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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8.25 14:21 수정 : 2011.08.25 14:21

여름내 젖어 지내셨지요? 눅눅하고 우울한 여름이 끝나지 않을 것 같더니 어느 순간 뽀송뽀송한 바람결이 느껴집니다. 짙푸른 하늘이 온 나라에 골고루 드리웠습니다. 가을은 바람의 철. 온 하늘을 바람이 지배한 듯, 흰구름도 먹구름도 이리저리 밀려 흩어지고 뭉치며 떠돕니다.

얼마 전 영월에 다녀왔습니다. 구름처럼 떠도는 인생을 살았던 난고 김병연(김삿갓)의 자취를 만났습니다. 아시다시피 전국을 떠돌며 멋진 시들을 남긴 방랑시인이지요. 그는 바람에 떠밀렸을까요? 그가 자유자재로 써낸 통쾌한 풍자시들을 새삼 읽어보면서, 오히려 그가 바람을 이끌고 떠돌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착과 떠돎 사이에서 고민하면서도, 어디에도 얽매임 없이 하고 싶은 바를 실천하며 즐기고 살았던 분인 듯합니다. 그의 삶에선 깊고 진한 가을 냄새, 높고 가벼운 가을바람이 함께 느껴집니다. 바람을 사랑했기 때문이겠지요.

하늘 높푸르고 천지사방에 바람이 가득합니다. 바람을 사랑하고픈 분들을 위해 esc가 시원하고도 뜨거운 가을바람 이야기 한자락 준비했습니다. 이번주 커버스토리는 ‘바람과 바람난’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호화 럭셔리 낭만 절정의 고급 레포츠라고 알려진, 요트를 사랑하는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요트가 꼭 낭만적이지는 않아 보입니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첫 쓰시마섬(대마도) 항해 도전기입니다. 바람을 이끌어 자신의 길을 찾아낸 분들입니다.

공정여행을 향한 바람도 이어갑니다. 지난번 귀여운 타이 코끼리에 이어 이번주엔 앙증맞은 인도네시아 오랑우탄이 여러분을 향해 대화의 손을 내밉니다. 김삿갓이 떠돌기 전 살았던 영월에서 열리는 국제사진전을 통해 흐르는 시간과 멈춘 시간의 틈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매주 ‘esc’ 단추를 눌러오던 김진철 팀장은 바람처럼 휴가를 떠나버렸습니다. 눅눅한 여름 다 지나서야 진짜 ‘esc’에 성공했지만, 그는 지금 거센 열대성 폭우에 갇혀 지낸다는 소식입니다.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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