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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눈·깨·당근·호박·시금치…
악취 원인물질 증가 억제
국소다한증 등 치료 필요
여름철 땀 관리법은
직장인 이성훈(43)씨는 여름마다 땀 때문에 고역이다. “평소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녀서인지, 축축한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냄새가 나조차도 불쾌할 정도”라고 말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요즘, 이씨처럼 땀 때문에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땀을 흘리는 모습과 냄새만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기 때문에 당사자들은 민망스러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다른 사람에 비해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라면 사회생활에까지 지장을 준다. ‘땀’ 관리는 여름철 건강과 매너를 지키는 지름길이다.
■ 땀 자체는 무색무취 땀은 원래 무색무취하다. 하지만 몸 안팎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와 효소의 작용으로 독특한 냄새가 생긴다. 우리 몸에는 손과 발에 많은 에크린 땀샘과 겨드랑이와 생식기에 많은 아포크린 땀샘이 있다. 유독 겨드랑이 땀 냄새가 독한 이유는 아포크린 땀샘이 땀과 함께 배출하는 지방산과 유기물질이 세균에 의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달걀 썩은 냄새, 양파 냄새, 시큼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이다. 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아지면 미생물의 발육이 더욱 왕성해져 냄새는 더욱 지독해진다.
겨드랑이 냄새가 유독 심하면 ‘액취증’이 의심된다. 이는 땀샘 중에서도 아포크린 땀샘의 땀 분비가 두드러져 나타난다. 액취증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마른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에게서 흔하다. 서양인에게는 많지만 한국인에게는 흔치 않아 이성교제, 면접, 취업, 결혼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이훈범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액취증이 심한 경우에는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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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드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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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기·물 부족해도 땀 주르륵 머리서 나면 탈모 일으킬수도
손·발서 땀나면 금주·금연 필수 한방에서는 땀을 인체의 음양조절을 하면서 배출되는 체액으로 본다. 열을 배출해 적정한 체온을 유지하게 하고, 피부 건조를 막아줄 뿐 아니라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땀은 건강을 측정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과도하게 땀을 흘리거나 땀을 내고 난 뒤 몸이 개운하기는커녕 오히려 피곤하다고 느껴진다면 ‘건강 적신호’다. 대체로 소음인은 땀이 잘 나지 않고, 태음인은 땀이 잘 나는 체질이다. 땀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자한(自汗), 도한(盜汗) 등으로 나뉜다. 자한증은 노동, 운동, 의류, 기후, 방한, 약물 복용 등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땀을 흘리는 것을 말한다. 기가 허해져서 주로 생기는데, 습담을 원인으로 보고 기를 보충해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도한은 잠잘 때 나는 땀으로, 몸속의 피가 부족해서 생긴다. 음허내열, 즉 몸속의 열을 제어하지 못해 수분을 필요 이상으로 증발시키는 것이 원인이다. 박순재 평화한의원 원장은 “과도한 수분 증발로 수면장애, 식욕 감퇴, 체력 약화, 만성피로, 무기력증 등을 초래한다”며 “수시로 물과 제철 과일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몸 안에 양의 기운이 상대적으로 많은 어린이들이 잠잘 때 흘리는 땀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과거 <동의보감>에서는 땀이 나는 위치에 따라 두한(頭汗), 심한(心汗), 수족한(手足汗) 등으로 분류했다. 모든 양의 기운이 모이는 머리에서 땀이 나는 경우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장에서 땀이 나는 심한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을 너무 많이 쓴 것이 원인이므로, 스트레스, 긴장, 피로를 피하고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손과 발에 땀이 나는 수족한은 위장기능, 소화기능이 약해졌다는 신호이므로 금주와 금연, 식단 관리가 필수다. 이밖에 간장과 신장의 기능을 돕는 산수유, 폐의 기능을 도와 땀을 조절하는 황기와 오미자, 생맥차 등은 다한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박 원장은 “산수유차, 황기차, 오미자차 등으로 마실 때는 가능한 한 농도를 연하게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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