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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무릎 관절염, 여성이 3.7배 더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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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2.0]
남성보다 안쪽 휘는 각도 더 크고 무리 주는 집안일 끊임없이 발생
병세 같아도 통증·기능장애 더해…무릎 주변 근육 강화운동 꾸준히
노인들이 흔히 겪는 무릎 관절염의 경우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염증이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객관적인 검사에서 같은 정도의 관절염이라도 여성이 더 통증을 심하게 느끼고 기능장애도 더 많이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남녀의 해부학적 차이, 쪼그려 앉는 등의 생활습관, 근력의 차이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무릎 관절염의 예방을 위해,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자세를 익히면서 무릎 관절 강화 운동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여성이 남성보다 3.7배 많아 김태균·장종범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교수팀이 경기 성남에 사는 65살 이상 노인 660명(남 292명, 여 368명)을 대상으로 무릎 관절에 대한 방사선 촬영 검사와 통증 및 기능장애 등을 측정한 결과 중등도 이상의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여성이 남성보다 3.7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전체의 38.4%가 중등도 이상의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었지만, 남성은 이의 27% 수준인 10.4%에 불과했다. 게다가 비슷한 정도의 관절염을 앓을 때에도 여성이 남성에 견줘 통증이나 기능장애를 더 심하게 호소하고 있었다. 가장 널리 쓰이는 통증점수 척도(0~20점)로 측정해 봤을 때, 방사선 검사상 정상일 때도 여성은 남성에 견줘 통증 점수가 3점가량 높았다. 이와 함께 관절염이 조금 있을 때에도 여성이 통증 점수가 더 높았고, 특히 심한 관절염일 때 통증 점수의 차이가 4점 정도 나는 등 가장 심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 노인들이 무릎 등의 관절에서 더 많은 염증을 앓고 있으며, 이에 대한 통증이나 기능장애를 느끼는 정도도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견줘 퇴행성 무릎 관절염이 더 많이 생기고 증상도 심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의 특별호에 최근 실렸다. ■ 쪼그려 앉는 습관 탓? 연구팀은 여성이 더 많이 무릎 관절염을 겪는 원인에 대해 남녀의 해부학 구조나 무릎 주변의 근력의 차이, 쪼그려 앉는 자세 등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쪼그려 앉는 자세는 여성들이 재래식 부엌 등에서 음식 준비를 하거나 방바닥 청소나 밭일 등을 하면서 흔히 취할 수 있는 자세로, 무릎 관절에 많은 무리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절염이 있을 때 이런 자세를 취하면 관절염이 더 악화될 수 있으며, 통증도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여성은 남성보다 다리의 근육량이 적어 무릎 관절을 받쳐 주는 힘이 약하고, 해부학적인 차이로 무릎이 안쪽으로 휘는 각도가 더 커서 무릎 관절염이 더 많이 오거나 방사선 검사상 같은 정도의 관절염에서도 더 심한 통증을 느낀다는 추정도 있다. ■ 관절 근육 강화운동 챙겨야 평생 동안 사용하는 관절은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나이가 들면 닳기 때문에 대부분에서 퇴행성 관절염이 온다. 관절염이 오면 통증이나 기능장애가 일상생활을 방해하는데, 이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무릎 관절 주변의 근육 강화와 함께 무릎이 편안하도록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관절 강화 운동은 누워서 다리를 쭉 펴 다리 전체를 10~20㎝ 정도 들어올리고 10초 정도 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간단하고 누워서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 100번 정도 하는 것이 권장되며, 관절염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0.5~1㎏ 정도 되는 물건을 발목에 묶고 해도 좋다. 김 교수는 “정적인 운동과 함께 걷기와 같은 운동이나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도 무릎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굳이 수영을 하지 않아도 물속에서 걷는 그 자체로도 관절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평소 생활에서는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음식을 준비할 때도 바닥보다는 식탁을 활용하도록 한다. 바닥을 닦을 때에도 대걸레 등을 써서 서서 닦도록 하고, 텔레비전 등을 볼 때도 의자에 앉는 것이 권장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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