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더블피’의 차화섭 작가가 추천하는 휴가철 초간단 요리
차화섭(33)씨는 텃밭을 가꾼다. 경기도 고양시 집에서 파주시 텃밭까지는 40분 거리다. 약 70㎡(20평)인 텃밭에는 얼갈이배추, 상추 등 푸른 채소들이 계절을 좇아 풍성하다. 식탁은 제철 채소로 언제나 푸른 들판이다. 그의 채소들은 건강지킴이로만 생을 마감하지 않는다. 차씨의 붓끝에서 건강전도사로, 만화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난다. 차씨는 웹툰 작가다. 풀빵닷컴에서 ‘더블피의 뚝딱쿠킹’을 연재한 지가 벌써 7년째다. 귀여운 캐릭터 더블피가 만화와 사진을 이용해서 간편한 요리들을 쉽게 소개한다. 그야말로 ‘뚝딱’ 해치우는 요리들의 대백과사전이다. 오이만 잔뜩 든 오이샌드위치, 강화도에서 뜯어온 참취로 만든 나물무침, 오이소박이와 야생고들빼기 잎과 ‘남의 밭 쪽파’ 등을 섞어 비빈 국수 등. 요리 작업장은 그의 부엌. 실생활이 그대로 드러난다. 저렴·초간단 자취요리에서 건강·소박·검소한 자연식으로“요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입니다.” 그는 퀴즈도 ‘뚝딱’ 잘 낸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밭에서 제일 크게 자란 선두주자 작물입니다.’ 문장 아래에는 커다란 상추 사진 한장이 걸려 있다. 엽기 발랄한 요리가 등장하면 독자들의 눈동자는 두배로 커진다. 바나나카레가 그런 요리다. ‘바나나 의존이 심한 자취인 친구들’이 버리고 간 바나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박이 바둑이처럼 변한다. 더블피는 ‘(맛이 이상할 거라는) 편견을 버리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외치면서 칼질을 시작한다. 날 선 각오는 우유부단한 바나나를 카랑카랑한 카레로 만든다. 그는 전날 밤 라면의 침공에 무너진 얼굴처럼 푸석해진 토마토나 사과도 같은 방법으로 구제하자고 외친다. 차씨의 요리가 처음부터 건강식은 아니었다. 인스턴트 재료나 참치 캔 같은 간편 조리 식품을 이용한 요리들이 많았다. 오랜 자취생활의 흔적이었다. “대학교 다니면서 자취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무리 계산해 봐도 라면은 저에게 너무 비쌌거든요.” 그는 “더 싸고 더 맛있는 것”을 찾아내서 “더 잘 살아남고 싶”어서 요리를 시작했다. 사진에 글자를 입혀 발랄하고 위트 넘치게 구성했다. 싹이 난 감자나 변색한 양파를 ‘침 뱉는 애’, ‘머리에 힘준 애’, ‘탈색한 애’로 표현하고 ‘얘들은 삐뚤어져 있었습니다’라고 표현했다.
|
충북 청주가 고향인 차씨는 학창 시절 달달 외워야 할 교과서에 낙서를 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만화와는 거리가 먼 행정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뒤에도 낙서 버릇은 고치지 못했다. 낙서 같은 만화를 그리던 백수는 2005년 풀빵닷컴의 요리 콘텐츠 공모에 당선이 되었다. 애완동물을 소재로 한 만화를 온라인 쇼핑몰에 연재하기도 했지만 본격적인 만화 연재는 ‘더블피의 뚝딱쿠킹’이 처음이었다. 이후 어린이 잡지에 더블피가 주인공인 ‘어린이도 할 수 있는 초간단 요리’를 2년간 연재했다. “요리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지겹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즐겁게 이어가야 하는 생활”이라고 답한다. 그의 작은 소망은 “요즘 같은 먹을거리 불안 시대, 통장 팔랑팔랑 시대에 한 줄기 지푸라기가 되고 싶은 것”이다. 그가 휴가철 초간편 요리법을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