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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05 11:17 수정 : 2011.05.05 11:17

왼쪽부터 앵그리버드, 에어펭귄.

[매거진 esc]

외국산 스마트폰 게임 ‘앵그리버드’와 국산 ‘에어펭귄’ 대해부

손가락은 꼼지락거리고 어깨는 들썩인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내려보며 이런 기이한 몸동작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살펴보라. 십중팔구 최근 인기를 끄는 애플리케이션 게임 ‘앵그리버드’(Angry Birds)나 ‘에어펭귄’(Air Penguin) 사용자일 가능성이 크다. 손쉬운 사용법에 깔끔한 화면 구성까지 곁들여진 두 게임은 최근 다양한 연령층에게 골고루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마트폰 전용 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조류’가 주인공이며,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서 함께 즐길 만한 게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게임 시장에서는 핀란드에서 태어나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앵그리버드)과 서울 구로동 출신 게임(에어펭귄)이라는 점에서 또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앵그리버드는 제갈공명과 같은 지략을 모은 ‘검지의 근육’으로, 에어펭귄은 화려한 창술의 조자룡처럼 ‘손목의 순발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차이점도 있다.

캐릭터·만화영화까지 확장하는 ‘앵그리버드’

앵그리버드는 핀란드의 게임 개발업체인 로비오(Rovio)사가 2009년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맥(Mac)·피시(PC)용으로 내놓았다. 첫 버전인 ‘앵그리버드’ 이후 핼러윈·크리스마스 등을 배경으로 넣은 ‘앵그리버드 시즌스(Seasons)’,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영감을 얻은 ‘리오’라는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한 ‘앵그리버드 리오(Rio)’ 등 다양한 버전이 나왔으며, 이달 초 1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게임 내용은 단순하다. 새총에 새를 얹어 쏜 뒤, 돼지를 잡거나 새장을 맞혀 갇혀 있는 다른 새를 구해야 한다. 몸을 던져 날아가는 새는 마치 ‘순악질 여사’의 눈썹을 닮은 화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른바 ‘닭둘기’(닭처럼 살찐 비둘기)를 닮아 날지 못하는 듯 보이는 새들은 색깔별로 다양한 파괴력이 있다.

게임 구성은 언뜻 엠에스도스(MS-DOS)용 게임이던 ‘탱크’와 한때 인기를 모았던 ‘포트리스’의 계보를 잇는 듯 보인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빼어난 그래픽과 재밌는 효과음, 그리고 한없이 확장하는 게임 단계를 큰 재미로 꼽는다. 지난해 11월 아이폰을 구입한 뒤 꾸준히 앵그리버드를 하고 있는 직장인 이정은(27)씨는 “어떤 각도에 따라 잘 무너지는지를 알아보는 묘미가 크고, 시즌별로 업데이트되는 점도 재미”라고 말했다. 주로 지하철과 화장실 등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씨는 첫 버전의 전 단계를 끝내고 얼마 전부터 시즌스의 ‘부활절’(Easter) 버전을 받아서 틈틈이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앵그리버드 첫 버전. 핼러윈 배경을 추가한 앵그리버드 시즌스의 게임 장면.
로비오는 반항적인 모습의 캐릭터와 부드럽게 넘어가는 화면 구성, 그리고 쉽게 배울 수 있지만 게임을 다 깨기에는 어렵다는 점 세 가지가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누리꾼들이 동호회를 꾸리고 단계별 ‘공략집’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앵그리버드 게임의 성공은 캐릭터 사업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티셔츠·인형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로비오는 이미 완구류를 300만개 팔았고, 앞으로 앵그리버드 영화와 텔레비전 만화 시리즈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강합체 믹스마스터’를 만든 선우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28일 앵그리버드의 국내 저작권 판권을 구입했다.

‘에어펭귄’은 좀더 쉽게, 더욱 본능적으로

이러한 앵그리버드의 활약에 위협을 가한 메이드 인 코리아 ‘토종 게임’도 있다. 그 주인공은 국내 모바일 게임 전문 업체인 ‘게임빌’(Gamevil)이 내놓은 ‘에어펭귄’. 애플 앱스토어 전용으로 만든 이 게임은 지난달 19일 출시 나흘 만에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미국 앱스토어에서 유료 게임 전체 순위 1위에 올라서고, 어드벤처·아케이드 장르 게임에서도 1위에 올랐다.

