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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1.27 11:20 수정 : 2011.01.27 11:20

신라호텔 제공

의전마케팅에 사활거는 특급호텔·자동차업계

공항 영접과 의전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 대부분이 입국심사장을 거치는 순간 낯설고 불안한 마음을 갖기 때문이다. 내 집처럼 즐겁고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게 의전의 전부다. 그러려면 자는 곳, 먹는 음식, 타는 차부터 특별해야 한다.

정부 행사를 치를 때마다 외교통상부 의전팀이 상대방 국가와 가장 먼저 협의하는 일은 숙소와 차량 문제다. 외국에서 국빈이나 정상급 실무단이 오면 정부는 규모에 맞게 호텔비를 지원한다. 국빈행사의 경우 브이아이피(VIP)와 수행원 10명, 공식행사는 브이아이피 포함 6명 정도의 5성 호텔급 숙박비를 책임진다. 이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 정상이 외국에 가도 적용받는 수준이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서울시내 특급호텔의 역량이 총동원된 행사였다. 롯데호텔은 50억원을 들여 식당의 위치를 바꿨다. 지하 1층에 있던 한식당 ‘무궁화’를 전망 좋은 38층으로 옮겨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비즈니스 서밋 행사의 주무대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이었다. 최고경영자 120명 중 90%가 이곳에 머물렀다. 호텔은 객실과 만찬장, 건물 외관을 새단장했다. 이렇듯 호텔이 국빈 대접에 신경 쓰는 까닭은 분명하다. 호텔의 격이 높아지면서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베엠베코리아 제공
신라호텔에는 의전을 담당하는 ‘서비스드림팀’이 따로 있다. 올림픽을 앞둔 1987년 만들어졌고, 매년 20명가량을 기수별로 뽑는다. 주요 업무는 브이아이피 고객 서비스다. 드림팀은 실미도의 해병대 훈련 등 약 4개월 동안 지옥훈련을 거쳐 만들어진다. ‘서비스도 과학’이라며 서빙 거리와 시간을 측정해 실전 같은 리허설을 거친다. 신라호텔 이주희 대리는 “의전은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 나라가 어느 호텔에서 의전을 잘 치러내면 그 스토리가 공유된다”며 “좋은 의전으로 소문나면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알아서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했다.


의전은 식탁 위 외교라고 할 만큼 만찬이 중요하다. 식사 메뉴는 외교통상부 의전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전문가들과 수차례 협의해 결정한다. 대통령 부인의 역할도 크다. 제주도에서 열린 지난해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영부인의 의견을 수렴해 귤막걸리가 선보였다. 예전에는 서양식이 주로 만찬에 올랐으나 요즘은 한식이 자주 상에 오른다. 귀빈들의 자리에는 각 음식의 재료와 이름, 역사를 소개하는 안내장을 놓는다.

호텔이 완벽하게 숙식을 제공하면, 자동차업체는 편안한 이동을 책임진다. 유명인이 묵은 호텔처럼, 유명인이 탄 차도 의전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다. 자동차회사들이 각종 의전에 최고급 차량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까닭이다. 의전차는 안전도, 성능, 승차감, 브랜드를 보고 선정한다. 의전 대상이 직접 선호하는 브랜드의 차를 골라 요청하는 게 대부분이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외국산을 선호한다. 베엠베(BMW) 코리아 표성현씨는 “자동차업체들은 의전 대상의 캐릭터, 방한 목적, 브랜드와 어울리는 이미지인지 여부를 판단해 의전차로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G20 때 20개국 정상을 태운 건 현대의 에쿠스였다. 전 좌석 안마기능이 들어간 브이엘(VL)500은 한 대당 1억5000만원대다. 베엠베는 정상들 부인을, 아우디 외 다른 수입 차량들은 수행원들을 실었다. 자동차업체들은 정비서비스도 제공한다. 베엠베의 경우는 ‘서비스테크니션’이라고 해서 자동차정비 공인자격증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차량 점검을 지원했다. 최근 내한한 영국 가수 폴 포츠는 베엠베를, 일본의 영화음악가 히사이시 조는 렉서스를 의전차로 제공받았다.

의전차는 스타마케팅 효과가 뛰어나다. 스타와 함께 찍은 사진 한장이 홍보에 널리 사용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의전차는 반갑다. 전 좌석 안마 기능 같은 편의 기능까지 모두 장착된 고급차를 시중가보다 싸게 살 수 있다. 더불어 ‘○○○가 탄 차’라는 프리미엄도 생긴다.

G20 때 현대자동차가 의전에 사용한 에쿠스 60대는 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판매 완료됐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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