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20 11:00
수정 : 2011.10.20 11:00
돌아온 잡스 iCon, 큐브·퍽 등의 혁신적 재활에 매달렸더니…
2022년, 아이콘(iCon)은 등장하자마자 혁신적인 제품을 쏟아냈다. 과거의 기억을 완벽하게 지우는 데는 실패. 아이콘은 과거의 실패작들을 하나씩 되살렸다. 뭇사람들은 실패작이라고 했지만, 아름다운 최고의 제품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는 듯.
아이큐브(iCube) → 2000년의 파워맥 G4 큐브. 난 이게 정말 멋진 제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빌어먹을 ‘토스터기’ 소리나 들을 제품이 아니었단 말이죠. 하지만 난 아직 믿어요.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건 이런 거라고. 뭐, 상을 몇 개 타서 우쭐해 그런 것은 아니에요. 그런 건 난 신경쓰지 않아요. 그래서 기능은 바꾸되 큐브를 되살리기로 결정했어요. 반대하는 친구들이 많았죠.
버튼은 역시 하나예요. 들고 다닐 때는 납작하게 펼치면 되고, 쓸 때 버튼을 누르면 정육면체로 모양을 잡죠. 나를 열받게 만들었던 열나는 플라스틱 케이스는 탄소섬유로 교체, 탄소섬유 안에는 회로를 집어넣었습니다. 버튼을 연속해 두번 누르면 작동할 거예요. 우리는 이것을 홀로그램 메신저, 아이큐브라고 부릅니다! 영상통화로는 만족할 수 없어요. 복잡한 것 역시 딱 질색이죠. 초등학교 1학년짜리가 이해할 수 있는 매뉴얼조차도 필요 없어요.
아이퍽(iPuck) → 정말 이걸 생각하면 창피해 죽겠어요. 얼굴을 들 수 없어요. 1998년 아이맥(iMac)은 아름다웠지만, 여기에 달려 나온 퍽 마우스가 준 망신을 생각하면 정말! ‘너무나 끔찍하고 쓸 데가 없어 실패작 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한 제품’이라고 했었죠. 누군가는 발바닥 지압에 쓴다고도 하고….
하지만, 보세요. 모양이 귀엽지 않나요?(반투명 플라스틱은 나도 좀 마음에 안 들지만….) 나는 암 치료를 받으면서 끔찍하고 차가운 의료기기들의 모양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의료기기의 소비자는 의사들이라 해도, 환자도 그것을 경험하는 것 아닌가요!
이 조그만 녀석을 몸에 대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주세요. 자, 여기 보이나요? 당신의 몸 안을 스캔한 영상입니다. 정말 보기에도 갑갑한 관 같은 의료기기에 몸을 맡길 필요가 없어요. 이렇에 우리의 몸속을 읽습니다. 아이퍽이죠. 화가 난 채로 이 녀석을 부를 때는 발음에 유의하시길 바라요. 특히나 아이퍽을 시리를 켜서 작동시킬 때면 더 유의해 주시고요. 시리가 당신에게 어떻게 되갚을지는 나도 모르니까.
이정연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