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8.18 10:58
수정 : 2011.08.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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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커피 경매시장의 모습. 김용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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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커피의 여정…벗겨 씻고 볶고 갈아 우려내 후루룩
커피의 원료는 커피나무 열매인 커피체리 안에 들어 있다. 열매 속에 두 개씩 들어 있는 생두를 끄집어내는 과정부터가 시작이다.
커피 과육을 벗기는 과정은 ‘수세식’과 ‘자연건조식’으로 나뉜다. 수세식은 기계로 과육을 벗긴 뒤, 물속에 씨앗을 담가 겉에 묻은 점액질을 제거한다.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자연건조식을 쓴다. 땅바닥에 커피체리를 널어놓고 과육이 말라 없어지기를 기다린 뒤 남은 씨앗을 벗겨 생두를 얻는다. 산지에서 출하한 생두를 볶고 갈아 우려내면 커피가 완성된다. 같은 생두라 해도 커피를 볶는 로스팅의 기술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생두는 질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눈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등에 쓰는 ‘커머셜 커피’와 상위 10% 수준의 고급인 ‘스페셜티 커피’로 구분한다. 사실 스페셜티 커피를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맛이 좋으면 된다. 하지만 거래의 기준을 두고자 포도주처럼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평가를 진행한다.
1999년 브라질에서 시작한 ‘컵 오브 엑설런스’(COE)도 이러한 평가 가운데 하나다. ‘커피 월드컵’처럼 커피 생산국마다 두번의 예선을 통과한 전세계 커피를 두고 매해 20여가지의 좋은 커피를 뽑는다. 평가에서 84점 이상을 받아야 스페셜티라 부를 수 있다.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평가에서도 80점 이상을 받으면 스페셜티라고 한다.
시오이의 평가는 전세계에서 뽑힌 20여명의 심판관이 한다. 생두의 크기와 상처부터 시작해 커피의 단맛·신맛·쓴맛과 향기, 그리고 마신 뒤 입에 남는 향까지 복합적인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사 프로듀서에서 커피 감별사(커퍼)로 변신한 이윤선(36) 테라로사 부사장이 유일하게 2009년부터 3년째 심판관으로 참석하고 있다.
커피 농가로서는 매출과 직결되므로 평가가 중요하다. 맛 좋은 커피를 알아보는 건 세계 공용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커피 산지에서 경매를 진행할 때는 ‘국가명+산지(또는 수출항)+나라별 등급’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브라질 산투스 No.2’ 식의 형태다. 시오이의 인증은 ‘브라질 COE#1’(브라질 COE 평가 1등 제품) 등으로 쓴다. 시오이 커피를 사려면 연회비를 내고 온라인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해마다 나오는 최상급 커피 생두는 300t 안팎. 지난해 우리나라의 생두와 원두 소비량 11만7000t(한국무역협회 통계)의 0.25% 수준이다. 그러니 경쟁도 치열하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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