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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1.24 13:46 수정 : 2011.11.24 13:46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요즘 웬만한 기업은 입사자 중 절반쯤이 여성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중견 넘어서는 여성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여성 처세 책들의 조언이 일반 직장 처세 서적에 견줘 좀더 구체적인 것도 직장여성의 현실을 짐작하게 한다. ‘눈물을 보이지 말라’부터 다소 짜증나는 조언이긴 하지만, ‘외모는 생각보다 중요하다’까지. 특히 자녀가 있는 여성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독이면서, 회사에서 살아남는 방법(‘살아남아야 한다’는 현실이 문제지만!)을 제시한다. 그들에게 처세는 직장, 가정생활, 육아까지 얽혀 있어서다. 회사가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권장한다고 하지만 한 전문가는 “국내 기업 임원들 가운데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룬 사람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란다. 여성 직장인들은 책에서 위로와 방법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니가 낳아라’ 과장은, 얼마 전 육아휴직 3개월을 마치고 복귀했다. 아직 쓸 수 있는 휴직기간은 3개월 더 남았지만, 눈치가 보였다. “직장맘(직장 다니는 엄마)들의 고민들, 저마다 같아요. 걱정 말고 낳으랄 땐 언제고, 눈치를 주냐는 거죠. 그 눈치 무시했다가는 별 도움 안 되니, 이렇게 무거운 걸음으로 다시 나오는 거고요.” 이 과장은 얼마 전 팀내 대리가 출산휴가를 가자 결심했다. “내가 버티고 있을 테니, 출산휴가 쓸 수 있을 만큼 쓰다 나오라고 했어요.”

‘의리 짱이야’ 이사는, 남성 선후배나 동료의 의리는 믿지 않는다고 했다. “남자의 의리요? 결국 벼랑 끝에서는 먼저 떠밀게 돼요. 그것도 여성을 먼저.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죠. ‘한 집안의 가장이다’라는 애절함 섞인 배신이랄까. 벼랑 끝에서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다가 다시 올라오고 나면, 과연 다음 벼랑 끝에서 누구를 먼저 구할까요?”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그의 비장한 질문. 언니들의 직장 안에서의 연대가 제대로 힘을 발휘할 날은 언제런가. 2011년 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4.7%다. 그리하여 여성에겐 생존 자체가 처세라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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