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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27 10:05 수정 : 2011.11.09 17:08

표지사진 | 매일 밤낮으로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치며 살아가는 도시의 삶 속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꿈꾼다는 건 쉽지 않다. 오히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도시의 젊은 남녀들에게는 두려움부터 앞서는 일인지도 모른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이에서 내 짝은 어디에 있을까. 오늘도 도시 남녀들은 다양한 표정과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 만나고 끊 없는 실패를 거듭하며, 우연일지 운명일지 모르는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2011 소개팅의 법칙이 변해간다…오늘도 만나러 가는 그 남녀의 속사정

“직장 동료가 소개해준 소개팅남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그 사람, 만나지도 않은 저에게 다짜고짜 사는 곳, 가족사항, 회사에서 직급 등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아~ 집에 방이 몇 개인지까지 묻네요. ‘내 예감이 틀릴 수도 있을 거야’라며 애써 위안하며 나간 소개팅, ‘아시겠지만 제가…’라며 끝없는 집안 자랑 늘어놓던 그는 헤어지기 전까지 끝없이 저에게 호구조사를 했습니다.”

“몇 년 전 교회 후배에게 소개받은 그녀. ‘연애의 접근성 원리’를 실천하며 조심스레 다가갔죠. 저보다 한참 어렸던 그녀의 맘에 들기 위해 보고서 쓰기, 고기 사주기, 컴퓨터 고쳐주기 등 온갖 ‘해결사’ 노릇을 자처했죠. 그렇게 1년 반 지나 연애를 꿈꾸고 있었지만, 주선자 후배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그녀의 문자 한 통. ‘이 오빠 만나기 싫어. 피할 방법 없을까?’ 미리 말해주든가!”

요즘 인터넷에서 뜨는 블로그 사이트 ‘감자의 친구들은 연애를 하지’(holicatyou.com)에 올라온 사연들이다. 웃기다가도 눈물 나는 이 사연들은 누리꾼들이 직접 올린 좌충우돌 소개팅 체험기들이다. 지난 1월 문을 연 이 블로그는 청춘남녀들의 생생한 짝짓기 이야기만으로 방문객 300만명을 긁어모았다.

블로그 이름을 발음하면 운영자다. ‘홀리겠슈’. 〈esc〉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름과 나이를 밝히기를 꺼린 그는 본인 역시 수없이 연애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블로그 개설 이유 역시 집단 연애 스터디란다. “연애 레슨을 따라하기보다는, 실패담을 공유하며 남녀가 더 나은 자아를 찾고 더 나은 파트너를 찾는 스터디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학교나 집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남녀의 만남을 서로의 사연을 통해 이른바 ‘자율학습’처럼 집단 스터디하자는 것이다. ‘홀리겠슈’는 “사람마다 자신과 상대를 재는 잣대를 품고 있지만, 그 잣대를 옳다 그르다 쉽게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연애 관련 정보는 넘쳐나지만 여유 없는 일상에 허우적대는 남녀들은 ‘잣대’조차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esc〉가 메스를 들었다. 가장 어렵고 뜨거운 주제이지만 여전히 ‘답 없는 문제’로 남아 있는 2011년 도시남녀에게 이들의 만남을 추궁했다. 어떻게 만나는지? 또 좀더 나은 만남을 꿈꾸며 어떻게 발버둥치며 헤쳐가고 있는지? ‘2011년 도시남녀 소개팅 보고서’ 지금 바로 공개한다!

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촬영협조 레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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