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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12 20:16 수정 : 2010.04.12 20:16

[건강2.0]

누구나 한번쯤은 이가 시린 경험을 한다. 그러면 사과를 한입 야물게 베어 먹기도, 차가운 맥주에 오징어 안주를 맘껏 뜯기도 겁이 난다. 그래도 이쯤에서 치과를 찾는 이는 아직 드물다. 가끔 시리던 이가 지속적으로 시리고 살짝 통증의 기운마저 비치기 시작하면 그제야 ‘아~ 이래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마른 오징어보다 반건조 오징어를 더 많이 파는구나’ 하며 냉동실의 오징어를 물에 불려 먹거나 비로소 치과에 갈 계획을 세운다.

이가 시린 원인은 아주 다양하다. 충치가 깊어 시린 이, 풍치로 치아 뿌리가 드러나서 시린 이, 양치질을 옆으로 세게 하는 바람에 치아가 깎여 시린 이, 이를 갈거나 꽉 무는 습관으로 이가 깨지고 닳아서 시린 이, 때로는 치료 후 과민반응 혹은 보철물의 높이가 안 맞아서 시린 이, 그리고 아주 가끔은 도저히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신경성 시린 이까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그렇지만 모든 원인을 관통하는 핵심은, 치아가 비록 겉모습은 거북이 등딱지같이 딱딱할지언정 속살은 연약하고 예민한 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무뚝뚝하게 생겼다고 무감각할쏘냐! 치아를 구성하는 세포들은 태초에 수정란으로부터 분화될 때 가장 멀고도 험한 분화 과정을 거쳐 오늘날 이런 모습일 뿐, 감각 예민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럽고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 또한 놀랍다.

치아가 시리다고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면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좋다. 시린 이를 포함해 우리 몸이 보내는 모든 통증 신호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방치하면 치명적 결과가 올 수도 있으니 이쯤에서 뭔가 대책을 세우라는 몸의 조언인 셈이다.

그러면 이 시린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가장 간단한 시도부터 해보는 것이 원칙이다. 불소 함량이 높고 연마제 비율이 낮은 치약으로 바꿔보거나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고 올바른 칫솔질 방법을 배우는 것도 좋은 시작이다. 집에서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치과에 가서 불소치료를 받아보자. 불소이온 도포법이나 최근에 각광받는 고농도 불소 코팅법(불소 바니시, F varnish)은 어린이에겐 충치 예방 효과를, 어른에겐 시린 이 감소 효험을 보장한다. 눈에 확 띄는 치료법은 아니지만, 불소만큼 간단한 시도로 훌륭한 보건학적 성과를 가져다주는 치료도 드물다. 어릴 적부터 불소만 잘 활용해도 평생 치아건강을 지켜 그야말로 건치백세할 확률이 급상승한다. 불소로도 해결이 안 되는 심각한 시린 증상은 레진 충전, 잇몸 이식, 크라운 치료, 신경 치료 등 뒤이어 해결해줄 구원투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바빠서, 아플까봐, 혹은 돈이 많이 들까 무서워서 시린 이를 방치하고 병원 가기를 망설인다면 언젠가 훨씬 더 아프고 시간도 돈도 더 많이 드는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 치과 치료다.

신순희/인치과 원장·대한여자치과의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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