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16 11:47
수정 : 2011.06.1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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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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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문영화·김부연의 그림이 있는 불란서 키친
지금 유럽은 동양 식재료에 열광중
프랑스에는 지금 젠(zen)바람이 불고 있다. 아시아의 선(禪)을 의미하는 것으로 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자신들보다 비만 인구가 훨씬 적은 나라들의 비결을 찾고 동양의 음식 문화를 연구한다. 한국 슈퍼마켓에서나 구할 수 있던 두부나 미역을 지금 프랑스 동네 오가닉 숍에서 쉽게 살 수 있게 된 것도 그래서다. 혀끝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프랑스인들이 밋밋한 맛의 두부와 그토록 싫어하는 미끌미끌한 식감의 미역을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프랑스의 유명 음식 잡지 중 하나인 <사뵈르> 2월호엔 우무(한천)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바다에서 채취하는 해초류로 만드는데, 일본은 그 역사가 1000년이 넘었지만 프랑스는 10년 정도밖에 안 되었고, 동물성 재료인 젤라틴과 기능은 비슷하지만 100% 식물성이기에 건강에 좋고 칼로리가 낮아 동양인의 날씬한 체형의 비법이란다. 젤라틴에 비해 응고력은 3배 이상 높고, 젤라틴보다 높은 온도에서 응고하기 때문에 젤리화도 쉽고 미네랄까지 풍부한 이런 ‘어메이징한’ 재료가 어디 있겠느냐며 아예 대놓고 우무 예찬론을 편다. 서양음식 재료에 열광하는 젊은 주부들이 늘어나는 지금, 서구에서는 오히려 동양의 식재료에 신비로운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우무는 바다에서 자라는 우뭇가사리를 삶고 얼리고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만들어진다. 식품에 넣으면 젤리화하는 특성이 있어 우리나라에선 양갱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여름에는 콩국에 우무를 넣어 마시기도 하는데 씹을 필요도 없이 미끈하게 목으로 넘어가는 시원한 음료다. 가정에서는 간단하게 과일을 이용해 젤리를 만들어 아이들 간식으로 안심하고 먹일 수 있을 것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먹으면 포만감을 주는데다 칼로리는 없기에 다이어트에도 아주 좋다.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등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로 만드는 젤라틴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우무는 좋은 대체 소재일 것이다.
이번 칼럼을 준비하면서 과일 젤리를 만들어보기 위해 우무를 사러 갔다. 한국의 동네 작은 상점부터 대형 슈퍼까지 다 돌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반면 젤라틴은 웬만한 상점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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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젤리
◎ 재료 | 귤 통조림 1캔, 귤 주스 200ml, 설탕 50g, 우무 가루 1ts(4g), 레몬즙 약간
◎ 만드는 법 | 1. 귤 주스, 설탕, 우무를 냄비에 넣고 저어주며 끓인다. 2.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레몬즙을 조금 넣는다. 3. 컵이나 작은 용기에 통조림 귤을 채우고 2를 붓는다. 4. 냉장고에 넣어 2시간 정도 차갑게 식힌다.
Tip 1. 통조림 대신 제철 과일을 사용해도 좋다. 2. 설탕이 들어가면 더 단단해진다. 3. 우무는 재래시장 건어물상이나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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