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8.18 21:17
수정 : 2010.08.2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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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시장에 위치한 ‘원조숯불갈비’의 닭갈비와 ‘남부막국수’의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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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춘천서 만나는 닭갈비와 막국수 맛집들
춘천 하면 역시 닭갈비와 막국수다. 춘천의 닭갈비 유래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분분하다. 홍천 사람들이 원래 닭갈비를 먹었는데 그 닭의 공급처가 춘천이었다. 춘천 양계장 주인들이 “그까이거 우리도 하자” 해서 시작했다는 설도 있고 전라도에서 올라온 노인이 싼 닭을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사단법인 춘천닭갈비협회 사무국장 우중동씨는 “1960년대 춘천에는 돼지갈비가 유행했어요. 돼지가 귀해지자 싼 닭갈비에 돼지갈비 양념을 묻힌 춘천식 닭갈비가 등장했지요”라고 말한다. 그 변천사도 재미있다. 60년대에는 숯불에 구워 먹었다. 연탄불에 철판을 올리고 갖은 채소를 넣고 볶는 지금과 같은 형태는 70년대 이후 등장했다. 양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연탄불은 점점 사라지고 90년대부터는 두께가 11㎜나 되는 두꺼운 철판이 등장했다. 춘천에서 하루 나가는 닭의 양이 약 8톤 정도라고 하니 그야말로 춘천은 닭고기의 고향이다.
춘천 중앙시장 건너편에 자리잡은 ‘원조숯불닭불고기집’은 61년 문을 열었다. 배계선(74)씨가 운영하다가 지금은 조카인 김명자(50)씨가 맡고 있다. 김씨는 “예전에는 주변에 숯불닭갈비집이 많았지만 점점 철판 닭갈비집에 밀려 하나둘 사라졌다”고 한다. 숯 향이 밴 닭갈비는 쫄깃하다. 먹을 때 부지런히 뒤집어야 타지 않는다. (033-257-5326, 뼈 없는 닭갈비 300g 9000원, 닭갈비 8000원)
후평동에 있는 ‘황토숯불닭갈비’는 송화진(58), 정성기(54) 부부가 하는 집이다. 남편 송씨가 초벌구이를 해서 나오는 닭갈비는 먹기 편하다. 예전에는 화덕에 황토를 깔아서 숯불에 구웠지만 지금은 황토가 없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장점이다. 송씨가 개발한 소스를 발라 하루 정도 닭을 저온 숙성시킨다. (033-244-4595, 닭갈비 3대 9000원)
막국수는 가정에서 자주 해먹던 음식이었다. ‘막 뽑아 빨리 먹는 국수’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양이 넉넉하게 나오는 막국수는 예부터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건강음식이라고 했다. 춘천 남부시장 근처에 있는 ‘남부막국수’는 77년에 문을 연 집이다. 오래된 한옥집에서 먹는 운치가 있다. 육수는 한우잡뼈와 사골을 우려서 만들고, 면은 메밀과 감자전분을 섞는다. 주인 허정자(55)씨는 “지금도 이 맛이 그리워 오는 단골”이 많다고 한다. (033-254-7859) 메밀의 독특한 향을 더 즐기고 싶은 이들은 신포읍 유포리에 있는 ‘유포리막국수’도 꼭 찾아볼 만하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나오는 면의 맛은 담백하다. (033-242-5168, 막국수 5000원)
춘천=글·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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