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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 이윤선씨가 커피 향을 맡으며 품질을 감별하고 있다.(이윤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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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치료사·커퍼·채소소믈리에 등 이색적인 전문가들
요리 자격증 하면 한식·중식·일식·양식·복어 자격증이 대표적이다. 한때 탤런트 김호진이 이 5종 자격증에 제과·제빵까지 총 7종의 자격증을 딴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탤런트 권오중도 한식·양식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개그맨 박수홍도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표적인 자격증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 그럼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색적인 요리·음식 자격증·인증서엔 뭐가 있을까? 요리치료사 | 장애아 또는 장애는 없지만 너무 산만하거나 우울한 아이들을 ‘요리’를 통해 치료하는 전문가를 위한 자격증이다. 아이의 성향을 파악한 뒤 알맞은 식재료를 골라 만지고 보고 요리하게 함으로써 아이를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바꿔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격증은 비교적 따기 쉽다. 한국요리치료협회에서 실시하는 18시간짜리 강의를 들으면 자격증을 준다. 수강료는 약 30만원. 자격증이 도입된 지 4년 정도 돼 자격증 보유자는 960명 정도로 추산된다. 자격증이 있으면 특수학급이나 장애인복지관 쪽으로 취업할 수 있고, 치매나 우울증을 앓는 노인을 상대로도 활동할 수 있다. 한국요리치료협회 쪽은 “치료라고 하니깐 어렵게들 생각하는데 꼭 취업과 연계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둔 엄마라면 배워두면 아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취업을 생각한다면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어 그쪽으로 활용하면 전망이 밝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02)332-9163, cafe.naver.com/cooktherapy 아동요리지도사 | 요리치료사가 ‘치료’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문가라면, 아동요리지도사는 ‘놀이’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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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요리지도사가 어린이들을 상대로 요리 강연을 하고 있다.(한국아동요리지도자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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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라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창의성·사회성·집중력 등을 키우도록 지도하는 전문가다. 한국아동요리지도자협회에서 평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5회 수업을 듣거나, 주말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4회 강의를 들은 뒤 간단한 테스트를 치르면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강의료는 약 60만원. 자격증이 생기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교회 등 어린이가 있는 곳 어디서나 활동할 수 있으며, 초·중·고 특별활동반 강사로도 일할 수 있다. 자격증을 따러 오는 사람의 연령대나 성별·직업도 다양하단다. 취업준비 중인 대학생, 부업을 원하는 주부, 성인요리에서 아동요리로 활동 범위를 확장하려는 요리사, 학과 수업에 응용하려는 유아교육과 교수 등이 찾아온다고 한다. 협회 회원은 현재 9000명 정도다. (02)332-9163, cafe.naver.com/mom119 편식지도사 | 아이들 혹은 부모, 교사를 상대로 ‘아이들의 편식을 막기 위한 방법’을 지도하는 전문가다. 이것 역시 한국아동요리지도자협회에서 실시하는 18시간짜리 강의를 들으면 자격증이 발급된다. 강의료는 약 30만원. 편식지도 전문 강사가 되고 싶거나, 아동 영양교육과의 접목을 원하는 전문가, 혹은 자녀의 식습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유용하다고 협회 쪽은 설명했다. 실제로 찾아오는 사람은 유치원 조리담당이나 학부모들이 많단다. (02)332-9163, cafe.naver.com/unbalanceddiet 커퍼 | 커피머신을 통해 다양한 커피를 뽑아내는 직업이 ‘바리스타’이고 생두 상태의 커피를 볶아 원두로 만드는 직업이 ‘로스터’다. 비교적 많이 알려진 이 두 종류의 커피 직업군을 제치고 최근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게 ‘커퍼’다. ‘커피 품질 감별사’ 정도로 옮길 수 있는 ‘커퍼’는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기후나 생산연도에 따라 맛이 현격히 다른 커피의 품질을 감별해내는 직종이다.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추출이나 커피머신에 대한 관심이 로스팅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했고, 이젠 커피 자체의 식재료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면서, 이 직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것. 하지만 국제공인자격증은 따기가 어렵고 국내 교육시설 또한 커피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뢰하는 교육기관이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커퍼로 활동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매년 브라질·온두라스 등 대표적인 커피 생산국에서 열리는 그해 생산된 커피 중 최고의 커피를 뽑는 행사인 ‘컵 오브 엑설런스’ 국제심판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윤선(34)씨는 자격증이 없지만,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커퍼다. 이씨는 ‘컵 오브 엑설런스’ 조직위에 커피회사에서 일한 경력과 연구 이력 등을 제출해 먼저 옵서버로 선출돼 활동한 뒤 인정받아 심판관으로 발탁된 경우다. 이씨는 “커퍼는 커피를 대량 수입·구매하는 등의 일을 주로 하는 커피회사에 취직하지 않고선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어려운 직종이기 때문에, 먼저 커피회사에 취직한 뒤 감별능력을 키우는 게 자격증 자체를 따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채소 소믈리에 | 일본의 ‘채소 & 과일 마이스터’ 자격증이 국내에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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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소믈리에 김은경씨가 각종 채소를 들어 보이고 있다.(김은경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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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 과일 마이스터’란, 채소와 과일의 품종, 산지, 재배 과정, 영양 정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시피 등을 종합해 전달하는 전문가다. 일본에서 자격증을 딴 김은경(44)씨가 국내에 ‘채소 & 과일 마이스터 협회 한국지부’를 만들어 일정 교육 과정을 이수한 뒤 과제를 제출하고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에게 자격증을 준다. 자격증은 한국지부에서 주지만, 일본 본부에서도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배출한 자격자는 총 68명. 일본에선 꽤 유명한 자격증이며, 일본에서 연예활동을 하고 있는 탤런트 윤손하도 이 자격증을 땄다고 자신의 에세이에서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선 4과목 총 14시간의 강의를 수강하고 시험을 치르면 된다. 합격률은 80%. 수강료는 약 100만원. 이 자격증 자체로만으로는 바로 취업으로 연결되긴 어렵지만, 요리연구가이거나 농산물 생산·유통 혹은 가공식품 개발 쪽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문성을 더하고 또 내세울 수 있는 데는 도움이 된다. (02)511-7191, www.vege-fru.co.kr 부르고뉴 와인 마스터 | 웬만한 일반인들도 ‘와인’이라고 하면 기본 이상의 전문 지식을 가지게 되면서, 이젠 와인 전문가연하려면 와인 중에서도 ‘특별난’ 자기 분야가 있어야 한다.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 협회’에서는 부르고뉴 와인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면서 이수자들에게 인증서를 발급하며, 이 인증서가 있는 사람만이 ‘부르고뉴 와인 심화 과정’ 강의를 진행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한국에선 유일하게 와인아카데미(WSApdp) 이인순 대표강사가 지난 6월 자격을 취득했다. 이씨는 자신이 배운 걸 토대로 한국에서 부르고뉴 와인 전문가 과정을 개설했으며, 수료한 사람에게는 부르고뉴에서 직접 제작한 인증서를 발급한다. 부르고뉴 와인의 재배 환경과 지역별 특징, 역사를 이해하고 와인을 시음해 봄으로써 부르고뉴 와인에 대해 체계적인 학습을 진행한다. 강의는 총 4주간 주 1회 2시간으로 진행되며 프랑스 협회의 공식 교재를 사용해 현지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한다고 와인아카데미 쪽은 설명한다. 수강료는 60만원. (02)2039-5235, www.wsapdp.com 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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