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0.14 13:54
수정 : 2010.10.14 14:33
[매거진 esc] 슬기와 민의 리스트 마니아
유토피아 문자 | 영국인 토머스 모어가 1516년 저서 <유토피아>에 소개한 가공 언어 표기 문자. 기하학적 형태로 이루어졌다. <유토피아>는 허구가 아니라 사실인 것처럼 쓰였고, 따라서 그곳 언어와 문자 역시 창작자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유토피아 문자는 모어의 동료 피터 자일스가 디자인했다고 알려졌다.
만주문자 | 1599년 만주족 지도자 누르하치 주도로 개발된 표음문자로,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적었다. 바탕이 된 몽골문자와 마찬가지로, 궁극적 기원은 위구르 문자를 거쳐 페니키아 알파벳으로 거슬러간다. 유사한 문자가 중국 시버족 사이에서 여전히 쓰인다.
꾸옥응으 | 베트남 문자. 17세기 초 프랑스 선교사 알렉상드르 드 로드가 로마자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본디 베트남에서는 한자를 응용한 민족문자 쯔놈과 한자(한뜨)를 병용했지만, 20세기 프랑스 식민 통치 시절 꾸옥응으가 베트남 공식 문자로 지정되었다.
프랭클린 표음문자 | 미국의 정치가·외교관·과학자·저술가·언론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1768년 제안한 영어 맞춤법 개정안 일부로 제안한 알파벳. 라틴 알파벳에서 c, j, q, w, x, y를 제거하고, 영어 표기에 필요한 새 문자 여섯을 더했다. 그러나 프랭클린은 표음문자에 대한 관심을 이내 잃고 개발을 중단했다.
체로키 문자 | 북아메리카 원주민 체로키족의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 1819년 체로키인 세쿼이아가 개발했다. 85자로 이루어졌고, 겉모습은 로마자를 닮았지만 음가는 전혀 다르다. 세쿼이아는 영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문자를 보고 영감을 받았지만, 실제로 그들은 읽는 법을 몰랐다고 한다.
점자 | 시각장애인용 문자로, 점들의 위치로 문자를 나타낸다. 1821년에 프랑스인 루이 브라유가 최초로 발명했고, 따라서 ‘브라유’라고 불린다. 점자는 세계 최초로 기존 문자를 2진법 코드화한 체계였다. 특정 언어가 아니라 문자를 재현하는 체계이므로, 세계 여러 언어권에서 널리 쓰인다.
속기 문자 | 언어를 빨리 기록하는 데 쓰이는 문자. 현대적 속기문자는 1588년 영국인 티머시 브라이트가 처음 발명했다. 1888년 미국인 존 로버트 그레그가 개발한 그레그 속기문자는 기울어진 타원 둘을 틀 삼아 획의 위치와 각도, 길이로 소리를 표현했으며, 현재도 널리 쓰인다. 한때 저작권 분쟁을 겪기도 했다.
응코 문자 | 서아프리카 만데어를 두루 표기하는 문자. 1949년 기니의 솔로마나 칸테가 개발했고, 아랍 문자처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며, 모든 문자가 선으로 연결된다. ‘응코’는 만데어로 “나는 말한다”라는 뜻이다. 칸테는 문자 창안에 머물지 않고 교재와 쿠란을 응코 문자로 펴내기도 했다. ‘쿠란’은 ‘읽기’를 뜻하니, 응코 문자로 적은 쿠란은 “나는 말하고 너는 읽는다”쯤 되겠다.
블리스심벌 | 1949년 오스트리아 출신 기호학자 찰스 블리스가 한자에서 영감을 받아 창안한 표의 기호 체계. 언어 장벽을 넘어 세계인이 소통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만들어졌지만, 발표 직후에는 별 호응을 얻지 못하다가 1960년대 이후 정신병 치료 요법 일부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블리스 자신은 자신의 기호 체계가 그렇게 쓰이는 일을 반대해 정신병원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최슬기·최성민/그래픽 디자이너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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