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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20 17:01 수정 : 2011.01.20 17:01

지난 8일 용인 고기리 시메온농원 캠핑장. 아들 부부, 사위 부부, 손주들과 함께 캠핑 온 엄영호(72)·황옥섭(66)씨 부부 가족이 난롯가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매거진 esc] 이렇게 하면 초보 겨울캠핑 완벽 준비

“우리나라에서 오토캠핑만큼 전국민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야외활동은 따로 없을 겁니다.” 거의 매주말 캠핑을 나서는 캠핑족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러나 대화가 겨울캠핑에 이르면, 이들의 말은 조심스러워진다. 등산을 다니다 캠핑에 빠진 ‘가을하늘’(캠핑퍼스트 회원 닉네임)도, 23년간 스키를 타다 캠핑으로 돌아선 ‘놀부부대’도, 어릴 적 아버지와 야영 때 맡았던 나무 타는 냄새가 그리워 캠핑을 시작했다는 ‘심후’나 60주 연속 주말 가족캠핑 기록을 세웠다는 ‘포비’도 “겨울캠핑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초보자가 겨울캠핑에 나설 땐 “철저한 장비 준비는 물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여름캠핑 경험이 있다 해도 눈보라 치고 기온이 급강하하는 한겨울엔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캠핑 숙련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울캠핑 초보자가 갖춰야 할 장비들과, 캠핑장 선택, 마음가짐 등을 정리했다. 겨울캠핑의 매력을 확인하려면 알아둬야 할 내용들이다.

겨울캠핑 필수 장비들 | 겨울캠핑 장비의 기본은 당연히 보온·난방 장비다. 초보 캠퍼(남성의 경우)가 야외활동에 익숙지 않은 아내나 아이들을 캠핑장으로 이끌기 위해선,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 마련이 첫째다. “첫 캠핑에서 가족을 추위에 떨게 한다면 다음 캠핑은 이미 끝난 것”이다.

보온·난방을 위한 겨울캠핑 필수 장비로 거실형 텐트(침실용 소형텐트는 거실형 텐트 안에 친다)와 겨울용 침낭·난로·전기담요 등이 꼽힌다. 멋진 겨울캠핑의 추억을 쌓기 위한 최소한의 장비들이다. 가장 중요한 단열·보온 장비가 텐트다. 여름엔 침실용 텐트와 타프(그늘막)를 치면 족하지만, 겨울엔 주 활동공간이 되는 거실형 텐트가 필수다. 침실용 텐트 밑에 깔 에어매트도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기 위한 필수 장비다. 거실형 텐트 세트(침실용 텐트 포함)는 70만원대부터 있다.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스노피크 제품은 가격이 200만원대에 이른다. 자충식 에어매트는 1인용이 5만~15만원 선. 보온에 필수인 겨울용 침낭은 30만~50만원 선에 살 수 있다.


코오롱스포츠 에어매트.
난방을 위해선 거실형 텐트에 들여놓을 난로가 필수품. 물을 끓이고 간식거리를 구워 먹을 수 있어, 겨울 텐트 생활의 구심점이 되는 요긴한 장비다. 국내 제품인 파세코 석유난로가 캠핑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3만원. 겨울캠핑 숙련자들은 장작을 때고 따로 굴뚝을 세우는 화목난로를 쓰기도 한다. 그러나 전기난로는 피해야 한다. 전력 소비량이 크고 화재 위험도 높아 사용을 금지하는 캠핑장이 많다. 전기담요는 대부분 허용한다. 일반형은 4만~5만원 선에 살 수 있다.

버너는 휘발유 버너를 사용하는 이들이 많지만, 초보자라면 휴대용 가스 버너가 무난하다. 가스 버너엔 겨울용 ‘이소부탄가스’를 준비하는 게 좋다. 기온이 낮아지면 일반 부탄가스는 화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야외에서 불을 피우고 바비큐 음식을 차릴 때 쓰는 화로대, 텐트 칠 때 얼어붙은 땅에도 잘 박히는 핑거펙, 화재에 대비한 소형 소화기 등도 필요한 장비로 꼽힌다.

