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6.16 19:02
수정 : 2010.06.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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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와인 완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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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전문가와 초보자가 함께한 남아공 와인 11종 시음기
“이것이 와인이야? 맥주처럼 생겼네.” 남아공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를 두고 하는 말이다. 월드컵이 아니었다면 맛볼 수 없는 와인이다. 버니니뿐만 아니다. ‘때는 이때다’ 외치면서 마트나 할인점에 얼굴을 속속 비치고 있는 남아공 와인들 대부분이 생소하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와인은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주요 생산국의 유명한 와이너리가 중심이다. 이런 점 때문에 와인 애호가들도 남아공 와인을 제대로 한번 맛볼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으흠, 어떤 것을 골라서 마셔야 할까? 와인전문가 엄경자(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소믈리에·이하 엄), 7년 경력의 와인 애호가 유종희(28·직장인·이하 유), 와인 초보자 이승은(27·직장인·이하 이)씨를 한자리에 초청해 시음회를 열었다. 시음 와인은 할인점이나 마트 등에서 찾기 쉬운 것들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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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와인 | 맨 빈트너스 피노타지(약 2만원), 비니어드 실렉션 닐 엘리스 피노타지(9만9000원), 맨 빈트너스 카베르네 소비뇽(약 2만원), 니더버그 트웬티텐 카베르네 소비뇽(3만8000원), 글렌 칼루 그랜드 클래식(5만3000원), 오비콰 내추럴 스위트 레드(8500원)
화이트 와인·스파클링 와인 | 닐 엘리스 소비뇽 블랑(4만7000원), 테이블 마운틴 샤르도네(1만2000원), 맨 빈트너스 샤르도네(약 2만원), 니더버그 더 와인마스터스 리저브 샤르도네(2만5000원), 버니니(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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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피노타지부터 카베르네 소비뇽 순으로 포도품종 따라 시음해보지요. 피노타지는 피노누아르와 생소를 접목한 남아공 토착 품종입니다. 맛은 피노누아르에 가깝고 색도 엷어요. 부드러우면서도 스파이시한 향, 높은 산도가 특징입니다. ‘맨 빈트너스 피노타지’부터 마셔볼까요.
유, 이: 마시기 편한 느낌입니다. 가격 대비 마음에 드네요. 끝향과 과일향이 마음에 듭니다.
엄: 가격 대비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복잡미가 떨어지고 정확한 피노타지의 색이 드러나지 않네요. 같은 피노타지인 ‘비니어드 실렉션 닐 엘리스 피노타지’를 마셔볼까요.
이 와인이 더 피노타지 특징이 잘 드러나네요. 스모키한 향, 민트향이 강하고 타닌도 부드럽고 견고하네요. 전자는 삼겹살, 순대와 잘 맞고 이 와인은 양고기나 스테이크 같은 요리와 잘 맞을 것 같네요.
유: 소주나 강한 술을 좋아하는 샐러리맨들은 첫번째 와인(맨 빈트너스 피노타지)보다는 이 와인을 좋아하겠어요.
엄: 이 두가지 피노타지 와인은 모두 스텔렌보스 지역에서 만든 겁니다. 남아공의 해안지역이지요. 이곳 테루아르는 좋아요. 남아프리카 와인의 메카 같은 곳이지요.
‘맨 빈트너스 카베르네 소비뇽’은 어떨까요?
유: 같은 값이면 피노타지가 좋지 않을까요? 남아공 포도품종을 즐겨보는 것이. 카베르네 소비뇽은 다양한 지역의 것이 있지요. 피노타지는 접해볼 기회가 많지 않으니깐.
엄: 복잡미가 떨어지고 아로마도 단순하고 끝향도 길지 않아요. 지구력이 약해서 쉽게 질릴 것 같아요. ‘니더버그 트웬티텐 카베르네 소비뇽’ 마셔볼까요. 이 와인은 구대륙 와인의 느낌도 납니다. 호주나 칠레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과 비교해서 뒤지지 않네요. 와이너리 니더버그는 남아공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입니다. 명품 스타 와인은 없지만 세계 저가 와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요.
이: 신선하고 과일향이 마음에 듭니다. 가볍게 마시기 좋아서 여성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유: 2010년 남아공월드컵 지정 와인이잖아요.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알고 있어요. 지금 아니면 못 마실 와인이라서 관심이 가요.
엄: ‘글렌 칼루 그랜드 클래식’은 별 포인트가 없네요. 테루아르가 잘 표현되지 않았어요. 맛에 비해 가격이 조금 비싼 듯합니다.
유, 이: 품질이 아주 나쁜 것 같진 않아요. 즐겁게 마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아공은 저가 와인이 많나요?
엄: 프리미엄급 고급 와인이 별로 없어요. 남아공은 포도재배가 쉽지 않다고 해요. 바이러스나 병충해에 한번 걸리면 치유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점도 영향이 있겠지요. 마지막 레드와인 ‘오비콰 내추럴 스위트 레드’ 마셔볼까요.
유: 포도주스 같아요. 사과주스 맛도 나네요.
엄: 사과 냄새가 너무 강하네요. 산화가 조금 이뤄진 것 같습니다. 이제 화이트 와인으로 넘어가볼까요.
유: ‘닐 엘리스 소비뇽 블랑’이 6월 한달간 할인 행사 해요. 3만5000원 정도 해요. 음식과 마시면 맛있을 것 같아요. 소비뇽 블랑의 특색을 잘 살린 와인 같아요. 가격이 좀 부담스럽네요.
엄: 프랑스 루아르 지역의 슈냉블랑 와인이 떠오를 정도로 맛은 좋은 편이네요. 화이트 와인은 2만원이 넘으면 잘 안 사는 편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네요. 남아공은 화이트 와인 품종인 슈냉블랑이 유명해요.
남아공 와인은 레드 와인의 포도품종인 피노타지와 화이트 와인의 포도품종인 슈냉블랑을 꼭 맛봐야 합니다.
유: ‘버니니’는 재밌네요. 맥주처럼 병째 마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월드컵 경기 구경하면서 마시기 좋을 것 같아요. 맥주보다 덜 배부를 것 같아요.
엄: 이런 특이한 병 모양의 와인은 외국에는 많아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죠. 알코올도수도 낮아요. 5도. ‘니더버그 더 와인마스터스 리저브 샤르도네’는 다른 나라 샤르도네보다 산도가 높네요. 샴페인 마실 때 적당한 온도인 6, 7도에서 즐기는 것이 좋겠네요.
정리·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기사 전문은 ‘맛있는 여행’(foodntri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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