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2.30 15:27
수정 : 2010.12.31 14:13
|
그들의 웃음폭탄, esc 빵 터졌다!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매거진 esc] 올 한해 나를 웃긴 독자 사연 콘테스트 1~5위 대공개
결혼을 앞둔 친구가 부모님께 중국 효도관광을 보내드렸습니다. 결혼자금 아끼라며 한사코 거절하던 부모님은 결국 여행을 떠나셨죠. 한 달 뒤 신혼집에 커다란 라텍스 침대가 배달됩니다. 딸의 마음이 예쁘고 고마웠던 부모님이 중국에서 산 선물이었습니다.
문제는 크기였습니다. 방 한 칸짜리 좁은 신혼집과 부모님이 애써 고른 거대한 라텍스 침대는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었습니다. 결국 침대 받침대 빼고 매트리스만 겨우 구겨넣었죠. 방문은 닫히지 않았고 신혼부부는 방문턱에서 높이뛰기를 해야 방에 골인할 수 있었습니다. 신혼부부는 방에 뛰어들면 바로 누워야 했기에 금실이 누구보다 뜨거울 수밖에요. 귀엽고 앙증맞고 섹시하고 따뜻한 웃음이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갔더랬습니다.
〈esc〉 독자 여러분의 올해는 어땠나요? 온 누리에 웃음과 평화를 전하고 싶었던 〈esc〉의 ‘웃긴 사연 콘테스트’에는 이런 순간이 넘쳐납니다. 〈esc〉팀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1~3위 사연은 독특한 화풍을 자랑하는 현태준 만화가가 재미난 그림으로 옮겼습니다.
웃음으로 유혈사태를 막은 여러분 모두가 ‘be폭력자’이십니다. 웃음 나누신 여러분~ 모두 복 받으실 거예요.
정리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
“엉뚱한 딸 덕에 재밌는 얘기 많아요”
웃긴 사연 공모 1등 전윤정씨 인터뷰
|
전윤정씨
|
정은이가 받아쓰기 100점을 받아온 날이었다. 엄마 전윤정(39)씨는 기쁜 마음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정은이는 느리게 배워서 거북이더니 이제는 빠른 토끼가 돼가나 봐.” 그러자 정은이가 받아쳤다. “응, 엄마. 귀가 계속 자라는 것 같아!”
딸 정은이의 웃긴 사연으로 콘테스트 1등을 먹은 전씨는 딸 키우는 재미가 남달라 보였다. “정은이는 공부보다 놀이에 관심이 많은 엉뚱한 아이예요. 성장도 느리고 배움도 느린 거북이라 늘 재밌는 얘기가 많아요.”
장래 희망이 토끼였던 정은이는 꿈을 바꿨단다. 표범이 되어 신나게 달리는 꿈.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큰 방울이고 “루돌프가 쓰던 것도 괜찮다”는 말에 엄마·아빠는 배꼽을 잡고 쓰러졌다.
서울 살다 남편 직장 따라 강원도로 이사한 지 5년인 전씨는 딸의 순수한 마음도 시골에서 살기 때문인 것 같다고 자랑했다. 딸 덕에 웃긴 사연을 한아름 간직한 전씨는 실은 <심야식당> 만화 전집 정도의 소박한 기대만을 갖고 있었다며 1위 소식에 기뻐했다.
그는 최근 〈esc〉가 실은 ‘마지막 낭만기차 경춘선’ 기사를 재밌게 봤다고 했다. “90년대 학번들에게 춘천은 낭만 도시잖아요. 살아보니 아이 키우기에도 좋은 곳 같아요.”
1등 상품 호텔 패키지 이용권은 남편의 배려로 더욱 즐겁게 쓸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고맙게도 남편이 친구들과 처녀 시절로 돌아가 재밌게 놀다 오래요.” 정은이도 이 기쁜 소식을 알까? “시험 틀린 것 얘기했다고 창피하대요. 하하하.”
김미영 기자
|
|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