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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13 10:50 수정 : 2011.10.14 16:37

샌프란시스코 ‘러시안 힐’의 굽잇길 롬바드 거리. 곡예운전을 체험하려고 차량들이 줄을 선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소살리토에서 몬터레이까지…샌프란시스코와 소도시들의 낭만 어린 풍광

샌프란시스코는 ‘낭만과 다양성의 도시’로 불린다.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고,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활보하는 도시다. 도시를 폐허로 만든 규모 8.3의 대지진(1906년)과 인종갈등 등 쓰라린 역사를 통과해 활기찬 도시로 거듭났다. 에어크루즈 여행 중 사흘을 샌프란시스코 주변에 머물며, 시내 일부와 주변의 멋진 소도시들을 둘러봤다.

샌프란시스코 항만 주변과 앨커트래즈 섬 하늘은 높푸른데, 금문교(골든게이트 브리지)는 안갯속이다. 전망대인 금문교 밑 포트포인트에서 바라본 다리는 다릿발(주탑) 하나만을 간신히 드러낸 채 사라져버렸다. 높이 70m에 이른다는 다리 밑으로 흰 돛 단 요트들이 비밀스럽게 드나든다. 안개 너머 1.2㎞ 거리에 또하나의 다릿발이 숨겨져 있을 터다.

금문교는 샌프란시스코 해협에 걸려 있다. 거센 태평양 파도가 이곳을 통과해 샌프란시스코만 깊숙이 파고든다. 1937년 건설된 현수교인 금문교를 감상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옛 군사요새로 쓰였던 이곳 포트포인트다. 가이드 마리안은 “해류 영향 때문에 맑은 날에도 다리 주변엔 안개가 자주 낀다”고 설명했다.

금문교와 베이 브리지(오클랜드와 연결되는 다리) 사이에 샌프란시스코의 번화한 도심이 펼쳐진다. 금융가와 유흥가, 그리고 차이나타운 등이 들어선 도시 중심부를 제외한다면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항만 주변 거리다. 베이 브리지 쪽에서 서쪽 금문교 쪽으로 수많은 해안 부두를 따라 보고 즐길 거리들이 흩어져 있다.

포구(피셔먼스 워프) 주변의 대형 쇼핑몰과 새우·게 등 해산물을 파는 노점 거리, 일광욕을 하는 바다사자 떼도 만날 수 있다. 거리에선 돈통을 앞에 놓고 석고상처럼 있거나 로봇춤을 추는 이들, 자유자재로 몸을 회전시키는 비보이 등을 수시로 만난다. 자유롭게 애정표현을 하는 게이들과 레즈비언들도 생각보다 훨씬 자주 눈에 띈다.

33번 부두(피어33)에서 여객선을 타고 감옥으로 유명한 앨커트래즈섬으로 들어섰다. 150년 전 군인 죄수를 수용하는 감옥으로 시작해 1963년까지 일반 감옥으로 사용된 곳이다. 옛 모습 그대로 보전된 감방들과 부속건물들이 인상적이다.

시내 투어는 케이블카나 시티투어 버스, 자전거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즐길 수 있다.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 ‘러시안 힐’로 올랐다. 샌프란시스코가 언덕의 도시라는 게 실감난다. 옛날 러시아 선원들의 무덤이 있었다는 언덕이다. 이곳에 곡예운전 길로 이름난 롬바드 거리가 있다. 꽃들로 장식된 급경사 길이 5m 간격으로 꺾이는 여덟 굽이 내리막길이다. 이 길을 곡예운전해 내려오기 위해 차량들이 장사진을 치고, 이 모습을 사진 찍기 위해 관광객들도 장사진을 친다.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니 굽잇길의 전모가 눈에 들어왔다.

앨커트래즈 섬의 옛 감옥 부속건물.


금문교로 이르는 길목의, 뉴욕 센트럴파크 넓이의 10배 이상이라는 골든게이트 공원도 아름다웠다. 울창한 숲과 정원, 산책로, 식물원과 미술관 등이 어우러진 공원이다.

부둣가 거리 주변에서 맛봐야 할 것들. 노점의 새우·게 요리 말고도 둥근 빵을 파내고 다양한 수프를 채워 먹는 사워도 브레드 볼,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초콜릿인 기라델리 초콜릿, 그리고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커피숍 부에나 비스타에서 내놓는 위스키를 탄 아이리시 커피도 맛볼 만하다.