에어펭귄은 아이폰의 중력 가속 센서를 활용한 ‘틸팅’(Tilting) 기능(휴대폰 기울기를 감지해 애플리케이션에 반영하는 기능)을 이용해 만든 게임이다. 스마트폰의 수평을 앞뒤 양옆으로 기울이면서 방향 조종을 할 수 있다. 주인공인 펭귄이 남극의 바닷가에 떠 있는 얼음을 뛰어넘으면서, 상어·물개 등 장애물을 피해 단계를 높여가는 게임이다.

개발 배경에 대해 게임빌은 가장 친숙하고 공감 가는 주제로 모바일 게임을 만들자는 취지로, 대중 친화력이 높고 특징이 뚜렷한 펭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게임 메뉴에서 볼 수 있는 ‘게임 줄거리’는 “지구 온난화로 남극의 빙하가 붕괴하는 상황 속에서 펭귄이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아 나선다”는 다소 의미심장한(?) 내용이다.

앵그리버드에 견준 에어펭귄의 장점은 좀더 본능적으로 조작하고, 알아보기 쉬운 게임이라는 점이다. 김용훈 게임빌 홍보팀장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줄거리 라인과 과장·왜곡하지 않은 그래픽, ‘틸팅’이라는 참신한 조작법을 적용한 점, 스토리·서바이벌 두 가지 모드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점”이 에어펭귄의 장점이라고 꼽았다. 언뜻 보면 닌텐도의 유명한 고전 게임 <남극탐험>이 떠오르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단계별로 장애물의 조합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김 팀장은 앵그리버드에 대해 “산업적 측면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의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초보 사용자나 저연령층이 좀더 많은 단계를 즐길 수 있도록 더욱 쉬워져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게임 모두 국내용 버전은 없는 상태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사전 심의를 적용하고 있어, 국내 공식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는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 사용자는 외국 앱스토어를 이용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공식 마켓이 아닌 ‘마이마켓’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즐기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 로비오 홍보부사장 인터뷰

“아이들과 30대 초반이 타깃”


로비오 제공
2003년 핀란드 헬싱키기술대 학생 3명으로 출발한 로비오사는 독특한 직책 이름을 쓴다. ‘앵그리버드’로 일어선 만큼 직책명도 새에서 따왔다. 최고 마케팅 담당자인 페테르 베스테르바카는 ‘강한 독수리’(Mighty Eagle)이고, 홍보담당 부사장 빌레 헤이야리(사진)는 ‘새 돌봄이’(Bird Whisperer)로 불린다. 저작권·상품 담당자는 ‘들새 관찰자’(Bird Watcher·Twitcher)다. 최근에는 ‘못된 돼지저금통 매니저’(Bad Piggy Bank Manager)도 새로 합류했다. ‘새 돌봄이’에게 전자우편 인터뷰를 청했다.

Q. 앵그리버드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A.“2009년 초 다양한 게임 디자인을 연구하다가 화난 모습의 새를 포함한 디자인이 나왔다. 당시 모두가 화난 새의 모습에 빠져 다음 게임의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나중에 추가한 (새들의 적인) 돼지 캐릭터는 신종플루(돼지독감·Swine flu)에 대한 공포가 최고로 치달으면서 포함했다. 처음에는 새가 땅바닥에서부터 날아 떨어지는 방식이었는데, 사용자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새총에 새를 얹고 ‘날지 못하는 새’를 탄생시켰다.”

Q. 많은 이들이 게임의 배경음악·효과음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개발할 때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나?

A.“게임과 캐릭터의 분위기에 맞춰 최대한 신기하고 독특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단계마다 게임을 만들 때에도 사용자가 흥미를 느끼면서 단계를 넘을 수 있도록 난이도 조절을 해야 한다. 4살부터 75살 모두에 맞춰 개발하지만, 주요 타깃은 아이들과 태블릿·스마트폰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30대 초반이다.”

Q.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게임은?

A.“올해 여름에는 온라인과 페이스북에 새 소셜 게임도 낸다. 당장은 앵그리버드의 브랜드화에 주력하되 미래의 성장 동력도 함께 모색하려 한다.”

Q. 경쟁사 게임인 에어펭귄은 어떻게 보나?

A.“아이폰에 최적화한 매우 훌륭한 게임이다. 앱스토어에 최고의 순위로 지속적인 성공을 계속해 간다면, 게임 진화 과정이 흥미로울 것 같다. 우리는 새 관련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새가 화나 있는 걸 가장 좋아한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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