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3.21 20:48
수정 : 2011.03.23 08:35
몸무게 11~16㎏느는 건 적정선
넘어서면 임신성 당뇨 등 유발
무리한 체중조절은 난산의 원인
가벼운 운동은 5개월부터 시작
임신부 몸매관리 어떻게
“임신 축하합니다.” 부산에 사는 박경미(33)씨가 얼마 전 둘째 임신 사실을 안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유명 연예인의 임신 중 사진을 냉장고 앞에 붙이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남편에게 이렇게 선언했다. “손태영은 임신기간에 6㎏ 쪘대. 고소영은 애 낳고도 어쩜 저렇게 날씬할까? 나도 지금부터 체중관리를 해서 출산 후 반드시 에스(S)라인으로 복귀할 거야!”
“태아를 위해 임신부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통설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 임신 후 늘어나는 몸무게 때문에 맘고생을 하는 임신부들 사이에서는 다이어트 바람까지 불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 중 비만(16㎏ 이상 증가)은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 감염 등 산모와 태아에게 여러 가지 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하지만 과도한 몸매관리 역시 영양섭취 불균형을 초래해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임신 중 체중은 얼마나 늘어야 하는지, 임신 중 다이어트를 해도 되는지, 출산 후 체중 감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임신부의 몸매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 11~16㎏ 체중 증가가 적당 임신 중이라고 해서 과도한 열량을 섭취할 필요는 없다. 평소와 다름없이 먹되, 하루 100~300㎉만 추가로 늘리면 된다. 임신부의 체중 변화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1~16㎏의 몸무게 증가가 바람직하다. 임신 초기에는 입덧 등으로 체중의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중기에는 한 달에 1㎏, 후기에는 일주일에 0.5㎏씩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산모의 과도한 체중조절은 빈혈과 난산의 원인이 되고, 태아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성인이 됐을 때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한유정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부의 몸매보다 더 중요한 건 태아의 건강이므로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적절한 체중 증가를 유도해야 한다”며 “칼로리가 높은 음식보다는 섬유소가 많아 포만감을 주는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비만과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규칙적인 식사와 아침밥을 거르지 않는 산모의 습관이 중요하다. 식사가 불규칙하면 산모의 혈당도 불규칙해져 임신성 당뇨를 유발할 뿐 아니라 태아가 태어난 이후 혈당조절 능력 저하로 저혈당에 빠지면 신경학적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현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칼슘과 철분 섭취가 불충분할 경우 산모와 태아 모두 골밀도가 낮아지는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임신 중에는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기름진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체중 조절을 위해 운동은 필수 임신 중이라고 해서 운동을 일부러 멀리할 필요는 없다. 유산 위험이 있는 임신 초기(2~4개월)에는 삼가는 것이 좋지만 안정기인 임신 중기(5~7개월)에는 적절한 운동이 더 몸에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3~4일, 하루 30분 남짓이 적당하다. 적당한 가사활동을 하면서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 중에는 수영이나 걷기, 가벼운 조깅, 요가, 임신부 체조, 스트레칭 등이 권장된다. 김덕하 윈클리닉 대표원장은 “수영보다는 물속에서 걷기가 적당하고, 무릎 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조깅보다는 걷기가 좋다”며 “체조, 요가, 스트레칭의 경우 배에 압박을 가하거나 관절에 무리를 주거나 과격한 동작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30주 이후에는 산모의 균형감각이 떨어져 쉽게 넘어질 수 있으므로 남편, 친구, 가족과 함께 산책 위주의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현선 교수는 “임신 전부터 꾸준히 하던 운동이 있다면 운동량을 80%로 줄이되 숨이 차오는 것 같으면 바로 쉬어야 한다”며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임신부가 새롭게 요가, 수영 등을 시작할 때는 주치의와 상의한 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유정 교수는 “심한 내과적 질환이 있거나, 자궁경부 무력증, 조기진통, 임신중독증, 지속적인 출혈이 있거나 26주 이후의 전치태반 임신부는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산후 몸매관리는 6주 후부터 아름다운 몸매는 모든 여성의 본능이다. 하지만 출산 후 비만은 우리나라 여성 80~90%가 시달릴 정도로 흔하다. 일반적으로 체중은 출산 직후 4.5~6㎏ 줄어들고, 출산 2주 후 4㎏, 6개월 후 2.5㎏가 감소한다. 출산 6개월 이후에도 1.4㎏가량이 빠지지 않고 남아 있게 되며, 이후에는 큰 체중 변화가 없다. 따라서 산욕기(출산 후 6주)부터 본격적인 몸매관리를 시작해 출산 후 6개월까지는 체중을 출산 전으로 회복해야 한다. 우리나라 산모들의 산후 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산후조리를 이유로 고열량 보양식을 먹고, 온몸을 이불에 싸매고 누워 몸을 움직이지 않는 전통이다. 출산 후 1주일부터 걷기, 스트레칭, 케겔운동 같은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선은 자신에게 필요한 열량을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목표 체중×(30~35㎉)가 자신에게 필요한 하루 열량이다. 즉, 55㎏이 목표라면 55×35=1925㎉가 필요 열량이므로 이에 맞춰 식단을 짜면 된다. 모유 수유를 할 경우 이보다 500㎉ 남짓 칼로리를 더 섭취하면 충분하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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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엄마에게 필요한 영양소
초기엔 ‘엽산’ 중기부턴 ‘철분’ 섭취를
건강한 출산을 위해서는 임신 중 영양섭취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우선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후 3개월 사이에 엽산제(헤모글로빈 형성에 관여하는 비타민 비(B) 복합체)를 복용하면 태아의 신경계 기형 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이때 수분, 비타민, 무기질 보충을 위해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요구르트와 우유도 매일 챙겨 먹도록 한다. 태아의 성장이 왕성해지는 임신 중기에는 단백질, 칼슘, 철분을 섭취해야 하는 시기다. 간, 붉은 살코기, 생선, 달걀, 콩, 두부, 녹황색 채소, 멸치 등을 고루 먹는다. 단, 생선류는 디에이치에이(DHA) 공급을 위해 산모와 태아에게 좋은 음식이지만, 환경오염이나 중금속·수은 중독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일주일에 2회 정도 식단에 넣고 잘 익혀 먹어야 한다. 고현선 교수는 “몸집이 큰 황새치, 북대서양 왕고등어, 상어, 돔류 등을 먹게 된다면 일주일에 1회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임신 20주 이후부터는 철분 보충을 위해 철분제 복용이 권장된다. 분만 때 출혈에 대비해 비타민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다. 이때부터 음식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조금씩 자주 나눠 먹도록 한다. 흰쌀밥보다는 현미잡곡밥을, 동물성 지방보다는 올리브·옥수수·참기름 등 식물성 지방을 섭취한다.
출산 뒤에는 철분이 많은 육류와 생선, 간, 시금치, 우유와 유제품 등을 섭취해 빈혈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궁 수축과 철분의 흡수, 피를 맑게 해주고 지혈에도 효과적인 미역은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 미역은 요오드 성분도 풍부해 모유 수유를 도와줄 뿐 아니라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반면 열량이 낮아 비만도 예방한다. 차고, 맵고, 단단하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육류, 생선, 과일, 채소, 달걀, 콩, 두부, 해조류 위주의 담백한 식단을 짠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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