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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7.04 19:58 수정 : 2011.07.05 10:53

쌀눈·깨·당근·호박·시금치…
악취 원인물질 증가 억제
국소다한증 등 치료 필요

여름철 땀 관리법은

직장인 이성훈(43)씨는 여름마다 땀 때문에 고역이다. “평소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녀서인지, 축축한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냄새가 나조차도 불쾌할 정도”라고 말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요즘, 이씨처럼 땀 때문에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땀을 흘리는 모습과 냄새만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민망스러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다른 사람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라면 사회생활에까지 지장을 준다. ‘땀’ 관리는 여름철 건강과 매너를 지키는 지름길이다.

■ 땀 자체는 무색무취 땀은 원래 무색무취하다. 하지만 몸 안팎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와 효소의 작용으로 독특한 냄새가 생긴다. 우리 몸에는 손과 발에 많은 에크린 땀샘과 겨드랑이와 생식기에 많은 아포크린 땀샘이 있다. 유독 겨드랑이 땀 냄새가 독한 이유는 아포크린 땀샘이 땀과 함께 배출하는 지방산과 유기물질이 세균에 의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달걀 썩은 냄새, 양파 냄새, 시큼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아지면 미생물의 발육이 더욱 왕성해져 냄새는 더욱 지독해진다.

겨드랑이 냄새가 유독 심하면 ‘액취증’이 의심된다. 이는 땀샘 중에서도 아포크린 땀샘의 땀 분비가 두드러져 나타난다. 액취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마른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에게서 흔하다. 서양인에게는 많지만 한국인에게는 흔치 않아 이성교제, 면접, 취업, 결혼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이훈범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액취증이 심한 경우에는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겨드랑이
■ 다한증, 치료 받아야 땀 분비량이 많으면 냄새도 심해지기 마련이다. 일반 성인의 하루 평균 땀 분비량은 850~900㎖다. 이보다 땀의 분비량이 많을 경우, 보통 5분 동안 100㎖ 이상 배출된다면 다한증으로 본다. 책상 위에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얼굴에서 땀이 나거나 겨드랑이 땀 때문에 흰옷이나 실크 소재의 옷을 입지 못하는 경우, 글씨를 쓸 때 종이가 찢어지거나 컴퓨터 키보드에 땀이 흘러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다한증 진단에서 중요한 건 땀의 양보다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다. 땀이 많아도 지장을 느끼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손·발바닥, 코끝, 이마,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의 국소 부위에 땀이 많은 ‘국소적 다한증’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 계절과 상관없이 온몸에 땀이 나는 경우 비만, 당뇨병, 폐경, 갑상선기능항진증, 울혈성 심부전증, 흉강 내 종양, 파킨슨병 등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체크해 봐야 한다. 박만실 을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젊은층의 0.6~1.0%가 다한증으로 고생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국소적 다한증 치료법으로는 연고, 주사·전기 치료, 수술 등이 있는데, 전문의와 상의한 뒤 자신에게 맞는 시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효과적인 땀 관리법 땀이 많이 나고 냄새가 심하다면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청결’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최선이다. 세균이 땀 속의 단백질을 먹고 소화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3시간. 이때마다 땀을 씻거나 말리면 냄새 제거에 효과적이다.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바로 항균비누를 활용해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친 뒤에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파우더를 발라주면 보송보송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외출할 때 탈취제나 땀억제제를 뿌려주거나 발라주면 땀이 나는 것을 억제하고 산뜻한 향을 더해준다. 스프레이 타입의 디오더런트를 사용하면 간편하게 땀도 억제하고 땀 냄새도 예방할 수 있다. 겨드랑이 털을 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몸에 털이 많으면 세균 번식이 쉬워 좋지 않은 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적정한 체중 유지와 함께 너무 꽉 끼거나 조이지 않고,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옷을 입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을 할 때는 땀이 과하게 배출되지 않도록 하루 30분 이내로 줄인다. 운동중에는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30분 간격으로 물 한컵씩 마시고, 운동 뒤에는 깨끗이 씻고 확실하게 건조시킨다. 알코올, 커피, 홍차, 콜라처럼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을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향이 강한 음식도 자제한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 고지방·고열량 음식, 육류, 우유와 달걀, 버터·치즈 등의 유제품도 가급적 피한다. 강 원장은 “비타민E가 함유된 식품은 악취 발생의 원인물질인 과산화지질의 증가를 억제해준다”며 “쌀이나 보리의 배아, 깨, 당근, 호박, 시금치 등은 챙겨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도움말: 박만실 을지병원 흉부외과 교수,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 이훈범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


몸속 기·물 부족해도 땀 주르륵

머리서 나면 탈모 일으킬수도
손·발서 땀나면 금주·금연 필수

한방에서는 땀을 인체의 음양조절을 하면서 배출되는 체액으로 본다. 열을 배출해 적정한 체온을 유지하게 하고, 피부 건조를 막아줄 뿐 아니라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땀은 건강을 측정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과도하게 땀을 흘리거나 땀을 내고 난 뒤 몸이 개운하기는커녕 오히려 피곤하다고 느껴진다면 ‘건강 적신호’다. 대체로 소음인은 땀이 잘 나지 않고, 태음인은 땀이 잘 나는 체질이다.

땀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자한(自汗), 도한(盜汗) 등으로 나뉜다. 자한증은 노동, 운동, 의류, 기후, 방한, 약물 복용 등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땀을 흘리는 것을 말한다. 기가 허해져서 주로 생기는데, 습담을 원인으로 보고 기를 보충해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도한은 잠잘 때 나는 땀으로, 몸속의 피가 부족해서 생긴다. 음허내열, 즉 몸속의 열을 제어하지 못해 수분을 필요 이상으로 증발시키는 것이 원인이다. 박순재 평화한의원 원장은 “과도한 수분 증발로 수면장애, 식욕 감퇴, 체력 약화, 만성피로, 무기력증 등을 초래한다”며 “수시로 물과 제철 과일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몸 안에 양의 기운이 상대적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잠잘 때 흘리는 땀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거 <동의보감>에서는 땀이 나는 위치에 따라 두한(頭汗), 심한(心汗), 수족한(手足汗) 등으로 분류했다. 모든 양의 기운이 모이는 머리에서 땀이 나는 경우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장에서 땀이 나는 심한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너무 많이 쓴 것이 원인이므로, 스트레스, 긴장, 피로를 피하고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손과 발에 땀이 나는 수족한은 위장기능, 소화기능이 약해졌다는 신호이므로 금주와 금연, 식단 관리가 필수다. 이밖에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돕는 산수유, 폐의 기능을 도와 땀을 조절하는 황기와 오미자, 생맥차 등은 다한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박 원장은 “산수유차, 황기차, 오미자차 등으로 마실 때는 가능한 한 농도를 연하게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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