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9.01 16:22
수정 : 2011.09.01 16:22
웃긴 여행 울린 여행
결혼 예정인 여동생이 신혼여행지를 고민하는 걸 보고, 문득 10년 전 저의 신혼여행이 떠올랐습니다. 10년간 지켜온 비밀을 들려드리지요. 그땐 타이가 최고의 신혼여행지였습니다. 형편상 부담이 됐지만, 신문 광고란에 아주 싼 상품이 있어 예약을 했습니다. 난생처음 떠나는 비행기 여행인지라 몹시 피곤했습니다. 밤늦게 숙소에 도착한 우린 곧바로 잠들고 싶었지요.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옆방에서 들려온 아주 뜨거운 ‘사운드’ 때문이었습니다. 너무도 선명한 그 ‘사운드’에 우린 당황스러웠지만 어떻게 할 방법도 없어, 소리가 잦아들기를 기다린 뒤 잠을 자야 했습니다. 옆방 분들은 우리와 같은 일정으로 함께 여행 온 신혼부부였습니다. 소리가 선명하게 들린 건, 큰 방 하나를 가벽으로 막아 2개의 방으로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값싼 여행상품인지라, 숙소도 엉망이었던 겁니다. 다음날 우린 그분들 얼굴을 마주하기가 민망했지만, 모른 척하고 함께 다녔습니다. 그날 밤부터는 우리도 잠잘 때 ‘사운드’에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지요. 3박5일 동안 가이드와 함께 단 다섯명이 하는 여행. 즐겁기도 했지만 뭔가 못 볼 걸 보고, 또 뭔가를 들킨 것 같아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혹시 사랑하는 이와 타이를 값싸게 여행하시려는 분이 있다면, 꼭 호텔의 방음 상태를 확인하세요!
김소영/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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