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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8.25 15:02 수정 : 2013.01.24 09:37

아파트 병풍이 쳐진 한강에서 요트 강습을 받고 있는 헬리한센 세일링 아카데미 교육생들. 한강에서 두달여의 교육을 받으면 바다 항해를 나가기도 한다. 헬리한센 세일링 아카데미 제공

요트 스쿨은 곳곳에…요트 살 걱정 말고 오세요

요트 즐기기에는 여름이 제격이다? 한가로이 요트 위에서 파티를 즐기는 장면을 떠올린다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낭만을 즐기는 장소이기에 앞서 스포츠로서의 요트를 즐기기에는 여름은 적당하지 않다. 무더운 여름 공기는 묵직하게 하늘을 채울 뿐, 요트를 밀어내는 바람이 부는 시기는 가을부터 봄까지가 더 적당하다고 요트 항해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배를 쑤욱 밀어내는 바람이 부는 시기, 가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물은 차지만, 요트를 배우고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들이 가까워져 오고 있다는 얘기다.

바람만 불어오면 뭐하나. 요트를 즐긴다는 것, 먼 이야기처럼 여겨진다. ‘그저 여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여길 수 있다. 멋진 요트를 소유하고 싶다면 당연한 이야기다. 중고 크루즈 요트는 싸다고 해도 수천만원, 고급 크루즈 요트는 수십억원짜리가 즐비하다. 하지만 요트를 갖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국내에서 요트 동호회는 서울 한강뿐 아니라 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에 고루 분포해 있다. 특히 부산과 경상남도의 남해, 거제, 통영, 사천 등에서는 ‘생활체육’으로 여겨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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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조종 면허를 취득하는 사람도 부쩍 늘고 있다. 요트를 타려면 꼭 면허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크루즈 요트에 탄 사람 중 한 명만 면허가 있으면 바다 항해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면허를 딴 사람은 지난해 1~7월 304명이었는데, 올해는 548명으로 갑절 가까이로 늘었다. 면허시험을 볼 수 있는 장소는 올해 3곳 더 생겨 전국에 8곳이 있다.

국내외 요트 경기의 인기도 여느 스포츠 못잖다. 국내에서 열리는 요트 경기는 몇달 경력으로도 직접 참가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국외 유명 요트 경기는 ‘바다 위 포뮬러원(F1)’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 3대 요트 대회로는 아메리칸컵, 월드매칭레이싱, 볼보 오션레이스가 있다.

전국의 마리나(요트 선착·정박·수리 등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는 현재 16곳. 국토해양부는 지난 14일 ‘마리나산업 육성대책’을 공개하고, 앞으로 동남권과 서남권, 경인권 등 세 곳에 마리나를 확충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놓았다.

지난 15일 찾은 부산 수영만의 마리나에는 요트가 빼곡했다. 최대 정박 요트는 250척. 자리가 꽉 찼다. 40여척은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중이란다. 부산에서 요트 관련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황정훈 대표와 백진우 이사는 대학 시절 요트 동아리를 경험하며 마음을 빼앗겨 3년 전부터 사업까지 시작했다. 백 이사는 잘 다니던 조선회사를 그만두고 스웨덴 유학길에까지 올랐다.

이들의 눈에 국내 요트의 현실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관심은 점차 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란다. “일본에서 중고 요트를 들여와 겉만 수리해서 싸게 파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요트 가운데는 폐선 직전인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황 대표는 말했다. 큰마음 먹고 꿈을 이루고자 요트를 구입해놓고 몇달 가지 않아 고장이 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백 이사도 귀띔했다.

기대되는 부분은 스포츠로서 요트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는 점이다. 황 대표는 “교육에 대한 문의도 많아 새로운 크루즈 요트를 2척 더 들여오고 난 뒤인 9~10월께 요트 교육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운영하는 요트클럽에 매월 15만원(평생 입회비 150만원)을 내면 크루즈 요트 항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서울서도 딩기·크루즈 요트 강습…무료 체험도

생활체육으로 요트가 활성화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더욱 저렴하게 요트를 즐길 수 있다. 경남 사천의 삼천포마리나리조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클럽에는 1년에 25만원을 내면 크루즈 요트 항해를 할 수 있다. 매달 가까운 거제와 여수 등을 항해하고, 1년에 2차례는 제주나 쓰시마섬 등 원거리 항해를 한다. 강석주 삼천포마리나리조트 대표는 “해안지역 동호인뿐 아니라 먼 내륙 지역에서도 요트를 즐기러 이곳까지 찾아온다”고 소개했다. 17년째 요트에 빠져 사는 강 대표는 최근 요트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에 대해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게 딱 맞는 표현”이란다.

서울에서도 요트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무료 체험 행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이 경우 1인용 딩기 요트 강습이 주를 이룬다. 크루즈 요트를 배우려면 시간과 비용이 조금 더 든다. 이 가운데 가장 저렴한 크루즈 요트 세일링 아카데미는 의류 브랜드 헬리한센이 운영하는 아카데미이다. 이론과 실습을 겸해 1주에 2차례 4주 과정을 수료하면 된다. 중급 과정까지 있는데, 이 과정을 수료하면 요트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다. 요트 동호회는 저마다 가입 요건과 비용이 다르다.

국회의사당 뒤편에 지난 4월 둥지를 튼 서울마리나에서도 크루즈 요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곳 세일링 아카데미엔 초급부터 고급 과정까지 크루즈 요트 항해 교육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다. 크루즈 요트가 도대체 뭔지 경험해보고 수강 여부를 결정하겠다면 역시 방법이 있다. 1시간에 1만5000원짜리 정기 크루즈 요트 항해를 체험해보면 된다.

지난 21일 오후 3시 서울마리나에서 정기 크루즈 요트에 6명이 승선했다. 난생처음 크루즈 요트를 탔다가 기운 배에 신발을 빠뜨려버린 김다은(10)양은 “하나도 무섭지 않고 재미있었다”고 수줍게 말했다. 김양을 데리고 나온 김명희(42)씨 역시 “지난주에 한강에서 크루즈 요트를 타볼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달려왔다”며 “1시간 체험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는 저렴했고, 괜찮은 체험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이것도 비싸다! 무료 체험도 있다. 한국해양소년단연맹에서는 청소년과 청소년을 동반한 성인에 한해 무료로 크루즈 요트를 탈 수 있는 ‘한강 해양레포츠 체험교실’ 행사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10월15일까지니까 아직 기회는 남았다. 서울시 생활체육회에서 운영하는 ‘직장인 생활체육’ 강습을 활용해보는 것도 실속 있다. 매달 강습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2만원이면 크루즈 요트 항해 강습을 받을 수 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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