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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에선 인심 좋은 ‘부산 아지매’들의 걸걸한 목소리가 천막을 채운다. 해녀들이다. 30여년 전부터 잡은 생선을 광주리에 펼쳐놓고 팔아왔다. 아들딸을 시집·장가 모두 보냈건만 바다로 향하는 발걸음은 예전과 다름없다. 부산의 낮을 책임지는 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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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를 한잔의 소주와 지글거리는 장어구이로 마치려는 이들이 달려가는 자갈치시장의 장어골목. 이제는 부산시민뿐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드는 여행객들로 늘 분주하다. 부산의 밤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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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맛골목도 예외는 아니다.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는 부산, 여름휴가지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부산에선 번잡한 명소를 조금만 벗어나도 김기찬의 골목들을 만난다. 부산 토박이들을 다그쳐 찾아낸 곳만도 스무 곳이 넘는다. 이 골목들을 지켜낸 것은 맛이다. 한국전쟁 이후 배고프고 가난하던 시절을 버텨낸 통닭, 부두노동자의 시린 새벽을 채운 돼지갈비, 바다로 나간 해녀들이 찾아낸 탱탱한 생선 등. 맛은 도미노처럼 사람들의 혀를 툭 건드리자 전국으로 퍼지기도 했고, 새 친구를 맞기 위해 근사한 옷을 찾아 걸치기도 했다. 부산은 한마디로 쫀득하고 차지고 바삭거리는 골목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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