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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14 11:40 수정 : 2011.04.14 11:40

헤비메탈 밴드 아이언 메이든.(액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예습하고 공연장 가는 한국팬에 내한 스타들 열광

‘awsome’ ‘crazy’ ‘f**king’. 내한 공연을 마친 뮤지션들이 자신의 트위터나 공식적인 소감으로 자주 내뱉는 단어들이다. 느낌표가 몇개씩 따라붙는, 물론 칭찬이다. 한국 관객들은 그만큼 해외 뮤지션들을 놀라게 한다. 공연장에서의 열광적인 호응과 반응 때문이다. 오는 5월 두번째 내한 공연을 앞둔 마룬5는 첫 내한 이후 홍콩 티브이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투어 최고의 공연을 묻는 질문에 거두절미하고 한국이라고 답했다.

한국의 공연장에는 뮤지션이 관객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게 있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우렁찬 함성이 돌아온다. 중요한 히트곡이나 또는 ‘싱얼롱’용으로 애용되는 곡에서는 어김없이 ‘떼창’이 돌아온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엄청난 에너지가 있다.(아시아 다른 나라에 비해 여성 관객의 비율이 높은 것도 한 이유라는 얘기가 있다.)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공연 문화도 한몫한다. 바로 ‘예습’이다. 공연 관람이 영화 보는 것처럼 일상적인, 즉 음악이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일본 등의 나라와는 달리 한국에서 공연 관람은 아직 이벤트다. 게다가 내한 공연 시장이 활성화된 지도 몇년 되지 않기에 학수고대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내한 공연이 아니니, 비싼 티켓값의 본전을 뽑으려는 심리는 당연하다. 그래서 히트곡 한두 곡 정도가 아니라 공연 때 부를 걸로 예상되는 노래들을 사전에 파악해 익숙함의 정도를 높인다. 공연이 임박하면 한국에 오기 전에 공연했던 나라에서의 세트리스트(공연곡 목록)가 인터넷에 돌아다닌다. 주요 곡의 가사를 외워서 ‘떼창’에 대비하는 건 심화학습이라 할 만하다.

지난 3월20일 내한한 슬래시.(액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에 어느 정도 규모의 팬클럽이 있는 경우는 일종의 플래시 몹을 준비하기도 한다. 특정 노래의 특정 부분이 연주될 때 팬클럽에서 단체로 무대를 향해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 플래시 몹의 효시는 2009년 3월 트래비스 내한 공연. 그들이 ‘Closer’의 후렴을 연주했을 때 객석에서는 일제히 무대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이 예상치 못한 ‘일격’에 보컬 프랜 힐리는 잠시 노래를 멈추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노래가 끝난 뒤엔 “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한 것”이라며 “저 비행기 다 집에 가져가겠다”고 이벤트에 화답했다. 이 이벤트가 화제가 되어 같은 해 열린 미카의 내한 공연에서는 ‘We Are Golden’에 맞춰 팬들이 허공에 금색 종이가루를 뿌리기도 했다. 미카 역시 그 모습을 보며 입이 귀에 걸렸음은 물론이다.

한국 객석에서 찾아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색은 디지털카메라 액정의 바다다. 뮤지션에 따라 객석의 촬영을 허락하기도 금지하기도 하지만 동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디지털카메라가 급격히 보급된 반면 초상권 등의 개념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공연 관람 기회가 많지 않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연에서는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이글스 내한 땐, 공연 중반에 이르기까지 무대 조명에 뒤지지 않는 플래시 불빛이 객석에서 뿜어나오기도 했다.

국외 뮤지션들이 한국 관객에 감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일본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민폐 끼치는 걸 금기시하는 일본인 특유의 문화는 공연장에서도 드러난다. 싱얼롱의 크기도 한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고, 열광 또한 그렇다.

김작가/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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