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패밀리사이트

  • 한겨레21
  • 씨네21
  • 이코노미인사이트
회원가입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11.24 13:39 수정 : 2011.11.24 13:39

우림시장 제공

장터의 재발견ㅣ5대 전통시장 탐방기

“딴따라라라, 딴따라라라~!“ 야채가게 박씨가 주저 없이 전화기를 꺼내든다. “예! ○○상횝니다. 열무 열단, 배추 삼십 포기, 대파랑 양파…, 네네 좋은 놈으로 갖다 드려야죠~ 감사합니다!” 팽팽하던 긴장감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린다. 하지만 박씨의 얼굴엔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파란만장’한 뮤지컬 연습에 정신없이 빠져 있던 동료들은 핀잔을 던질 법도 하건만 축하를 건넸다. “박 사장 오늘 대박터지네, 연습 끝나고 한잔 사라구~.” 서울 중랑구 망우동 우림시장 상인들과 지역 주민들이 올봄부터 화기애애하게 준비한 뮤지컬은 27일 막을 올린다.

‘소가 숲을 이뤘다’는 뜻의 우림시장. 예부터 성동구 마장동으로 소를 팔러 가던 사람들이 잠시 쉬어 가던 곳이다. 지금은 400여m의 긴 골목을 따라 200여 점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사람들은 시장에 물건만 사러 오는 것이 아니다.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덤은 기본, 거기에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준비돼 있다. 연습하다 주문받다 왁자지껄 즐겁게 연습중인 뮤지컬 <파란만장>은 일제 때부터 근대까지 서민들의 삶을 담아낸 창작극이다. 두부가게 사장님은 물론, 동네 유치원 원장님, 어린 딸 둘과 함께 도전한 주부 등 100% 리얼하고 버라이어티한 우리 이웃들이 출연한다. 다른 이의 연기를 간섭하다 본인 대사를 까맣게 잊기도 하고, 한 번 터진 웃음보가 그치질 않아 애를 먹기도 한다. 이들의 연습 장면이야말로 그 자체로 시트콤이다. 이 밖에 지역 아이들이 참여한 영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도 첫선을 보인다. 나름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아이들이라 자부심이 남다르다.

이번 주말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우림시장의 문화 서비스는 연중 이어진다. 특히 시장 안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클래식 연주, 팬터마임, 탈춤 등 공연을 이어가는 ‘한 평 예술단’은 대표 상품이다. 상인들은 물론, 전문 예술가들도 나선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추억의 영화관’도 문을 연다. 어디선가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온 듯한 변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면 영화가 시작한다는 뜻이다. 상영작은 <로마의 휴일>, <미워도 다시 한 번>과 같이 그때 그 시절의 추억과 낭만이 묻어나는 작품들. 극장 입구에 줄을 선 이들의 손엔 입장료 대신 라면 봉지와 쌀 주머니가 들려 있다. 이 소중한 입장료는 동네 복지시설에 기부된다. 추억에 흠뻑 젖어 영화관을 나오는 관객들에게는 김, 달걀, 두부, 된장 등 저녁 찬거리가 서비스되기도 한다. 우리 전통시장에서 찾을 수 있는 멋과 맛이다.

우림시장은 지난해부터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시장 내 우림예술극장 ‘춤추는 황금소’를 중심으로 시장 구석구석, 마을 골목골목에서 펼쳐진다. 이번 주말, 특별한 장을 보고 싶은 당신을 우림시장으로 초대한다.

경상현/연극연출가·‘문전성시’ 프로젝트 매니저

독자 이벤트 | 11월27일 우림예술극장 ‘춤추는 황금소’에서 상인극단 창작뮤지컬 <파란만장> 관람 뒤 입구에서 ‘인증샷’을 올려주세요. <한겨레> 누리집(hani.co.kr) 위쪽 메뉴바의 ‘esc’를 클릭한 뒤 ‘우리 장터의 재발견’에 올려주시면 세 분을 뽑아 온누리상품권(10만원 상당)을 보내드립니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