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7.28 20:12
수정 : 2010.08.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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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월드 센토사의 전경. 리조트 월드 센토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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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싱가포르 센토사에 개장한 5조원짜리 ‘리조트 월드 센토사’ 탐방기
싱가포르가 ‘벌금(fine)의 나라’에서 ‘관광하기 좋은(fine) 나라’로 변한 데에는 관광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싱가포르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그리고 그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목에 ‘센토사’가 있다. 싱가포르 최대 인공섬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안의 리조트들과 시설들은 한때 ‘조야하다’는 평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초 약 5조6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리조트 월드 센토사’가 개장하면서 센토사는 다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계 겐팅그룹이 3년간의 공사 끝에 문을 연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49만㎡(약 14만8000평) 규모에 1800실의 객실을 갖추고 고용인원만 4만5000명에 이르는 대형 리조트다. 이곳에는 최근 싱가포르 최초로 논란 끝에 카지노를 개장했으며, 동남아 최초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오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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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마돈나로 분장한 직원과 관광객들이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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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최초 유니버설 스튜디오 | 미국의 할리우드와 올랜도, 일본 오사카에 이은 세계 4번째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7개의 테마존과 24개의 놀이시설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슈렉의 파파어웨이 캐슬, 마다가스카 놀이시설 등 18개 시설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가장 인기 있는 놀이시설은 곳곳에서 미라가 돌출하는 암흑 속에서 급커브를 돌며 빠른 속도로 달리는 스릴 만점의 롤러코스터 ‘리벤지 오브 더 머미’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슈렉 4D’를 추천한다. 의자가 흔들리고 바람이 불고 물이 뿌려지는 것뿐만 아니라 발아래에서 거미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까지 줘, 관람객들의 괴성이 끊이질 않는다. 주중 기준 성인 1일권은 66싱가포르달러(약 5만7000원), 어린이 1일권은 48싱가포르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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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최초 유니버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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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최초 카지노 | 꼭 대박을 노리지 않더라도 구경삼아 카지노를 방문해보는 것도 재미가 될 수 있다. 4500평 규모의 카지노에서는 바카라·블랙잭 등 16종의 테이블게임과 슬롯머신 등을 즐길 수 있다. 도박의 노예가 된 ‘폐인’들이 상주하고 있을 거란 편견과 달리, 리조트에 놀러온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 여성과 할머니·할아버지 손님이 많다. 거액을 거는 브이아이피 손님들은 따로 마련된 방에서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입장료가 없는 대신 복장 규제가 까다롭다. 샌들이나 슬리퍼는 안 되고 소매가 없는 옷도 안 되고 모자를 써도 안 된다. 즉 긴 바지에 반팔 옷, 그리고 구두나 운동화를 착용해야 한다. 카메라와 큰 가방의 반입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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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최초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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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안에선 카지노 외에 이종격투기나 록 서커스 등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이종격투기엔 필리핀·중국뿐 아니라 한국 선수도 출전하기 때문에 처음 보는 관람객들도 흥분의 도가니가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의 무대 디자이너인 마크 피셔가 이 리조트와 독점 계약을 맺고 무기한 공연 중인 ‘부아야주 드 라 비’에선 인간인지 연체동물인지 알 수 없는 서커스 군단의 화려한 곡예와 애크러배틱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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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록 호텔의 야외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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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별로 즐기는 호텔 | 현재까지 문을 연 호텔은 4곳이다. ‘하드록 호텔’은 이름 그대로 음악을 주제로 한 호텔이어서 곳곳에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스의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깔끔하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설계돼 젊은 커플이나 친구·동료들이 묵기에 좋다. 이 호텔에 딸린 야외수영장엔 백사장까지 조성돼 있어 동남아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페스티브 호텔’은 가족단위 숙박객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객실 안에 아이방 및 이층침대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 ‘호텔 마이클’은 미국의 유명 건축가인 마이클 그레이브스가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한 호텔로, 이 건축가의 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묵어볼 만하다. ‘크록퍼드 타워’는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만 구성된 최고급 호텔로, 지금은 카지노 브이아이피 손님만 이용할 수 있는 상태다.