소살리토의 햄버거 가게.
북부 소살리토와 뮤어숲 여행자들은 시티투어 차량이나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 건너의 소도시 소살리토를 찾는 이들이 많다. 금문교 다리가 놓인 뒤 예술가들이 모여들며 형성됐다는 항구도시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요트들과 언덕마다 빼곡한 부호들의 별장, 베이 브리지와 샌프란시스코 고층빌딩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바다 전망을 만날 수 있다. 소살리토 북쪽, 금문교에서 20㎞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아름드리 삼나무와 세쿼이아 나무들이 하늘을 찌르고 선 뮤어숲이 볼만하다. 국립기념물로 지정된 2㎢ 넓이의 아름다운 숲이다. 1.6㎞ 길이의 어두컴컴한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 느껴졌다. 오래된 숲과 오래 산 나무들이 얼마나 깊고 그윽한 울림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지.

남부 몬터레이~17마일 드라이브~카멜 몬터레이는 샌프란시스코 남쪽 몬터레이만 밑에 자리잡은 소도시다. 이곳 피셔먼스 워프는 볼거리·먹을거리 푸짐한 포구이자, 바다사자와 펠리컨·갈매기 등 동물들 전시장이다. 요트와 여객선들이 가득 찬 선착장에선 온종일 바다사자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바다사자 떼만큼 펠리컨도 흔하게 보였다. 건물 난간이나 뱃전에 앉은 펠리컨들에게 다가갔지만 사람과 친숙해진 놈들은 도망가지 않았다.

몬터레이 포구에선 바다사자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고래들을 관찰하는 관경선을 탔다. 3시간쯤 연안을 돌며 수십마리씩 떼지어 헤엄치는 고래들을 관찰했다. 주로 돌고래류다. 선장은 귀신처럼 고래떼를 포착해 배를 이동시켰다. 하지만 기대했던 수백·수천마리 떼를 찾지는 못했다. 겨울엔 대형 귀신고래(한국 회색고래)·참고래 등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존 스타인벡의 소설 무대였던 ‘캐너리 로’를 지나 아담한 소도시 카멜까지 차로 달리며 멋진 해안도로 ‘17마일 드라이브’ 코스를 즐겼다. 캘리포니아 해안 드라이브 코스 중에서도 백미로 꼽는 구간이다. 바위절벽과 숲으로 이어진 30여㎞ 길이의 해안도로를 따라가며 유명한 페블비치 골프장, 부호들의 별장들을 만나게 된다. 스패니시 베이, 차이나 록, 버드 록 등 21개의 전망 포인트가 차례로 나타났다가 물러났다. 사이프러스 포인트에선 바닷가 절벽 위에 홀로 선 250년 묵은 사이프러스 나무가 이채롭게 다가왔다.

카멜. ‘17마일 드라이브’ 코스 끝자락에서 만나는 아담한 해안도시다. 오래 머물며 둘러보고 싶은 곳이었다. 갤러리들과 선물가게·커피숍 등의 건물들과 예쁜 간판들이 하나같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다가와 아름답게 반짝거린다. 거리를 산책하면서 화사한 건물 골목 어귀나, 아담한 노천 카페 탁자에서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1980년대 후반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시장직을 맡은 곳으로도 유명한 이 도시는, 애초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후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위해 모여들며 형성됐다고 한다. 950년 된 오크트리가 드리운 공원 안에서 뜻밖에도 ‘한국전쟁을 잊지 말자’고 쓰인 빗돌 하나를 만났다. 참전용사들과 희생자를 기리는 빗돌이다.

샌프란시스코=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미국 서부 여행쪽지 호텔도 날고 유람선도 날고

인천공항~로스앤젤레스공항을 오가는 다양한 직항 노선과 경유 노선이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주 31회 직항편을 운영한다. 11시간 안팎 소요. 10월1일부터는 ‘하늘을 나는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2층 항공기 ‘에어버스 A380’을 엘에이 노선에 투입했다.(매일 운항) 한국과의 시차는 17시간(3월초~11월초 서머타임 적용 땐 16시간).

마우이바 에어크루즈는 현재 미국 서부 일주와 동부 일주(뉴욕~나이아가라폭포~토론토~해리스버그~워싱턴 등) 2개 코스의 에어크루즈 상품을 운영중이다.(연중 매일) 2012년엔 카리브해, 2013년엔 유럽 에어크루즈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에서 호텔자바(1544-8608, www.aircruise.kr)와 토성항공여행(02-735-5121)을 통해 미 에어크루즈 여행상품을 예약할 수 있다. 최소 1명부터 매일 출발. 20명 이상이면 한국인 가이드가 탑승한다.

주한 캘리포니아관광청 (02)777-6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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