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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계단이 생기게 된다.아이들이 다락 다음으로 좋아하는 공간이 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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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단독주택에 대한 7가지 고정관념 바로잡기
일생 동안 가장 비싼 쇼핑이 집이지만, 정작 집을 짓거나 살 때 사람들은 오히려 꼼꼼하게 따져보지 못한다. 남들 하는 대로 또는 자기 통념대로 짓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크게 짓게 만들려는 시공업체들의 감언이설, 그리고 아파트에선 30평대로도 충분히 살면서 단독을 지을 때는 훨씬 크게 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휘둘린다. 진짜 중요한데 빠뜨리는 것도 있다. 어떤 집이 좋은 집, 행복한 집일까? 집 모양? 집 크기? 남향? 전망? 아이들에게도 꼭 물어보자. 집 지을 때 대부분 아이들에겐 의사를 묻지 않는다. 행복한 집을 짓기 위해 꼭 따져보길 바라는 것들을 제안한다. 집의 주인공은 거실이 아니라 마당! | 누구나 마당 있는 집을 좋아한다. 근데 막상 집을 지으면 땅이 부족해 엄청나게 갈등하다 마당을 포기한다. 차라리 건물을 포기하자. 보조주방이 필요하면 마당에 장독대를 묻자. 채소냉장고가 필요하면 마당 구석에 텃밭을 만들자. 아이들 방이 좁다 싶으면 마당에 모래놀이장을 만들자. 마당을 어떻게 써먹을까 생각하면 건물이 커질 필요가 없다. 아이들에게 행복한 집을 원한다면 마당부터 고민하자. 집 지을 땅에 건물 먼저 그리지 말고 마당 면적부터 정해놓고 집을 짓자. 남 보여주자고 넓은 집 지어 평생 고생하자고? | 대지 70평. 1층 40평, 2층 30평 합이 70평이면 건축법상 건폐율과 용적률에 합당하다. 지하실과 다락은 여기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 한국 사람들이 그 좋아하는 공짜? 이렇게 지으면 1·2층 70평+지하 60평+다락 30평=총 160평! 70평 땅에 전용면적 160평, 생각만 해도 환상적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아파트 33평형 전용면적이 25.7평이니 160평이면 30평 아파트 6개 넓이다. 한국 사람은 본전 생각에 160평 다 짓는다. 네 식구 살기엔 어마어마하게 크다. 공사비는? 평당 400만원으로 저렴하게 지어도 공사비만 6억원. 땅값 합치면 9억원이다. 새도시 단독주택들은 그래서 10억원짜리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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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욱씨의 옆집 아들 방. 창문을 작게 해 열손실을 최대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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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큰 창, 한달 뒤면 후회할걸 | 건축가들은 큰 창을 좋아한다. 그래야 디자인이 사니까. 건축주도 마찬가지다. 이쪽 전망이 좋아서 이 땅을 샀어요, 거실에서 이 전망이 다 보이게 해주세요, 그러니 창문을 크게 내주세요, 1층과 2층을 천장 없이 뚫어서 창문이 1~2층 전체가 되게 해주세요…. 건축가들은 당연히 반긴다. 우리나라 창호기술 좋으니 추위 걱정 말란다. 냉난방비 월 100만원 낼 여유가 있다면 상관없다. 그러나 디자인에 목숨 걸 이유가 없다면 제발 실용성을 생각해보자. 창이 크면 여름에 너무 많은 열이 들어와 실내가 뜨거워지고, 겨울엔 내부 난방열이 창문으로 술술 샌다. 창문에 외부 처마마저 없다면 그야말로 죽음이다. 창이 크면 겨울에 빛이 많이 들어와 따듯해지는 것 같아도 밤만 되면 금방 추워진다. 창밖 자연과의 대화? 한달만 살아보면 자연과의 전쟁으로 바뀐다. 게다가 프라이버시 때문에 그 큰 창을 종일 블라인드 내려 가리고 살아야 한다. 전망을 즐기고 싶다면 창문 열고 두 걸음 더 걸어 마당에서 즐기면 된다. 창은 환기와 채광을 위해 만드는 것이지 바깥 경치를 보라고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남쪽 창을 뺀 서쪽·동쪽·북쪽 창은 작게 만드는 게 좋다. 겨울 난방에 소중한 남쪽 창도 남쪽 외벽의 50%를 넘으면 안 된다. 50%를 넘으면 빛 열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내부 난방열이 다 나간다. 창을 작게 만들고 창 위에 처마나 차양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해가 높은 여름엔 열이 적게 들어오고, 해가 낮은 겨울엔 충분히 빛이 들어온다. 한옥 처마와 똑같다. 태양열, 지열 설비 다 필요 없다. 창문 설계만 잘하면 냉난방비를 50%까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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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현욱씨는 3층 다락을 거실로 쓴다. 1층은 서재 겸 부엌이다.
(아래) 이씨의 집과 같은 구조의 옆집 1층 거실. 인테리어를 최소화한 대신 식탁을 8인용으로 맞춰 거실에서 가장 볕이 잘 드는 남쪽 창가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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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비를 줄이기 위해 나무 심기와 벽타일 붙이기는 온 가족이 총출동해 직접 해결했다. 이씨의 1학년 아들과 네 살 딸이 나무 데크에 변색 방지제인 스테인을 바르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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