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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5 20:55 수정 : 2010.11.16 09:03

킁킁킁~ 엄마, 코 좀 뚫어주세요

불청객 콧물·코막힘
7~10일 뒤 나아지면 감기 1년간 가시지않으면 비염
폐가 약한 사람 자주 걸려…천식 등 합병증 부르기도

“코로 숨을 쉰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값진 일인지….” 직장인 전유진(29)씨는 이 말을 달고 산다. 회의실에서, 식당에서, 심지어 버스 안에서조차 코를 풀고, 막힌 코 때문에 입을 벌린 채 살다시피 하는 그는 환절기인 요즘 ‘코’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마다 전씨를 괴롭히는 불청객은 ‘코 질환’이다. 흐르는 콧물과 꽉 막힌 코가 불편하긴 하나, 병원에 갈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은 게 더 문제다. “여하튼 너무 오래 나를 괴롭혀 힘들어 죽겠어요.”

환절기가 되면 우리나라 인구의 20~30%가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콧물과 코막힘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환절기 감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일까?

대개 감기의 한 증상으로 콧물과 코막힘이 찾아온다. 하지만 감기라고 속단할 수 없다.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병들이 너무 많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대표적이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증상이 수반되므로 감기와 구분이 쉽지 않다. 보편적으로 7~10일 후 증상이 사라지면 감기,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비염으로 판단한다. 전씨처럼 매년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는 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1년 내내 증상이 계속되거나 찬 공기 같은 자극에 의해서 콧물과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도 비염이 의심된다.

발열이나 오한 등 또다른 감기 증상 없이 콧물이나 코막힘 증상만 있는 경우, 부모가 비염인 경우, 평소 기침·재채기·가래를 달고 사는 아이, 평소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 역시 비염환자일 수 있다.

콧물 없이 단순 코막힘 증상만 있는 경우엔 코 안에 생긴 염증, 축농증과 물혹 외에 코 안의 뼈가 비틀린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문석균 중앙대 용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막힘 증상만 있을 경우 비염 외에 비중격만곡(코 안쪽 칸막이가 휘어져 있는 것), 비강(콧구멍)협착, 비부비동염(축농증), 양성 종양 등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가 뒤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콧물과 코막힘의 원인은 이처럼 다양하고 원인물질도 많아 완치가 쉽지 않다. 다행히 감기로 인한 콧물, 코막힘 증상은 감기가 나으면 해결될 수 있다. 아이들의 콧물이 맑았다가 누렇게 변하는 경우는 대부분 감기가 호전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한방에서는 콧물과 코막힘의 원인을 폐에서 찾는다. 외부의 차고 나쁜 기운이 면역력이 약한 폐에 미쳐 코 점막도 꽉 막히고, 콧물이 지나치게 줄줄 새는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은 “폐를 튼튼히 하면서 비염을 잘 구슬려 데리고 사는 것이 왕도”라고 말했다. 실내가 건조하면 코와 목이 건조해져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가족 중에 콧물, 코막힘 증상이 있을 때는 습도를 50~60% 선으로 유지해야 한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음식물과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고 균형 있고 규칙적인 식사, 적당한 운동, 충분한 휴식으로 면역력을 키우면 좋다.

이 원장은 “콧물, 코막힘 증상을 달고 사는 비염 환자의 경우 폐와 대장이 함께 안 좋은 경우가 많으므로 찬 음식, 자극적인 음식, 유제품을 자제해야 한다”며 “대추, 생강을 끓인 후 파 밑동을 넣어 더 끓인 물을 마시면 감기와 맑은 콧물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들의 콧물, 코막힘 증상은 초기에 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일단 발병하면 70~80%가 성인이 되어서도 사라지지 않는데다 완치도 쉽지 않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아이앤맘센터 원장은 “비염일 경우 맑은 콧물이 흐르고, 발작성 재채기를 많이 하며, 코와 눈, 입천장의 가려움증이 수반된다”며 “결막염, 중이염, 천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생활사진가 박선아 제공

도움말: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문석균 중앙대 용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아이앤맘센터 원장

죽염수 세척·대파 팩…“콧속 시원하게 해줍니다”

콧물이 흐르고, 코막힘 때문에 숨쉬기 어려울 때만큼 괴로운 순간도 없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민간요법들을 소개한다.

세척·보습 코에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나 죽염수, 소금물, 녹차물을 넣고 입으로 뱉으면 된다. 아침저녁으로 하되, 한번 할 때마다 3차례씩 하면 좋다. 코 점막 안에 붙어 있는 이물질이 제거되고 섬모 기능이 정상화돼 감기 예방과 비염 치료에 효과적이다. 코 내부가 많이 건조한 경우에는 직접 꿀이나 참기름을 발라 촉촉하게 해주면 코막힘 증상이 호전된다.

온열 코가 심하게 막힐 경우 뜨거운 물수건을 코 위에 올려놓으면 도움이 된다. 거즈에 따뜻한 물을 적셔 코에 대고 천천히 숨쉬기를 반복해도 열기가 보충되어 막힌 코가 뚫린다. 코막힘을 예방하려면 평소 조깅을 하거나 목욕, 족욕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면 된다. 주전자에 쑥을 끓여 김을 쐬면 콧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팩·마사지 코막힘에는 열을 내리고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대파가 유용하다. 파의 흰 대 부분을 2~3㎝ 길이로 자른 뒤 2등분 해서 여러 겹으로 나눠 끈끈한 안쪽 면을 콧등에 올려놓고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얹은 다음 3~5분간 두면 된다. 녹차나 무즙을 탈지면에 적셔 막힌 코에 넣어둬도 코가 서서히 뚫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잠자기 전 알로에 잎을 5㎝가량 쪼개 속살을 콧등에 반창고로 고정하고 아침까지 두면 비염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가운데 손가락으로 콧대 양옆을 20~30번 마사지해서 코 안팎을 따뜻하게 해주는 방법도 좋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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