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1.18 20:03
수정 : 2011.11.18 21:30
2편에 1억5000만원씩
작가들은 “홍보와 무관”
한국관광공사가 4대강 사업 홍보 목적으로 수억원대 저술 지원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관광공사는 18일 출판사인 김영사가 낙동강·영산강을 소재로 펴낼 책에 각각 1억5000만원씩 모두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영사는 지난 6월 관광공사가 두 강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에 부친 ‘우리 강 문학기행 책자 발간’ 사업을 따냈다. 이 책은 김영사의 의뢰로, 영산강은 소설가 한승원씨, 낙동강은 김주영씨가 집필을 맡았다. 영산강 편은 올해 안에, 낙동강 편은 내년 초 발간 예정이다. 김영사는 한강과 금강 편은 소설가 김훈, 박범신씨에게 집필을 의뢰해, 관광공사의 추가 공모에 응할 예정이다. 관광공사는 “아름다운 우리 강을 관광자원화하는 차원에서 기획·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 기관이 권당 억대가 넘는 출판 지원에 나서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공공 기관의 도서 구입지원금은 통상 1000만원 안팎이다.
이철제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정부가 4대강 홍보성 활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국민의 심판을 받을 부적절한 사업에 이렇게 많은 세금을 쏟아붓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관광공사는 이에 대해 “편당 1억5000만원에는 지자체 배포용 책자 3000부, 인쇄비, 취재비, 사진작가 비용 등이 포함돼 지나치게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은주 김영사 대표는 “5년 전부터 꾸준히 출간해 온 ‘아름다운 우리 문화 시리즈’ 기획의 일환”이라며 “화보 위주이고 판형이 커서 일반 책보다 제작비가 몇배 든다”고 말했다. 작가에게는 1500만원이 자료비(500만원)와 선인세(1000만원)로 주어졌다.
집필을 맡은 작가들은 자신들의 책이 4대강 사업 홍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승원씨는 “원고를 보면 알겠지만 오히려 4대강 사업에 대해 아픈 얘기도 많이 들어 있다”라며 “만일 내 책이 4대강 사업 홍보에 이용당한다면 아예 책을 내지 않는 것도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주영씨는 “출판사 쪽에서 책 내용에 대해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며 “책에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말이 전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학 최재봉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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