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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10 11:32 수정 : 2011.11.10 13:39

스노스쿠트의 점프 자세. 스노스쿠트는 핸들이 달린 앞데크와 뒷데크를 따로 360도 회전시킬 수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초읽기 들어간 스키장 개장…스키 물렸으면 이색스키 어때요

“쯧, 저것도 스키라고.” “판때기 하나 타고 슬로프를 휘저으니 불안해서 ‘스키’를 탈 수가 있나.” 10년 전쯤 국내 스키장들에서 흔하게 들리던 스키어들의 볼멘소리다. 스노보드 얘기다. 당시엔 ‘안전’을 이유로 스노보더에게 슬로프 출입을 제한하는 스키장이 많았다. 지금은 절반 이상이 스노보더일 정도로 대세가 뒤바뀌었다. ‘제2, 제3의 스노보드’를 꿈꾸는 이색 스키 마니아들이 있다. 스키와 스케이트를 결합한 스키에이트, 자전거와 보드를 합쳐놓은 스노스쿠트, 스키 한쪽에 두발 나란히 올리고 타는 모노스키 등 별난 스키 애호가들이다. 아직은 즐기는 이들이 적어, 일반 스키어·스노보더들에게서 호기심과 눈총, 찬탄과 질시의 시선을 동시에 받는다. 이들은 저마다 조만간 자신들 세상이 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한다. “한번 맛들이면 절대로 빠져나오기 힘든 강력한 매력” 때문이라고. 개막 초읽기에 들어간 스키 시즌. 올해엔 색다른 스키에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가 이색 스키에 푹 빠진 마니아들을 만나 각각의 ‘특별한 묘미’를 들어봤다.

스키에이트 입문 2년차인 최석범(29·병원근무, 사진 아래)·이진숙(30·교사, 사진 위)씨.
스키장의 ‘피겨’, 스키에이트 → “깜찍한 스키에 반했어요” 최석범·이진숙 짝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 싶었죠.” 스키에이트 입문 2년차인 최석범(29·병원근무)·이진숙(30·교사) 짝은 몇년 전 레저용품 전시회에서 스키에이트를 접하곤 “첫눈에 꽂혔다.” 둘은 각각 10년, 5년 경력의 인라인스케이트 마니아. 좀더 신나고 새로운 즐길거리를 찾던 이들에게 스키에이트는 취미생활에 새 지평을 열어주는 ‘환상의 장비’였다.

길이 45㎝밖에 안 되는 짤막한 플레이트, 폴대가 필요없는 자유로움, 신발만 신고 걷는 듯한 가벼운 발걸음…. 기다란 두 짝의 ‘신발’을 신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수시로 폴대를 휘둘러야 하는 거추장스러움도 없었고(이상 스키), 발이 묶인 채 옆을 보고 달려야 하는 불편함(스노보드)도 없었다.

“첫날부터 여친이 중급자 코스를 한번도 넘어지지 않고 내려오는 걸 보고 놀랐어요.” 최씨는 초보자도 배우기 쉽고, 넘어져도 다리가 꼬이거나 발목을 다칠 우려가 적으며, 넘어진 뒤 자연스럽게 일어나면서 곧바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스키에이트의 매력은 “기동력·순발력이 뒷받침된 묘기 부리기에 있다”고 최씨는 설명했다. “인라인을 타는 느낌 그대로 점프·회전·펭귄워크 등 묘기를 눈밭에서 펼칠 수 있죠.”(최씨) “둘이서 손잡고 춤도 출 수 있어요. 탈수록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깜찍한 스키죠.”(이씨) 둘은 그동안 타던 스노보드·쇼트스키를 접었다.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으며 스키에이트 묘기를 선보일 생각에, 스키장 열릴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스키에이트는? 스키와 스케이트를 합쳐 만든 이름. 폴을 쓰지 않고, 일반 스노보드 부츠를 고정시켜 탄다. 멀리서 보면 마치 신발만 신고 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플레이트는 두랄루민 재질. 왁스 칠 없이도 매끄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1998년, 당시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던 대학생 이지하(현 33)씨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003년 특허등록을 하고, 2006 서울국제발명전에 초대되면서, 이듬해 미국 <타임>에 소개되기도 했다. 미국·캐나다 등에 수출도 한다. 현재 500명가량이 즐긴다. 가수 김건모씨도 스키에이트 마니아다.

