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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5.03 20:52 수정 : 2010.05.03 21:00

매일매일 하는 어린이날 선물 ‘마음 건강’

[건강2.0] 아이가 행복해지는 습관 6가지





5일은 어린이날이다.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는 어떤 선물을 살 것인지를 놓고 부모와 자녀들의 기 싸움이 벌어지고, 전국의 놀이동산과 공원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때다.

자녀가 원하는 어린이날 선물은 뭘까. 최근 한 설문조사를 보면, 어린이들이 어린이날 갖고 싶은 선물 1위로 게임기가 뽑혔다. 그렇다고 해서 비싼 돈 들여 덜컥 게임기를 안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초등생 자녀를 둔 정수미(37)씨는 “아들이 원해서 요즘 유행하는 게임기를 사주고 싶어도 시력이 나빠지거나 게임에 중독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전문가들은 자녀의 ‘마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선물을 제안했다. 김영훈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원장은 “아토피나 각종 질병 등 아이들의 신체 건강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은 아이들의 미래까지 좌우한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며 “부모가 자녀의 ‘마음 건강’과 ‘행복’을 위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선물을 대신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반건호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는 “부모의 애정과 관심을 받고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정서적·정신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훈련을 하게 된다”며 “게임기보다는 부모의 평소 습관을 바꿔 봄으로써 자녀에게 행복과 만족감을 주는 선물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게 자녀의 ‘마음 건강’을 위한 선물로, 부모가 할 수 있는 생활습관 여섯 가지를 추천받았다.

알고 보면 쉬운 것들이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은 “물질적인 선물이 아니라, 부모가 어린이날을 계기로 평소에 못해줬던 것들을 해주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단발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그 자체를 갈망하는 생명의 아들, 딸이다. 그들은 당신을 통해서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은 아니다.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의 소유물이 아니다.’ 칼릴 지브란의 말을 한번쯤 곱씹어보는 어린이날을 만들어 보자.


■ 웃어주기

하루 한번 눈 맞추고 ‘활짝’

아이가 행복해지는 습관 ‘웃어주기’

옛말에 ‘웃음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웃는 과정에서 분비되는 진통 완화 호르몬 엔도르핀 덕분이다. 실제 웃음은 면역계를 강화시켜 질병을 극복하는 힘을 제공하고, 소화와 노폐물의 제거를 돕는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웃음은 의심과 편견의 벽을 녹이고, 서로에게 편안함과 신뢰감을 주는 작용을 한다. 자녀는 웃음을 통해 행복을 느낄 뿐 아니라 자연치유력까지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그러나 웃음은 억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부 사이가 멀어진 가정에서 웃음꽃이 필 리 만무하다. 부부 관계가 원활해야 가정에 웃음꽃이 핀다. 자녀에게 웃음을 주기 이전에 배우자와의 관계가 소원하다면, 그것부터 회복해야 한다. 평소 자녀와 배우자에게 짜증 섞인 말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하루 한 번이라도 부모가 자녀와 눈을 맞추고 활짝 웃어주면 자녀는 자신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결과적으로 심리적 안정감과 행복감을 얻는다.

■ 놀아주기

역할놀이·여행…사회성 높여

아이가 행복해지는 습관 ‘놀아주기’

자녀들이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틀에 박힌 생활을 하고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바쁘고, 피곤하고,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모른다’거나 ‘미안하다’는 이유로, 아이들이 컴퓨터나 게임, 텔레비전 등에 의존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물질적인 선물이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 아이와 놀아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도록 하자. 이때 일주일 간의 공부 계획을 함께 세워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길 것 같지만, 아이와 부모가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10여년이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자아가 생긴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하기를 꺼린다. 자녀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 원하는 것 위주로 놀아주되, 가끔은 부모와 자녀의 역할을 맞바꿔보는 ‘역할놀이’를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대체로 부모와 함께 노는 아이가 사회성, 자발성, 주체성, 지적 능력이 더 높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여행은 놀아주기의 한 방법이다. 반 교수는 “아빠와 아들, 아빠와 딸, 또는 아빠와 자녀들끼리만 여행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아빠와의 활동과 놀이를 통해 즐거움과 아빠의 소중함이 배가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가 졸업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부모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해주는 방법도 있다.

