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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4.28 10:13 수정 : 2011.04.28 10:13

웃긴 여행 울린 여행

지난해 여름휴가 때 서울·광주·부산에 흩어진 식구들이 순천 우리 집으로 모였다. 남편과 나는 고심 끝에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바다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아는 분에게 작은 배를 빌려 20명 대식구가 낚시에 나섰다. 집에서 9시에 출발해,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 점심을 해결할 작정이었다. 아이들은 새우깡으로 갈매기를 유혹하고, 어른들은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을 바라보며 낚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물때를 생각하지 않고 여유를 부린 게 문제였다. 쏜살같이 물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갯벌의 바닷물은 생각보다 훨씬 급격히 줄어들었다. 얼마 못 가 배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라면과 상추로 점심을 때우면 물이 들어오리라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뙤약볕과 배고픔을 견디며 저녁 8시까지 10시간을 갇혀 있어야 했다. 갈매기에게 던져준 새우깡, 점심때 먹다 버린 라면 국물이 너무 아

까웠다. 난민 가족이 되어 그날 밤 12시에 먹은 저녁밥은 세상에서 처음 맛보는 꿀맛이었다.

문인숙/전남 순천시 왕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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