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햇볕에 맞서지 말고 그늘 찾아라
|
[건강한 세상] 여름철 열 질환 대처법
구토 증세·어지러움·두통…
시원한 데서 수분보충 필요
열사병 땐 빨리 물수건 처치를
최근 일본에서는 7월19~25일 일주일 사이에 일사병으로 병원에 옮겨진 사람이 9400여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57명은 이송 직후 병원에서 숨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장마전선이 물러가면서 당분간 3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될 전망이어서, 일사병 등 고온에 의한 손상이나 사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특히 열사병 등으로 의식을 잃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시원한 곳으로 옮겨 몸의 온도를 떨어뜨리면서 곧바로 응급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장마 뒤 강한 햇볕으로 공기 중에 오존 발생이 늘어나면서 일부 노약자들나 호흡기질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음에도 유의해야 한다.
■ 고온 손상 중 가장 흔한 일사병 일사병은 고온 손상 가운데 가장 흔한 증상으로 더운 곳이나 햇볕이 강한 곳에서 심한 노동이나 운동을 하는 경우 잘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토할 것 같은 느낌과 어지럼증, 두통, 경련 등이며 심한 경우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눕거나 편안한 자세로 앉으면 대부분 증상이 없어진다. 이때 넥타이나 옷의 단추를 풀거나 부채질 등을 해 바람이 잘 통하게 하고,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하면 더 좋다. 하지만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억지로 물을 먹여서는 안 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더운 곳에 오래 있거나 햇볕을 많이 받아서 의식을 잃는다고 해서 다 일사병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드물게 뇌혈관질환 및 심장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일사병과 비슷하지만 더운 곳에 심한 운동이나 노동을 하는 경우 의식을 잃거나 두통,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보다는 팔과 다리, 복부 등에 경련이 생기는 열경련도 있다. 이때는 땀을 많이 흘려 몸의 전해질 균형이 망가지면서 경련이 나타난다. 역시 시원한 장소로 옮겨 이온음료 혹은 물을 마시게 하면 대부분 경련이 사라진다. 경련이 나타나는 부위에는 찬물이나 얼음물 등을 이용해 냉찜질을 하면 좋다.
■ 드물지만 치명적인 열사병 열대지방이나 사막에서 흔해 우리나라에서는 잘 생기지 않지만 밀폐된 더운 공간에서 격렬한 운동이나 노동을 했을 때 생길 수 있다. 햇볕을 강하게 받는 차량에 갇힌 어린아이에게서 볼 수 있는 증상이기도 하다. 피부가 매우 뜨겁고 건조하나 땀을 흘리지 않을 수 있으며,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런 환자를 발견했다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옮긴 뒤 옷을 벗기고 물에 젖은 수건 등으로 닦아 체온을 내려줘야 한다. 열사병은 몸의 표면보다는 내부 체온이 오른 것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곧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권고된다.
■ 강한 햇볕으로 오존 농도 높아져 여름철 불볕더위에서 고온 손상과 함께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높아진 오존 농도다. 오존은 햇볕에 의한 광화학 반응으로 생기므로, 장마가 끝난 뒤 그 농도가 높아질 때가 많다. 오존은 자극성이 강해서 눈, 코의 점막은 물론 호흡기에 자극을 일으키고, 심하면 신경계통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오존주의보가 내려지는 농도인 0.12ppm/h 정도에서는 눈과 호흡기 및 신경계 자극 증상으로 두통이나 호흡 수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하면 폐기능을 떨어뜨리며, 심장 활동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특히 노인과 어린이, 호흡기질환자들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보통 어른들도 실외 운동 등은 삼가는 것이 좋다.
실제로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오존의 농도는 오존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지는 것보다 낮은 농도에서부터 시작되므로, 장마 뒤 무더위가 시작되는 한여름에는 평소보다 실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도움말: 최민규(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상훈(을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