■ 칭찬하기

칭찬·격려…‘무력감’ 몰아내기

아이가 행복해지는 습관 ‘칭찬하기’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칭찬은 자녀를 변화시킨다. 부모에게 칭찬받기 위해 아이들은 매사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칭찬을 하면 아이의 성취감과 기대감이 커지고 어떤 일에 더욱 몰두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칭찬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자녀의 재능과 성과만을 칭찬하게 되면 자녀는 앞으로도 성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잘못된 생각에 빠지기 쉽다. 자녀의 실수나 실패에 대해 야단을 치기보다는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칭찬, 재능보다는 노력에 대한 칭찬, 칭찬보다는 격려가 더 효과적이다.

현재 자녀들이 보이는 재능과 능력을 토대로 닦달할 것이 아니라 잠재력을 믿고 기다려주는 여유도 필요하다. 어떤 경우라도 자녀가 무력감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다.

■ 존중하기

쪽지·편지에 존중과 사랑 담아

아이가 행복해지는 습관 ‘존중하기’

“너는 왜 ○○처럼 못 하니?” “○○ 좀 봐라. 걔는 이렇게 잘하는데.” 엄마들의 흔한 실수 중 하나는, 다른 집 자녀와 자신의 자녀를 비교하고 혼내는 것이다. 이럴 때 아이들은 열등감과 패배의식에 빠진다. 열등감과 위축감에 젖은 아이들은 자신의 능력이 ‘이것밖에 안돼’라고 규정하고,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김영훈 병원장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게 되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다른 아이의 수준과 부모의 반응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부모가 자신을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느낄 때,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는다. 자녀의 말에 토를 달거나, 자녀의 말을 불신하는 듯한 태도는 아이들을 좌절하게 만든다. 자녀의 말과 행동을 최대한 존중하고, 가끔은 사랑이 담긴 쪽지나 편지 등을 줌으로써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안아주기

반항아 마음 되돌리는 스킨십

아이가 행복해지는 습관 ‘안아주기’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이룬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더 적응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식사가 정서적인 측면뿐 아니라 자녀의 학습능력도 높인다는 조사도 있다. 연인 사이에서 스킨십이 둘 사이를 더욱 공고하게 하듯, 스킨십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돈독하게 해준다.

스킨십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수시로, 그것도 어렵다면 하루 한 번 안아주는 것으로 족하다. 자녀의 손을 잡아주거나 볼을 비벼주는 일, 함께 목욕하는 것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어린 아기들은 피부를 통해 자극을 받는다는 점을 명심하자. 거품 목욕과 마사지로 아이의 촉감을 자극하거나 간지럼 태우기 등을 해주면 효과 만점이다.

아빠와의 스킨십은 가급적 활동적인 것이 좋다. 까칠한 수염, 다리의 털 등이 몸에 닿을 때, 자녀들은 “따갑다”고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즐거워하기 마련이다. 씨름이나 레슬링, 공놀이 등 자연스럽게 몸을 부딪칠 수 있는 활동을 하면 어색한 감정도 없앨 수 있다. 신민섭 서울대병원 소아신경정신과 교수는 “반항적이었던 아이들이 부모와의 스킨십 뒤 일주일 만에 좋아지기도 한다”며 “대개 틱 장애도 부모의 관심과 태도가 바뀌면 좋아진다”고 말했다.

■ 자신감 주기

아이 선택 믿고 따라 자신감↑

아이가 행복해지는 습관 ‘자신감 주기’

소심했던 아이가 하루아침에 활달한 성격으로 변하지 않는 것처럼, 자신감은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평소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못 미더워하고 꾸짖는다면 아이는 더욱 위축되고 모든 면에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신체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피곤하다’ ‘몸이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대개 부모가 준 억압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자신감을 잃은 상태라고 봐야 한다.

부모가 자녀의 주관과 선택을 믿고 따라줄 때,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는다. 김영훈 병원장은 “아이는 나름의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설사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더라도 아이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거나 뿌듯해하면 함께 기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일러스트레이션 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도움말: 김영훈(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교수), 반건호(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 서천석(서울신경정신과 원장·행복한아이연구소장), 신민섭(서울대병원 소아신경정신과 교수), <아이 심리백과>·<초등학생 심리백과>(신의진 지음, 갤리온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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