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4.05 20:27
수정 : 2010.04.05 20:29
[건강2.0]
인간이 직립 보행을 하게 되면서 갖게 된 세 가지 질환이 있다. 바로 치질, 요통, 두통이다. 머리는 우리 몸의 가장 상부에 위치해 혈액을 공급받기에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머리로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인체가 택한 방법은 머리 부위 혈관의 시의적절한 수축과 이완이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생긴 것이 바로 두통이다.
편두통의 발생 기전이 이런 오류를 잘 설명해준다. 먼저 뇌로 혈류를 공급하는 여러 동맥이 어떤 이유로 수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방출되고 이는 통증을 유발함과 동시에 동맥을 더욱 수축시켜 뇌로의 혈류공급과 산소공급을 악화시킨다. 이렇게 혈관 수축이 심해졌을 때 다양한 양상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편두통 전조라 한다.
전조는 시야결손, 섬광과 같은 시각증상, 손이 저리거나 몸이 무거워지는 감각증상, 실어증, 구음장애 같은 언어증상이 있다. 이후 뇌로의 부족해진 혈류량을 보상하고자 프로스타글란딘 같은 물질이 분비되면서 뇌 동맥들을 확장시키게 되고 이러면서 본격적인 두통기에 이르게 된다.
편두통은 특히 여성에게 많은데 이는 여성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월경기에 이르면 호르몬 변화로 인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더욱 심해져 편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편두통의 주요 유발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과로, 수면부족, 수면과다, 결식, 술을 포함한 몇몇 음식물을 들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편두통을 어떻게 인식할까? <동의보감>에서는 좌우 부위에 따라 편두통의 원인이 다른 것으로 구분하는데, 왼쪽에서 발생하는 두통은 혈허(혈액이 부족하거나 혈액순환이 나쁜 경우)로 인한 것이고, 오른쪽에서 발생하는 두통은 스트레스나 열로 발생한다고 했다. 눈여겨볼 점은 두통의 원인에 대해 주로 머리로의 혈액순환적인 측면과 스트레스로 인한 화 등을 언급한 점이다.
편두통이 머리 부위로의 혈액순환과 관련되었음을 증명하는 연구들이 있다. 전조가 있는 편두통은 뇌졸중 위험이 2배나 높고, 여성의 경우에는 4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편두통을 예방·치료하려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적당한 수면을 유지하며, 전신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규칙적인 식사는 뇌에 유일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하는 수단이므로 필수적이다.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식품인 치즈, 초콜릿, 양파, 적포도주 등을 피하고,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삼가야 한다. 커피는 일시적 두통에는 개선 효과가 있으나 만성 두통엔 오히려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한방차가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스트레스가 많은 경우엔 국화나 박하를,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경우엔 당귀나 천궁을 차로 복용하면 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 아울러 뒷목에 있는 ‘풍지’나 ‘풍부’라는 경혈과 머리 꼭대기의 백회와 그 주위의 사신총이라는 경혈을 지압해주면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김이종/청년한의사회 학술국장·하늘벗한의원 원장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