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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7.07 20:05 수정 : 2010.07.07 20:05

오렌지 캬라멜 vs LPG

[매거진 esc] 안인용의 연예가 공인중계소

정체를 모르겠다. ‘소녀시대’ 같은 여성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기엔 조금 노골적이고, 장윤정이라고 하기엔 정통에서 벗어나 있다. 곡이나 가사는 ‘노래방 친화적’이다. 그런데 외모는 슈퍼모델 급이다. 큰 키에 예쁜 얼굴까지, 딱히 빠지는 구석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 인기가요 프로그램에 나오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들이 있다. ‘애프터스쿨’의 유닛으로 활동하는 ‘오렌지 캬라멜’과 키 큰 언니들이 모인 그룹 ‘엘피지’(LPG)다.

가요 프로그램이 비슷하게 생긴 여자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 춤을 추는 남자 아이돌 그룹만으로 꽉 채워질 필요는 없다. 음악과 그룹 성격의 폭을 넓힐 필요도 있다. 그런 맥락에서 일본 만화 코스프레에 가까운 공주 드레스를 입고 ‘부끄부끄’를 외치는 오렌지 캬라멜과 아슬아슬하게 파인 옷을 입고 ‘사랑의 초인종’을 눌러달라고 애원하는 엘피지의 출현은 한편으로 참 반갑지만, 또 한편으로는 참 안타깝다. 눈은 즐거울지 몰라도, 귀는 혹사당하는 것 그 이상은 아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와 가사로 따라 불러주기를 간청하는 이들의 노래는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기획적이다. 그러한 상업성은 이 노래를 부르는 이들의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노래하는 걸 가만히 보면 눈은 가만히 있는데 입만 웃고 있다. 더 무서운 건 그렇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들의 무대를 보고 나면 나도 모르게 자꾸 입을 오물거리고 있다는 거다. “부끄부끄 부끄럽게 사랑의 초인종을 눌러주세요!”(역시 철저하게 상업적이고 완전하게 기획적인 노래가 성공하는 건가, 아니면 내가 모자란 건가? 후자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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