초보자 입문 무릎에 손 올리고 중심 잡기, 넘어지기 등 2~3시간 교육받으면 탈 수 있다. 스키·스노보드 경험자나 스케이트 타는 감각을 익힌 사람이 빨리 적응한다. 동호인 사이트(www.스키에이트.com)를 통하거나, 이지하씨(010-5588-5522)에게 연락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플레이트 값 120만원(부츠 별도). 시즌 동안 거의 매 주말 무료 체험행사가 곤지암·하이원·휘닉스파크에서 진행된다.

스키에이트 개발자 이지하씨가 슬로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자세로 커브를 돌고 있다(위). 모노스키(아래 왼쪽)과 스노스쿠트(아래 오른쪽).

스노스쿠트 마니아 하재규씨.
스키장에서 자전거 타는 맛 스노스쿠트 → “언젠가 우리 세상 옵니다” 하재규씨

눈밭에서 타는 자전거 형식. 산악자전거(MTB) 마니아들이 스노스쿠트 동호인들의 주류다. “자전거 프레임에 앞뒤로 두개의 스노보드를 달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마니아 하재규(33·JK스포츠 대표)씨. 산악자전거와 스노보드를 즐기던 그는 2004년 뉴질랜드 북섬의 한 스키장 렌털코너에서 한 시즌 일하면서 스노스쿠트를 처음 접하고 곧바로 빠져들었다. “꼭 들판에서 자유자재로 자전거를 타는 편안한 기분이었어요.” 당시 국내엔 즐기는 이가 10여명에 불과했다. 장비를 사들고 돌아온 그는 이후 한 시즌에 10차례 이상씩, 스노스쿠트에 ‘호의적인’ 곤지암리조트나 무주리조트(현 덕유산리조트)를 찾아 스노스쿠트를 즐겼다.(일부 스키장은 안전을 이유로 스노스쿠트 출입을 제한한다.)

“자전거 원리만 알면 노약자도 쉽게 조종할 수 있고, 숙련되면 에어 묘기 등 산악자전거·스노보드의 다양한 기술까지 펼칠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마니아들은 공중에 떠서 펼치는 기술 중에서도 핸들 돌리기(프런트 휩)와 뒷데크 돌리기(테일 휩)를 백미로 꼽는다. 스노스쿠트를 처음 본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충돌 등에 따른 안전성 문제다. 또다른 마니아 서재환(35·자영업)씨는 “직접 타보면 스키보다 훨씬 다루기 쉽다는 걸 알게 된다”며 “넘어져도 손잡이를 잡고 있어 뒹굴 가능성이 적고, 발이 자유로우므로 즉시 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시즌권을 사놓고 스키장 개장날을 기다리는 하씨는 “언젠가는 스노스쿠트 전용 슬로프도 생길 것”이라고 확신했다. “빠져들면 다른 종목은 쳐다보지도 않게 되거든요.”

스노스쿠트는? 스노바이크로도 불리지만 차이가 있다. 자전거 프레임에 안장과 스키 한쌍을 장착한 것을 스노바이크, 안장 없이 보드만 단 것을 스노스쿠트로 분류한다. 둘 다 바인딩(스키화의 바닥에 스키를 부착하는 도구)은 없다. 유럽·북미·일본·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선 동호인대회(크로스게임)도 열린다. 일본은 장비 제조회사가 6곳에 이른다. 국내 동호인 수는 100여명 선. 1997년 당시 무주리조트에서 장비를 빌려주고 중급자 슬로프 하나를 개방했지만, 스노보드 바람에 밀려 관심을 끌지 못했다.

초보자 입문 넘어지기와 멈추기·돌기 등 4시간 교육이 기본. 다음 카페 ‘스노스쿠트’를 통하거나 하재규씨에게 연락하면 체험하거나 구입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여료 1일 2만원, 기본모델 값 129만원. (02)2688-5348.

