페에서 ‘아이스 블라블라~’ 하는 메뉴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름철 특선 메뉴라며 느끼해 보이는 하얀 크림을 잔뜩 올린 냉커피는 본 적이 있지만 말이다. 이에 굴하지 않고 인심 좋아 보이는 카페 아저씨에게 “그럼 카페라떼하고 얼음 한 컵 주세요”라고 말했다. 아이스 카페라떼를 즉석에서 제조하기로 했다. 시원~한 냉커피를 들이켠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는 커피지만 가는 곳마다 커피를 주문하는 방법도, 마시는 방법도 가지각색일 듯싶다. 에스프레소를 주문했을 때 “손님, 이건 커피 원액인데다 양도 굉장히 적은데 괜찮으시겠어요?”라고 염려해주는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학생의 귀여운(?) 친절에 당황한 적도 있지만, 이럴 땐 웃으며 이렇게 부탁해 보자.

“그럼, 많이 담아주세용~~^^”


이현준/경기 군포시 수리동 설악아파트

탐앤탐스와 함께하는 커피 사연 공모전을 진행합니다. 매주 1분을 뽑아 50만원 상당의 선물을 드립니다. 자세한 응모 요령은 <한겨레>(www.hani.co.kr) 누리집에 접속해 esc 게시판을 확인해주세요.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