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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퍼보, 미크롭, 나베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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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곤지암리조트 미라시아 전경수 셰프가 추천한 아시아 7개국 국수 요리 10선생고기를 덕지덕지 몸에 붙인 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레이디 가가가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면? 팬들의 환호성을 받기 위해 국수로 몸을 칭칭 감는 것은 어떨까? 팔은 갈색 소바로, 다리는 야키우동으로, 몸은 냉면가락으로, 머리는 시커먼 소스를 입은 자장면으로, 목은 가는 쌀국수로 싸매고 히트곡을 열창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왜 하필 국수냐고?
국수는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아시아에서 꽃핀, 서구 열강의 침략에 상처 입은 아시아를 하나로 이어주는, 아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다. 서양을 둘러보면 고작해야 파스타 정도가 떠오르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싱가포르, 중국, 한국 등 아시아에는 찌고 볶고 튀기고 삶은 다양한 국수 요리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국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정의를 살펴보자. ‘국수 [명사] 밀가루, 메밀가루, 감자가루 따위를 반죽한 다음, 반죽을 얇게 밀어 가늘게 썰거나 틀에 눌러 가늘게 뽑아낸 식품. 또는 그것을 삶아 만든 음식.’ <표준국어대사전>에 또박또박 적혀 있다. 국수는 간단한 문장처럼 만들기가 쉽다. 쉬운 요리법은 거리 곳곳에서 쉽게 마주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자주 만날수록 정은 깊어지는 법. 10년간 아시아 음식, 특히 국수 요리에 천착해 온 곤지암리조트 미라시아 전경수 셰프는 국수의 매력 한가지를 더 붙인다. 한마디로 ‘편안함’이라고 말한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가족처럼 친근하고, 따사로운 가을 햇살처럼 편안한 음식이다.
곤지암리조트 미라시아는 9월 말까지 ‘아시아 누들로드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전경수 셰프가 연구해 선보인 요리들이다. 그가 편곡한 7개국 아시아 국수 요리 선율을 따라 여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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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케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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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키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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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아이띠아우 팟 끼마우 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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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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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크롭 → ‘미’는 인도네시아어로 국수, ‘크롭’은 바삭바삭하다는 뜻. 인도네시아의 바삭하게 튀긴 국수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요리. 매우 가는 면인 버미첼리를 튀기고 그 위에 새콤하게 졸인 칠리소스로 얹어 버무렸다. 마치 라면땅 같이 바삭해서 5~6살 아이들도 좋아한다. 골목을 통통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의 발랄함이 느껴지는 바삭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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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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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어 물회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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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식 에그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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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보 → 육수를 부어 먹는 베트남 쌀국수. 양지머리, 아롱사태 등을 볶은 다음 끓여서 육수를 냈다. “쇠고기를 그냥 끓여 육수를 내면 진한 갈색이 나오지 않아요.” 반나절 이상 끓여낸 육수다. 쌀국수가 국물에 폭 잠겨 있어야 또 제맛이다. 등짝이 든든한 형을 보는 것처럼 믿음직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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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차이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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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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