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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19 20:47 수정 : 2010.04.19 20:47

[건강2.0]

우리는 정말 황당한 일을 겪거나 슬픈 일이 생기거나 하면 ‘기가 막힌다’란 표현을 한다. 이렇게 기가 막히는 일을 자주 경험하다 보면, 우리 몸에 실제로 기가 막히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렇게 기가 막혀 쉽게 올 수 있는 병이 매핵기란 병이다. 매핵기(梅核氣)란 이름 그대로 매화나무의 열매, 즉 매실의 씨앗이 목에 걸려 있다는 것으로, 목안에 무엇이 붙어 있는 감을 느끼면서 뱉어도 나오지 않고, 삼켜도 넘어가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실제로 매핵기 환자들이 정확하게 이처럼 표현한다.

환자들은 이런 증상으로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아보지만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가슴에 바윗덩이를 얹어 놓은 느낌이라거나 목안이 건조하고 가슴이 타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히스테리구라 해서 신경증의 일종으로 본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산 역류로 인한 인후두 염증 또는 식도 근위부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압력 증가로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기가 막히게 되면 기운이 울체되고, 어떤 기운이 뭉쳐지고 울체되면 마찰이 생기면서 화가 생겨난다. 화의 기본적인 성질은 염상하는 특징, 즉 위로 향하는 성질이 있다. 불은 위로 타오르고 물은 아래로 흐른다. 이는 인체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따라서 울체되어 생긴 이 울화는 위로 떠오르게 되고 오르다 보니 병목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인체의 커다란 체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머리로 오는 길인 좁은 목에서 막히고 만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 무엇인가 걸린 듯한 느낌이 생겨 매핵기가 오는 것이다.

처음 발생이 울화였으므로 우울증의 양상도 동반되고 있는 것이다. 이후 우울증의 증상들이 해소돼도 이곳의 울체된 기운을 제거하지 못하면 매핵기는 지속되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매핵기를 개선시키는 데 매실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매실은 진해 거담의 효능이 실험에 의해 밝혀졌다. 물론 매핵기에 더 좋은 음식들도 있다. 그중 더덕과 도라지가 효과가 좋다. 침치료도 울체된 기운을 풀어 주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중년 여성 환자는 10년 전 아들이 자신의 뜻을 저버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하게 되고 나서부터 이런 증상이 생겨났다고 한다. 이 증상은 일반적으로 우울감, 불안, 불면 등을 흔히 동반한다. 이 환자도 이런 증상으로 신경정신과 약을 복용해 다른 증상은 개선됐으나 매핵기는 호전되지 못한다고 했다. 지속적인 침치료와 심신의 안정, 아들 내외와의 화해를 통해 오래된 매실씨를 토해낼 수 있었다.

커다란 음식은 입을 통해 잘게 부수어야 삼킬 수 있듯, 지속적이고 심한 스트레스를 혼자 감내하지 말고 주변 사람과 함께 나누어 조금씩 꺼내버려야 막힌 속이 확 뚫리지 않을까?

김이종/청년한의사회 학술국장·하늘벗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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