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23 10:33
수정 : 2011.06.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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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풍년 압력밥솥 ‘스타켄’(STAR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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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스토리-밥알! 톡톡!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압력솥에 밥을 씻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몇 분 뒤 뚜껑에 김 빠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압력추가 빠져 있어서였습니다. 어제 저녁, 외출하려고 급히 설거지를 했으니 싱크대 어딘가에 올려놓았을 텐데 보이질 않았습니다. 개수대, 싱크대, 컵받침, 그릇 받침대 등 김 빠지는 소리를 들으며 급히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번개처럼 드는 생각! 혹 음식물 쓰레기봉투? 개수대 밑의 쓰레기통? 비닐장갑을 끼고 신문지를 펼쳐놓고 하나하나 뒤지며 찾아봤습니다.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찾아야 했습니다.
범인은 제가 아니었습니다. 가족 모두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던졌습니다. 전날 밤 마트에서 사온 음료수를 계량한다며 싱크대 여기저기에 있던 각종 컵과 물병, 그릇들을 진열해 놓았던 10살 큰딸 아이인 듯합니다. 하지만 아이도 본 적이 없다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습니다. 엄마의 따가운 눈총에 찾는 시늉을 하다 사라집니다. 그럼 8살 둘째딸? 오늘 아침 목이 마르다며 물을 찾기에 잠결에 “네가 찾아 먹어라”고 말했는데, 아니랍니다. 아이는 살짝 컵만 들고 와서 물만 마시고 사라졌다며 모른답니다. 아니면 5살 셋째딸? 주말이면 늦잠 자는 엄마 때문에 배가 고프다며 아침부터 플레인 요구르트 먹겠다고 숟가락을 찾았는데? 아이는 의자 밟고 올라가 분홍 숟가락 하나만 가지고 간 이후엔 싱크대 근처에 가지 않았답니다.
속도 상하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여겨져 남편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티브이에 정신이 팔린 남편은 전기밥솥이 있지 않냐며 찾는 시늉만 하다 다시 들어갑니다. 전 망연자실해졌습니다. 그릇 받침대며 쓰레기를 몇 번을 뒤지고 쪼그리고 앉아 싱크대 바닥을 몇 번이나 다시 살펴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압력추 없는 압력밥솥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이었습니다. 전 성격이 급해 제일 센 불에 끓는 물을 붓거나 밥솥에 물을 부어 가열한 뒤 밥을 짓는 사람입니다. 김이 채 빠지기를 기다리지 못해 에이에스(AS)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대부분 성격 급한 분들이 이런 서비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결국 압력밥솥은 포기하고 느린 전기밥솥에 밥 지을 요량으로 밥솥뚜껑을 열었죠. 아! 기뻤습니다. 하얀 밥과 초록 콩 사이에 추가 사뿐히 누워 있는 게 아닙니까. 어! 이게 언제 여길 들어가 있지? 가족 모두에게 나를 안 도와주니 이제부턴 아무도 밥 안 준다고 소리를 지르던 터였습니다. 신속하고도 조용하게, 저는 입을 다물었지요. 그리고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도 생각이 났습니다. 아아,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 저만 있는 건 아니겠지요?
김소영/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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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밥에 얽힌 추억담, 밥과 관련한 통쾌, 상쾌, 유쾌한 이야기.
분량 | 200자 원고지 8장 안팎
응모방법 | <한겨레> 누리집(hani.co.kr) 위쪽 메뉴바의 ‘esc’를 클릭한 뒤 ‘밥알! 톡톡!’에 사연과 사진을 올려주시거나 한겨레 요리웹진 끼니(kkini.hani.co.kr)의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려주세요.
상품 | PN풍년 압력밥솥 ‘스타켄’(STARKEN) 시리즈 1개
문의 |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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