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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2.01 15:08 수정 : 2011.12.01 15:08

[매거진 esc] 웃긴 여행 울린 여행

11년 전, 3년간의 열애 끝에 결혼했습니다. 괌으로 신혼여행을 떠났죠. 늦은 저녁 공항에 도착해 피곤했던 나와 아내는 짐(초록색 큰 여행가방)을 찾자마자 호텔로 향했습니다. 잠시 뒤 프런트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여행가방이 바뀌어 공항에서 가방 주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전 아내와 함께 여행가방을 확인해봤습니다. 겉모습은 같았지만, 분명 우리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둘러 공항으로 달려갔죠. 그런데 상황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상대방도 신혼부부였는데, 신부가 공항 바닥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 있더군요. 신부는 내가 가져온 여행가방을 보자마자, 나를 밀치고 달려들어 가방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여행가방에 결혼 예물이 전부 들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방 밑바닥에 숨겼던 예물들을 펼쳐놓고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신부는 얼마나 울었는지 눈물로 화장은 다 번지고 얼굴이 엉망이었습니다. 우리는 어쩔 줄 몰라 하며 거듭 사과했습니다. 아내는 하도 울어서 힘이 없는 상대 신부를 대신해 가방을 정리해 주었고요. 상대 남편은 내 실수를 쿨하게 용서해 줬고, 상황은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상황 끝이 아니었습니다. 결혼 첫날밤! 난 아내에게서 1년치 잔소리를 한꺼번에 들어야 했으니까요.

오현석/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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