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23 10:17
수정 : 2011.06.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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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W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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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오렌지빛 수영복을 차려입는다…피부에 태닝 오일을 고르게 바른다…알이 조금 큰 파일럿 선글라스를 낀다…비치파라솔 아래 선베드에 누워 그를 바라본다…머릿속에 줄줄이 떠오르는 생각, 생각들….
제주 이호테우해변이 지난 19일 여름맞이를 시작했다. 열흘 뒤 7월 초면 전국 해수욕장이 대부분 문을 연다. 젊은이들의 여름철 ‘잇(it) 플레이스’인 서울 한강공원 수영장 9곳도 7월2일부터 개장한다. 이미 그 물가 앞에, 마음이 서 있다.
하.지.만!
모든 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수영복 입고 맵시를 드러내고 싶어 단기 속성 몸매 관리에 매달려 본다. 닭가슴살과 샐러드 재료를 사서 냉장고에 채워놓고 의지를 다진다. 밀려오는 건, 며칠간의 근육통. 나올 데는 나오지 않고 다리는 점점 닭다리를 닮아가는 것만 같다. 샐러드에 뿌리는 드레싱 양은 점점 많아진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다시 몸매 관리에 도전한다. 여자만 그런가? 남자도 얼굴, 몸매, 패션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빼어난 맵시 뽐내고 싶은 마음은 남녀가 유별하지 않다.
인생은 점점 피곤해지는 것 같다. 수십년 동고동락한 ‘O라인’ 몸을 스스로 껴안으며 살겠다 다짐하면 이런 일 없을 텐데…. 그러나 물가에 나앉은 연예인들의 매끈한 수영복 맵시를 보고 있자면 입이 절로 벌어진다. 갓 태어난 아기의 동글한 몸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어른이 그렇다면? 날도 더운데 보기만 해도 덥다며 눈총에 핀잔이 함께 날아오기 일쑤다.
많은 사람들이 몸을 다듬고, 다듬는다. 몸매 관리를 넘어 ‘몸매 빚기’에 가깝다. 최근 몸매 빚기 가운데서도 화두는 ‘W라인’이다. 스스로는 볼 수 없어도, 남들에게는 가장 잘 드러나는 ‘뒤태’. 남녀 구분 없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많이 입게 되는 여름철이다. W라인 가꾸기 욕망은 한여름 정오의 태양만큼 작열한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협찬 비비안, 리바이스스트라우스코리아, 카파, 아디다스오리지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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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사진 | (왼쪽)아랫배에 단단히 힘을 주고 바른 자세로 걷는 원인경(37)씨는 17년간 속옷 피팅모델을 해왔다. 그사이 여성들의 몸은 더 단단해지고 풍만해졌다. 6~7년 전 브래지어 B컵은 현재 A컵(A, B, C순으로 크기가 커진다)과 크기가 같다. (오른쪽)모델 서재현(32)씨의 몸은 표정이 많다. 긴장, 유머, 위트, 열정, 연민 등 갖가지 감정이 카메라 속으로 밀고 들어온다. 11년 경력의 정상급 모델이다. 촬영중인 야구영화 <퍼펙트 게임>(박희곤 감독)에서 선동열의 팬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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