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5.10 19:58
수정 : 2010.05.10 19:58
[건강2.0]
대부분의 인간은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그것도 인간다운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오래 살기를 바란다. 따라서 요즘에는 얼마나 삶의 질을 높게 유지하면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새로 개발된 약이나 치료법의 효용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비결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약이나 침, 뜸, 사혈 같은 요법 혹은 특정한 수련법 등에서 해답을 찾으려 한다. 그리고 그러한 심리를 이용해 많은 약장수, 돌팔이들이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별 효용성이 없거나 오히려 해로운 것이 대부분이다.
한의학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내경에서는 음식을 절도 있게 먹고,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며, 몸을 무리하게 괴롭히지 않는 것이 천수를 누리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술을 음료수처럼 마시고, 망령스럽게 행동하며, 취한 채로 성관계를 가지고, 욕정으로 체력을 고갈시키고, 오로지 쾌락만을 쫓아 불규칙한 생활을 일삼으면 단명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무병장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어떤 값비싼 약이나 주사도 아니고, 어떤 오묘하고 신비로운 시술도 아니고, 사실은 먹고, 자고, 싸고, 움직이는 일상생활, 즉 자기 자신의 섭생 관리에 있다는 것이다.
1990년과 2000년 미국에서 사망한 사람들의 실제 사망 원인을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절반 정도가 교정할 수 있는 행동 위험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고 한다. 2000년 통계에서 실제 사망 원인 1위는 담배(18.1%), 2위는 부적절한(대부분 과도한) 식사와 운동부족(16.6%), 3위는 술(3.5%)이었으며 세균(3.1%), 독소(2.3%), 차량(1.8%), 총기류(1.2%) 등이 뒤를 이었다. 1990년에 비해 2000년에 가장 많이 증가한 요인은 부적절한 식사와 운동부족이었으며, 지금은 이것이 흡연을 능가하여 실제 사망 원인 1위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실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통계를 놓고 보면 무병장수의 비결은 간단했다. 담배 피우지 마라, 과식하지 마라, 골고루 먹어라, 규칙적으로 생활해라, 운동 좀 해라, 술 많이 먹지 마라, 차 조심해라 등 잔소리로만 여겨오던 부모님의 가르침이 어떤 비방보다 훌륭한 섭생법이었다. 부모를 공경하면 장수하고 복을 받는다는 동서양 종교의 공통적인 가르침을 동서양의 정통의학이 다 같이 보증하고 있는 셈이다.
한재복/실로암한의원·토마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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