이들 호텔들은 다 연결돼 있어서 한곳에만 묵어도 다른 곳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또 곳곳에 프라다 등 명품관이 즐비해 쇼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다만 추가로 건설중인 호텔·시설 때문에 객실 뷰가 ‘공사판’일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고 방을 잡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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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음식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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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음식의 천국 | 리조트 안에는 <미슐랭 가이드>가 인정한 세계적인 스타 셰프들의 식당도 많다. 일본 출신 미슐랭 스타 도쿠오카 구니오가 이곳에 ‘구니오’라는 일식당을 열었으며, 프랑스 출신으로 뉴욕·파리 등 세계에 20개의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는 조엘 로뷔숑이 ‘조엘 로뷔숑 파인 다이닝’ 등 3곳을 연내에 오픈할 예정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요리 상담국’의 총책임자인 스콧 웹스터는 런던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인 ‘오시아’를 여기서도 열었으며, <푸드 앤 와인 매거진>과 <자갓 가이드> 등에서 호평을 받은 중국계 요리사 수서 리도 이곳에 ‘치노이’를 열었다. 하지만 싱가포르 전통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리조트 밖 시내로 나오는 게 좋다. 길거리에 널려 있는 푸드코트에서 싱가포르 대표 음식인 꼬치요리나 치킨 라이스 등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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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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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까지 30분이면 충분 | 싱가포르 여행의 장점이라면, 워낙 나라가 작다 보니 그 어디에 묵든 다른 지역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조트에서 모노레일을 타면 10분 만에 육지에 도착하며 여기서 지하철을 이용해 싱가포르의 명동과 같은 ‘오처드 로드’나 유명 관광지인 ‘차이나타운’ ‘리틀 인디아’ ‘아랍 스트리트’ 등에 넉넉잡아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명품쇼핑이 목적이라면 오처드 로드, 중국 상점에 관심이 많다면 차이나타운, 인도 요리를 먹어보고 싶다면 리틀 인디아, 카펫을 살 요량이라면 아랍 스트리트를 추천한다.
관광객만 북적거리는 이들 지역보단 싱가포르인들의 진짜 동네가 궁금하다면 아무 지하철이나 타고 가다가 현지인들이 많이 내리는 동네에 내려보는 것도 좋다. 나라의 동서횡단이나 남북종단이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안에 충분할 정도로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그 어디에 내려서 반나절 정도 구경하더라도 숙박시설로 돌아오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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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쪽지
우산과 긴팔 옷 필수
⊙ 항공편 | 대한항공, 싱가포르항공, 아시아나항공에서 매일 싱가포르 직항편을 운항하다. 시간은 5시간30분~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 현지 정보 | 시간은 한국보다 1시간 느리다. 언어는 영어가 공용어. 통화는 싱가포르달러. 1싱가포르달러는 약 872원. 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 전압은 230V여서 멀티어댑터를 준비해 가거나 호텔에서 빌려 써야 한다. 1년 내내 더운 열대기후인데 특히 6~8월에는 온도뿐 아니라 습도까지 높은 날씨다. 해가 쨍쨍한데도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하늘 상태와 상관없이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한다. 워낙 더운 날씨 때문에 모든 건물이 에어컨을 세게 틀고 있다. 반팔 옷만 준비해 갔다가는 건물 안에 들어가기가 무서울 지경이다. 긴팔 옷은 필수!
⊙ 현지 교통 | 싱가포르의 유일한 공항인 창이공항에 내리면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갈 수 있다. 나라가 작은데다 웬만한 곳에 다 지하철이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동이 매우 편리하다. 지하철 요금은 티켓 보증금으로 1싱가포르달러를 내야 하며 90센트부터 시작해 구간이 길어지면 요금이 올라간다.
⊙ 여행 문의 | 싱가포르 관광청 (02)399-5570, www.visitsingapore. or.kr, 리조트 월드 센토사 한국사무소 (02)752-6262, www.rwsento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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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센토사=글·사진 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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