모노스키 경력 13년차 김재협씨.
스키 숙련자들의 ‘체력측정기’ 모노스키 → “기술·체력 향상 절로” 김재협씨

스키 경력 13년째인 김재협(57·변호사·사진)씨는 ‘모노스키를 탄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2004년 모노스키를 만난 뒤로 일반 스키는 안 탄다고 했다. “스키 기술은 기본이죠. 여기에 강한 체력과 감각이 요구되는 특별한 스키입니다.” 김씨는 특히 “눈이 많이 내렸을 때 자연설을 흩뿌리며 고속으로 내달리는 맛은 일반 스키에서 느낄 수 없는 묘미”라고 자랑했다.

모노스키는 스키 한 짝에 두 발을 나란히 고정시키고 폴을 사용하며 타는 스키다. 플레이트 형태는 보드와 비슷하지만, 두 발이 앞을 향해 있는 까닭에 일반 스키와 같은 주행을 하게 된다. 활강 때 직진성이 강하고 일정 속도를 내야 안정된 자세가 유지된다. 따라서 턴할 땐 반드시 점프턴을 해야 한다. 방향 전환을 돕는 폴 사용은 필수다. 턴과 속도 조절에 체력 소모가 크다. 모노스키를 ‘스키장의 체력측정기’로 부를 정도다. “이거 1년 타고 몸무게가 7~8㎏이나 빠진 사람도 있어요.” 중급 이상의 스키 실력과 체력을 겸비해야 이 특이한 스키를 즐길 수 있다.

국내 모노스키 인구는 50~60명가량. 스키장의 희귀종족이라 할 만하다. 동호인 대부분은 50~60대 중장년층이다. 경력 10년의 이윤영(58·자영업)씨의 말. “스키를 탈 만큼 탄 사람들의 새로운 도전이죠. 남들 쉽게 못하는 기량에 도전하고 즐기는 맛이랄까요.”


모노스키는? 1960년대 초 미국에서 개발된 스키에 서핑을 접목시킨 장비. 캐나다에선 좌석이 달린 장애인용 스키를 모노스키라 부르기도 한다. 스노보드 바람에 밀려 한때 인기가 시들했으나, 최근 몇년 사이 북미·유럽·일본 등지에서 다시 동호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초보자 입문 모노스키협회 준비모임 회장인 이호택씨(010-5258-7860)에게 연락하면 모노스키 정보와 대여·구입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플레이트 값은 60만~120만원 선.

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사진 제공 곤지암리조트, 이지하·하재규·김재협씨

일본 스키장은 어떨까 

 스키가 들어온 지 100년 되는 일본. 그러나 일본 스키장들은 경제 거품이 꺼지며 스키 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은 데 이어, 최근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로 된서리를 맞았다. 그래서 외국 스키어들을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한국 스키어들이 관심 가질 만한 곳은 방사능 우려가 가시지 않은 본토 쪽보다는, 최북단의 홋카이도다. 홋카이도의 주요 스키리조트들도 각종 할인과 부대 혜택 공세로 한국 스키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여기에다 대한항공이 독점해온 인천~삿포로 항공노선에, 올 들어 저가항공사인 이스타(목·일요일 출발)진에어(매일 출발)가 합류하면서 여행 비용, 일정 짜기 등에서 선택의 폭이 한결 넓어졌다. 저가항공 요금이 20만~30만원 싸다.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호화 스키리조트 기로로는 12월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숙박만 하면 무료 1일 리프트권과 치토세공항까지 무료 왕복버스를 제공한다. 니세코 지역의 그린리프 스키장은 11월30일까지 예약하면 디럭스룸을 30% 할인해 주고 12월, 3월 이용 고객에 한해선 1일 리프트권을 줄 예정. 후라노 지역의 신후라노 프린스호텔도 숙박요금 20~30% 할인과 공항~스키장 무료 왕복버스 제공을 내세워 고객 끌기에 나섰다. 스키어들이 피로를 풀 수 있도록 리조트 주변 온천마을까지 무료 왕복버스를 운행하거나, 싼 요금으로 이웃 관광명소와 눈축제장 등까지 왕복 차량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1~2월은 홋카이도의 대도시나 대형 호수들에서 눈축제·얼음축제 등이 벌어지는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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