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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23 20:04 수정 : 2010.06.26 16:04

귀찮아도 ‘웰빙 돕는’ 스텐 프라이팬

[매거진 esc] 스텐팬 전문가로부터 듣는 ‘눌어붙지 않게 쓰는 스텐팬 사용법’

1950년대 중반 ‘음식물이 눌어붙지 않는’ 코팅 프라이팬(코팅팬)이 처음 시판됐을 때 이는 부엌의 혁명과도 같았다. 음식물이 눌어붙을세라 초조하게 부침 요리를 하던 주부들을 심리적으로 해방시켜주었을 뿐 아니라 눌어붙은 음식물을 각종 세척도구로 긁어내는 노동으로부터도 자유롭게 해 주었다. 60년대부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한 코팅팬은 지금까지도 전체 프라이팬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 미국 환경청이 “코팅에 사용되는 테플론에 암을 유발하는 화학성분 PFOA(Perfluorooctanoic Acid)가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코팅팬의 인기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테플론을 발명한 세계적 화학업체인 듀폰은 소비자와 환경단체로부터 집단소송에 휘말려 벌금 1650만달러(약 198억원)와 친환경 프로젝트 지원비 625만달러를 물기도 했다.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스텐팬)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던 건 그때부터다. 부엌 구석에 처박혀 있던 스텐팬이 조리대 위로 올라오기도 했고, 백화점 주방용품 코너에서도 찾는 사람도 늘고, ‘스텐팬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임’(스사모·cafe.naver.com/jaynjoy.cafe) 카페도 오픈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남산 서울타워 앞에선 스사모 회원들이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스텐팬 홍보 및 시연회(사진)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스사모 운영자 전지현(39)씨를 만나 스텐팬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남산 서울타워 앞에서 진행된 스사모 회원들이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스텐팬 홍보 및 시연회.

⊙ 왜 스텐팬인가? | 전씨가 말하는 스텐팬의 장점은 첫째 기름이나 냄새가 배지 않아 항상 새것처럼 깨끗하다는 것. 둘째는 코팅이 벗겨질 때마다 바꿔줘야 하는 코팅팬과 달리 수명이 반영구적이어서 경제적이라는 점. 셋째는 유해성 논란이 전혀 없는데다 기름을 덜 먹는 스테인리스 재질이라는 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다만 스텐팬의 단점은 ‘오븐’처럼 예열을 해서 써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음식물이 눌어붙지 않게 하기 위한 특별한 ‘예열 습관’이 필요하다는 점.

하지만 스텐팬으로 요리했을 때 특히 맛있는 요리들이 있다. 대표적인 게 계란프라이와 스테이크다. 다른 음식물의 냄새가 전혀 배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계란프라이가 전혀 비리지 않고 맛이 깔끔하다. 스사모 회원 중에는 “이전에 먹었던 계란프라이는 계란프라이가 아니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또 같은 열을 가해도 코팅팬보다 스텐팬이 훨씬 더 뜨겁기 때문에 단시간에 뜨겁게 요리해야 하는 스테이크에도 제격이다. 빈대떡과 두부부침 역시 겉은 바싹하게 만들고 속은 촉촉하게 유지되게 만든다고 한다.

귀찮아도 ‘웰빙 돕는’ 스텐 프라이팬

⊙ 구체적인 사용법 | 우선 처음으로 스텐팬을 마련했다면, 생산 과정에서 불순물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자마자 깨끗이 세척을 해야 한다. 세척법은 더운물에 식초와 주방세제를 2 대 1 대 1의 비율로 섞은 뒤 이를 스펀지에 묻혀 스텐팬을 구석구석 닦아주고 더운물로 헹궈주면 된다.

요리를 하기 전엔 반드시 예열을 하고 나서 써야 한다. 예열법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대표적인 방법은 2가지다. 확 뜨겁게 했다가 식히는 ‘정석 예열법’과 약불로 오랫동안 예열하는 ‘간단 예열법’. 정석 예열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 스텐팬을 3~4분 정도 중불(불꽃 끝이 프라이팬 바닥에 조금 닿는 정도)로 뜨겁게 가열한다. 이때 기름을 넣으면 기름이 타기 때문에 프라이팬만 가열한다. ② 잠시 불을 끄고 프라이팬을 식힌다. 이 과정에서 불규칙하게 가열됐던 프라이팬 전면에 열이 골고루 분산되게 된다. ③ 기름을 두르고 불을 켠다. 이때 불의 세기는 음식 종류에 따라 다르게 하면 된다. 지단처럼 얇고 금세 익는 음식은 약한 불로 하고, 두부처럼 수분이 많거나 생선처럼 오래 구워야 하는 음식은 중불로 하면 된다. ④ 40~60초 정도 기름이 충분히 뜨거워졌을 때 식재료를 넣는다. 기름이 덜 뜨거워진 상태에선 재료가 달라붙을 수 있다.


정석 예열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간단 예열법을 쓰면 된다. 프라이팬을 가장 약한 불(불꽃이 팬에 전혀 닿지 않는 세기)에 올려놓고 10분간 가열한 뒤 요리를 하면 된다. 불이 약하므로 기름을 넣는 시점은 일러도 상관없다.

글 김아리 기자 ari@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아이들 급식 밥솥도 스테인리스로!”

스사모 운영자 전지현씨 인터뷰

전지현(39)씨

“외국 요리 프로그램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요리사들의 모습이 로망이었다.”

2001년 처음 스텐팬을 마련했다는 주부 13년차 전지현(39·사진)씨는 처음엔 음식들이 죄다 팬에 들러붙는 통에 엄청 고생을 했단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비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고 판매사 쪽에선 “대충 알아서 잘 쓰면 된다”는 대답뿐이었다. 2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달라붙지도 않으면서 식재료의 맛을 최상으로 살려주는 사용법을 깨닫고선 한 주부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전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하루 30~50통의 쪽지와 이메일을 보내왔고 이에 대한 답변을 보내주길 1년 반. 2005년에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집대성한 온라인 카페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환경호르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성장한 카페는 지금 회원 수가 7만7000명이 넘는다.

처음엔 “어떻게 하면 달라붙지 않게 스텐팬을 쓸 수 있느냐”는 게 카페의 최대 이슈였다면 지금은 스텐팬뿐 아니라 모든 주방도구까지 친환경성을 고민하는 카페가 됐다. 1년에 두번씩 일반인을 상대로 하던 시연회 및 홍보활동은 지난해 말부턴 학교 급식에 쓰는 밥솥을 유해 논란이 있는 알루미늄에서 ‘스테인리스 밥솥으로 바꾸자’는 캠페인으로까지 나아갔다.

“어떤 브랜드가 좋냐? 어떤 제품이 좋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그의 대답은 하나다. “어떤 제품이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해요. 스테인리스는 고가든 저가든 기본적인 구조와 기능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죠.”

글 김아리 기자·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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