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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0 10:53 수정 : 2013.01.24 09:32

비키니 스키대회. 덕유산리조트 제공.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배꼽잡는 세계의 이색·엽기 스키대회

스키에 빠진 마니아들은 멋진 활강만 즐기는 게 아니다. 동호인들끼리 모여 고정관념을 깨는 별나고 색다른 이벤트대회를 펼치며 보는 이들에게 눈요깃거리를 안겨준다. 전세계 스키꾼들이 해마다 곳곳에서 축제처럼 펼치는 이색·엽기 스키대회가 수두룩하다.

가장 유명하면서도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이색 스키대회가 스위스 장크트모리츠에서 벌어지는 ‘화이트 터프’다. 해마다 2월, 3주에 걸쳐 일요일에 진행되는, 1907년 시작된 설상 경마대회다. 평지경주, 마차경주, 스키죄링(Skijoring)으로 나뉘는데, 관중들이 가장 열광하는 종목이 ‘스키 타고 동물에게 끌려간다’는 뜻을 가진 스키죄링이다. 스키를 탄 채 줄로 몸을 말과 연결하고 눈덮인 호수 빙판 위를 달려 순위를 가리는 경주다. 말의 꼬리를 잡고 달리는 것처럼 보여 ‘말꼬리 스키 경주’라고도 한다.

말의 힘에 이끌려 시속 50㎞ 안팎의 속도로 2.7㎞를 달려야 하는 경기다. 상금도 걸려 있고, 관중이 선수에게 돈을 걸 수도 있다. 이걸 보려고 해마다 전세계에서 3만~4만명이 모여들어 얼어붙은 호수를 뒤덮는다고 한다. 스키죄링은 1928년 장크트모리츠 겨울올림픽 시범종목이기도 했다.

각국에서 가장 많이 열리는 이색 스키대회는 ‘이색 옷차림’ 대회다. 스위스 블라텐에선 해마다 1월 마녀 옷차림으로 설원을 질주하는 ‘마녀 스키 축제’가 열린다. 1300명이 넘는 온갖 마녀들이 스키를 신은 채 빗자루를 타고 눈벌판을 헤집고 다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카우보이 복장 대회도 있다. 미국 콜로라도 스팀보트 스키장에서 해마다 1월 카우보이 옷차림으로 남녀가 참가하는 스키·스노보드 대회가 진행된다. 중국의 충칭·다롄·선양의 스키장들에선 ‘벗은 돼지’를 뜻하는 ‘광주’(光猪) 스키대회가 열린다. 대개 수영복 차림으로 타지만 거의 알몸 수준으로 참가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생활용품이나 직접 제작한 대형 탈것들을 타고 참가해 팀워크와 스키 실력을 겨루기도 한다.

독일 슈바르츠발트의 펠트베르크에선 차량이나 욕조 따위를 마음대로 개조해서 타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팀이나 선수를 뽑는 이색 썰매·스키대회가 2월에 열려 인기를 누린다. 독일 프론텐에서도 최대 10명이 팀을 이뤄 직접 제작한 대형 선박 모양이나 말·새 형상의 썰매를 타고 승부를 겨루는 대회가 열린다. 게이들만 참가하는 대회도 있다. 뉴질랜드 퀸스타운에선 해마다 7~9월 사이 일주일 동안, 게이들만 참가하는 스키대회(게이 스키 위크)가 벌어진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수백명의 게이들이 스키·스노보드를 타며 자유를 만끽한다.

이색 옷차림 스키대회는 국내에서도 열린다. 해마다 시즌 막바지인 2~3월, 일부 스키장들이 ‘별난 옷차림 스키대회’나 ‘반팔 스키대회’를 연다. 지난 1월 무주리조트(현 덕유산리조트)에선 국내 처음으로 비키니 스키대회가 벌어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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