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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5.06 14:49 수정 : 2010.05.0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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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랑 결혼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비유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자칭 ‘야메 상담가’ 김어준씨에게 던져진 이번호 관계면 상담 주제입니다. 흠, 저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면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연애는 바통을 주고받는 릴레이 경기, 결혼은 이인삼각 달리기 경기, 여기에 고부갈등이나 경제적 문제가 끼어든다면 이인삼각으로 허들 넘기, 여기에 자식까지 태어난다면 양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이인삼각으로 허들 넘기”라고. 평소 이런 의견을 피력하는 저에게 아직 싱글이어서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한 친구는 자기 소원은 “볕이 좋은 가을날 마당에서 시어머니랑 같이 고추를 말리며 남편 흉도 살짝 보고 저녁 반찬을 의논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전 이렇게 충고합니다. “고추 잘못 말렸다고 시어머니에게 머리채나 잡히지 말라”고.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지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보다 더한 똥밭, 이보다 더한 막장은 없겠다 싶은 결혼생활도 많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결혼이 더는 막장드라마가 아닌 로맨틱 판타지임을 보여주는 장동건과 고소영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실제인지 영화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비현실적인 이들의 결혼은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주례사가 더욱 그 비현실성을 더했습니다. 한 중앙일간지는 무슨 의도인지 무려 2면에 장문의 주례사를 실었는데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두 스타의 결혼식은 많은 이야기를 젊은이들 가슴속에 심어줄 것이다. 결혼은 꼭 해야만 하는가. 결혼을 하면 아이를 가져야만 하는가. 오늘 이 결혼식은 전국의 미혼자들에게 ‘그렇다’는 명백한 대답을 내려줄 것이다.”

스타의 결혼식이 “결혼을 꼭 해야 된다”는 걸 말해준다면 숱한 스타들의 이혼은 “결혼은 쓸데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아닌가요? 야메 주례 이어령 전 장관에게 야메 상담가 김어준씨의 답변을 권하는 바입니다.

김아리 〈esc〉 팀장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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