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7.21 17:49 수정 : 2010.07.21 18:25

건담 전설의 시작 〈기동전사 건담〉(1979). ⓒ SOTSU·SUNRISE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사회현상으로 살펴보는 건담 30년

방영 시작, 그리고 조기 종영 | 1979년 방영 초기부터 건담 시리즈가 시청률 고공행진과 함께 화제작의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다. ‘나고야 티브이’를 통해 방송되었던 <퍼스트 건담>의 간토(관동)지역 평균 시청률은 5.3%로 극히 저조했다. 회를 거듭해도 시청률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애초 총 52화로 기획되었던 전체 에피소드의 43화에서 조기종영이 결정됐다. 그리고 극중 샤아 아즈나블의 캐릭터가 음침하기 때문에 시청률이 저조하다고 판단한 스폰서 회사들의 압력으로, 11화 이후 샤아는 내용상 좌천을 명목으로 이야기에서 사라졌다.

반전은 그때부터 일어났다. 샤아의 부활을 요구하는 팬들의 편지가 쇄도하기 시작했고, 이런 움직임은 애니메이션 전문지들이 <퍼스트 건담>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재방송 서명운동으로까지 확산되었다. 결국 샤아는 다시 등장했으며, 종영 전에 속편 제작이 결정되면서 주인공인 아무로 레이의 사망으로 마무리하려 했던 결말도 해피엔딩으로 수정됐다. 그리고 이후 재방송에서는 최고 시청률 29.1%까지 기록했다.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의 카리스마적인 캐릭터, 샤아 아즈나블. ⓒ SOTSU·SUNRISE

극장판 개봉과 애니메이션 신세기 선언 | < 퍼스트 건담>의 티브이 방영분을 요약한 극장판 시리즈 제1편이 개봉된 1981년 2월22일. 도쿄 신주쿠역 동쪽 출구에는 1만여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부터 몰려든 건담 팬들은 <퍼스트 건담>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세기가 열렸다는 내용의 ‘신세기 헌장’을 낭독했으며 그 열기는 일본 사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그들이 힌트를 얻은 것은 극중에 등장하는 ‘뉴타입’이라는 개념. 우주로 진출한 이들은 중력에 속박된 지구인들과 달리 두뇌의 잠재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뉴타입’이라는 새로운 인류로 진화한다는 설정을, <퍼스트 건담>으로 대변되는 애니메이션의 진화론에 투영한 것이다. 이 뉴타입이라는 키워드는 1985년에 창간한 애니메이션 전문지의 표제가 될 만큼, 80년대 초 애니메이션 트렌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자살 소동과 자위대의 건담 프로젝트 | <퍼스트 건담>의 1년 전쟁으로 시작된 주인공 아무로와 샤아의 은원관계는 1988년에 공개된 극장판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에서 두 사람이 모두 전장에서 사망했다고 암시하는 결말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특히 샤아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팬들이 자살을 시도하고 이것이 사회문제로 비화되자 연출자인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두 사람의 생사는 묘연하다’고 얼버무리기에 이른다. 도미노 감독이 두 캐릭터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그로부터 세월이 한참 흐른 뒤였다.

‘모빌 슈트’라 불리는 건담 시리즈의 로봇 기체는 인간형 로봇인 ‘아톰’과 더불어 일본의 로봇공학자들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2007년 일본 방위성은 ‘방위기술 심포지엄 2007’ 행사 자료에서, 미래 육상장비 항목에 ‘건담의 실현을 향하여’라는 타이틀과 함께 선진 개인장비 시스템 개발에 주력할 것임을 명시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기동전사 Z건담〉 극장판. ⓒ SOTSU·SUNRISE

대지에 선 건담, 그리고 한국 상륙 | 2009년 7월11일. 도쿄 오다이바의 시오카제 공원에 건담이 등장했다. 건담 30돌을 맞아 <퍼스트 건담>에 등장한 RX-78-2 기체를 새롭게 디자인해 실제 크기(18m)로 재현한 것. 특수 우레탄 재질로 제작된 거대 프라모델에 가까운 이 모형은 머리 부분만 움직이며, 어두워지면 눈 부위에서 빛을 발산한다. 현재 이 등신대 건담 모형은 건프라 제작사인 반다이 본사가 있는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역 광장으로 이전했다. 2011년 1월10일까지 전시 예정. 덧붙여 건프라를 제작·판매해 온 ‘반다이 하비 사업부’에서는 지난 30년간 총 4억개의 건프라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의 건담 30돌, 그리고 올해의 건프라 30돌을 맞아 한국에서도 건담 관련 이벤트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6일에 개막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우주세기 건담 회고전’ 섹션에서는, 전설의 기원인 <퍼스트 건담> 극장판 3부작부터 <제타건담> 극장판 3부작,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와 우주세기를 다룬 최신판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인 〈기동전사 건담 UC〉 제1화까지 만날 수 있다. 개막 이튿날인 17일, <제타건담> 극장판 3부작 심야 연속상영 현장에는 내한한 ‘건담의 아버지’ 도미노 요시유키 감독이 초청돼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회고전은 25일까지 진행된다.

21일부터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서는 부대행사로 ‘건프라 엑스포’가 진행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존과 체험존에서 건담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거나 아이와 부모가 함께 간단한 건프라들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글 조민준 객원기자 zilch92@gmail.com, 자료 제공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커버스토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