동호회 공동구매 활용을 | 이처럼 겨울장비 마련엔 만만찮은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대개는 초보자·숙련자를 막론하고 캠핑 동호회에 가입한 뒤 공동구매를 통해 장비를 구입한다. 공동구매를 하면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 큰 인터넷 캠핑 동호회의 경우, 자체 기획생산을 통해 회원들에게 각종 장비를 싸게 공급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캠핑퍼스트’는 1인용 침낭을 서로 연결해 한 가족이 이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겨울용 침낭을 기획생산해 일반 침낭의 절반 가격(18만원)에 공급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오리털 침낭 바닥에 솜을 덧댄 이 침낭은, 뒤에 일부 업체에서 비슷한 제품을 따라 생산하면서 캠핑장비 개발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9만원 하는 거실 텐트용 ‘안락의자’를 따로 주문제작해, 회원들에게 3만원대에 공급하기도 했다. 캠핑퍼스트 카페지기 이동환씨는 “앞으로 겨울캠핑의 필수품인 난로도, 가격은 낮추고 질은 높인 제품을 기획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중고품 장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 구입에 앞서 경험자들의 사용 후기나 조언 등을 꼼꼼히 살펴 품질과 적정가격을 확인해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초보자들이 캠핑 장비를 마련할 때 ‘한꺼번에 완벽한 장비를 갖추려는 욕심’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꼭 필요한 것부터 하나씩 장만해 가는 재미를 느껴보라”는 것이다. ‘구입하고 바꾸고 또 구입하고’를 되풀이하는 ‘장비질’에 빠지다 보면, 집 안의 주방기구 등 살림살이가 다 캠핑용으로 바뀌는 수가 있다니 조심하시길.


(왼쪽부터) 파시 보온물주머니(탕파). 콜맨 노스스타 가솔린 랜턴. 파세코 난로.
겨울 오토캠핑장 선택 | 첫 겨울캠핑이라면 집에서 멀지 않은 곳, 교통여건이 좋은 곳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텐트 치고 거두는 시간을 생각해야 하고, 첫 캠핑에 동행하는 가족의 편의와 안전도 염두에 둬야 한다. 눈이 내릴 것을 고려해 외딴곳, 가파른 산길을 타는 곳은 피한다. 되도록 캠핑꾼들이 많이 몰리는 곳을 고르는 게 좋다. 응급상황 발생 때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론 시설을 본다. 공동 개수대·화장실·샤워실을 갖췄는지, 실내 시설인지, 온수가 나오는지, 전기가 공급되는지 등은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수도시설 등이 실외에 있거나 전기를 공급받지 못할 경우, 극심한 불편과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야외활동에 익숙지 않은 여성들은 큰 불편을 느끼게 된다. 매점이 있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초보자들의 경우 미처 준비 못한 물품들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 경관이다. 첫 캠핑의 추억을 멋지게 뒷받침하는 것이 캠핑장의 풍경이다. 겨울캠핑에 부담을 가졌던 여성이나 아이들도 멋진 경관을 만나면 감동받고 좋은 기억을 지니게 된다. 캠핑 사이트 이용료도 살펴봐야 한다. 1박에 2만원대가 많지만, 시설이 좋다는 이유로 3만원 이상을 받는 곳도 있다. 전기시설 이용료는 따로 받는 곳이 많다.

텐트를 치는 장소(사이트) 선정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음지보다는 햇볕이 많이 드는 양지 쪽을 고르고, 바닥은 잔돌을 깔아놓은 곳이 좋다. 사이트 옆이나 뒤에 나무나 건물 등이 있어 바람을 막아주는 자리면 더 좋다.

겨울캠핑 즐기기 | 가족 전체를 위한 캠핑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아내와 아이들의 취향과 생각을 염두에 두고, 가족 전체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보도록 한다. 겨울캠핑은 추위와 바람 때문에 대개 외부활동보다는 텐트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서로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음식도 온 가족이 함께 만들고 설거지와 정리정돈도 아이들을 참여시켜 함께 해본다. 아이들과 함께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를 준비해 가면 금상첨화다.

먹는 일은 캠핑의 최대 즐거움 중 하나. 준비하고 만들고 둘러앉아 먹는 일이 모두 각별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첫 겨울캠핑에선 거창하거나 조리가 지나치게 번거로운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음식은 되도록 집에서 미리 손질해 가는 게 ‘피로감’을 더는 요령이다. 기름기가 많거나 손질이 많이 필요한 음식을 줄이고, 간단히 헹구는 정도로 설거지를 끝낼 수 있는 종류의 음식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텐트를 치고 걷는 일은 부담이기도 하고 즐거움이기도 하다. 칠 때는 모르지만 캠핑을 끝내고 추위 속에 텐트를 걷고 장비를 챙겨 차에 수납하는 일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아쉬움도 남고 몸도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꾼들은 텐트 걷는 것도 즐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한 가지씩, 쉬어가며, 먹어가며 마무리를 즐기라”는 것이다. 다음을 기약하며 장비를 거두는 것도 캠핑의 한 일정이다.

첫 겨울캠핑을 멋지게 마무리했다면, 다음 캠핑 장소로는 가족 취향에 따라 테마가 있는 캠핑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예컨대 온천 옆 캠핑장, 스키장 옆 캠핑장, 얼음낚시를 할 수 있는 강변 옆 캠핑장 등을 선택해볼 만하다. 단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 모든 일은 가족이 함께 상의해 결정한다!

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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