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8.04 11:01
수정 : 2011.08.05 16:41
템플스테이 10년…전국 사찰 118곳에서 각양각색 프로그램 절찬리 운영중
절에서 절절한 심정으로 절만 하고 오던 시기는 지났다. 신나게 배우면서 놀고, 왁자지껄 먹으면서 즐기고, 임도 보고 뽕도 따고 온다. 주말에도 휴가철에도, 연인·가족들 발길이 절로 이어져 절마다 남는 방이 없을 정도다.
올해는 ‘템플스테이’ 운영이 시작된 지 10년째 되는 해. ‘템플스테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 숙박·관광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서당스테이’ ‘고택스테이’ 등과 함께 시작돼 외국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최근 들어선 절에서 휴식·놀이·문화체험을 즐기려는 내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스트레스 많은 도시 삶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한편, 건강·음식·문화 등 평소 관심사에 대한 갈증을 해결하고 싶은 현대인의 욕구를 반영하는 쪽으로 템플스테이가 진화해온 결과다.
현재 전국 사찰 118곳에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양각색의 템플스테이를 운영중이다. 사찰마다 현대인의 정서에 맞는 다양한 테마의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명상과 예불 등 스님들의 일상을 엿보고 체험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기존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깔고, 톡톡 튀는 체험행사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사찰음식 체험, 무술 수련체험 말고도 캠핑이나 음악회를 곁들이거나, 아토피·비만 치유, 인터넷 중독 치유 등 다양한 심신 치유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지역 특산물이나 축제 등과 결합한 지자체 관광 연계 행사, 특성이 다른 사찰들이 결합해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주는 행사도 있다.
템플스테이 체험객들은 종교의 벽도 뛰어넘는다. 서울 숭인동 묘각사의 경우 지난해 참가자 3577명 중 19%가 기독교 신자, 5%가 천주교 신자로 나타났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장보배씨는 “절은 1700년 전통 문화의 보물창고”라며 “앞으로 이런 자산에 바탕한 더욱 대중친화적이고 색다른 체험프로그램들이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문화와 행복한 삶에 관심이 많다면, 해마다 되바라지게 진화하는 ‘템플스테이’를 눈여겨볼 만하다. 깊은 산속 절집은 이미 종교를 초월해 쉬며 즐기는 ‘행복 충전소’다.
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 | 이곳은 어디일까요? 중국 소림사 무예연습장일까요? 아닙니다. 골굴사(경북 경주시 양북면 안동리 산304번지) 대적광전 앞마당입니다. 매일 2차례 하는 선무도 시연 중입니다. 시연에 나선 분은 철안 스님(사진 가운데)과 선덕 법사(사진 오른쪽), 현웅 스님이십니다. 철안 스님은 10년간 선무도를 수련했습니다. 마치 독수리처럼 활짝 날개를 펴고 하늘로 웅비하는 모습은 절을 찾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철안 스님은 꿈이 있습니다. 중국 소림사처럼 너른 수련장에서 기를 모으고 싶습니다. 절을 찾은 이들이 늘면 가능하겠지요. 스님은 그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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